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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보름달을 볼 수 있겠다


<간간이> 보름달을 볼 수 있겠다



일요일이자 대보름인 28일 전국이 대체로 맑다가 오후에 점차 구름이 많아지겠고 밤늦게 흐려져 서해 5도에서 비(강수확률 60%)가 시작되겠다. 대부분 지역에서 오후 6∼10시 구름 사이로 간간이 달을 볼 수 있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연합뉴스 2010.2.27 -

간간이. 주로 일기예보에서 많이 들었음직한 말이다. 간간이 구름이 낀다든가 간간이 비가 내린다든가 말이다. 우리 토박이말로는 ‘이따금’이란 좋은 말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간간이(間間):「1」시간적인 사이를 두고서 가끔씩. ‘이따금’으로 순화. ≒간간05(間間)「1」.「2」공간적인 거리를 두고 듬성듬성. ≒간간05「2」’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 보면 ‘【間間】: 頻繁ではないが、時々現れるさま。時おり。「こういう失敗は―あるものだ」[名]物と物とのあいだ。あいだあいだ。’로 나와 있는데 번역하면 ‘일본발음, 마마(まま), 빈번하지 않지만 때때로 나타나는 모양, 이런 실패는 때때로 있는 법이다. 명사로 쓰일 때는 물건과 물건 사이사이를 뜻함’이다.

그런데 이 말의 유래가 좀 모호하다. 이 말이 일제 강점기에 들어 온 말이라고 볼 수 없는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간간(間間)’이라는 원문이 모두 171건 나온다. 중종실록 71권, 26년(1531)에는 ‘지금 다른 글씨로 고증해 보니 대개는 같지 않은 것 같으나 한자 한자 비교해 보니 간간이 서로 같은 곳이 또한 많아 의심할 만하다. 이것으로 형추하라. 방문이 명백하게 밝혀진다면 또 형추할 일이 많다. 이 뜻도 아울러 알고 있으라. 今以他書畫憑考, 大槪似不相同。 然以字字比對, 則間間相同處亦多, 此可疑也。 以此刑推可也。 榜文之事若明白, 則又多可推之事, 此意幷知之。” 라는 기록 속에 간간이가 나온다.

이미 예전부터 쓰던 말임을 보여주는 예이다. 1997년 2월 15일 <관보> 제 13536호에는 가마보코(어묵), 가오마담(얼굴 마담)등과 함께 ‘간간이’가 일본어투 생활용어로 분류 되어 있다. 그러나 위의 중종실록에서 보다시피 ‘간간이’는 한자말로서 오래전부터 쓰이고 있는 말인데 그 유래를 일본말에 두고 있는 것은 맞지 않다. 이렇게 잘못 알려주고 있는 말에는 ‘각박(刻薄)하다’도 있다. 뜻은 ‘인정이 없고 삭막하다’는 뜻으로 ‘메마르다’로 순화하라고 되어있으나 이 말도 조선왕조실록에 51건이 나와 있어 예전부터 쓰던 말임을 알 수 있다.

간간이는 ‘이따금’으로 쓰고 각박하다는 ‘메마른’으로 그쳐 쓰되 표준국어사전에서는 예전부터 써 오던 한자말과 일본사람들이 만든 한자말을 뚜렷하게 구분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택배(타쿠하이), 추월(오이코시) 같은 말이 일본 한자이고, 각박하다, 간간이 같은 말은 예전부터 쓰던 말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