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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석소할(간세키고와리)


암석소할(간세키고와리)


안녕하십니까?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현장 설계내역서에 암석소할이란 단가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의미로는 ‘암석소할 -> Breaker 장비로 큰 암석을 잘게 부수는 작업’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이 소할이란 단어의 어원입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봐도 나오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小割 "작을 소", "벨 할"을 합쳐서 쓰는 용어인 듯 합니다. 이 말이 우리말이 맞는 건가요? 아니면 일본말의 잔재인가요? 우리말이 맞는다면 국어사전에 등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은 일본말의 잔재이면 고운 우리말로 고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 질문, 박상준 2010.11.1-

건설업에 종사하시는 분이 이렇게 국어를 사랑하시는데 국립국어원 사전에서는 ‘소할’에 대한 말이 없다. 일본말찌꺼기라 올리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노가다’ ‘몸뻬’ ‘달인’‘사바사바’ 같은 말은 일본말임에도 올라있다. 무슨 기준이 있는 것일까 대관절!

이 분이 궁금한 ‘암석소할’에 대해 살펴보자. 암석이란 쉬운 우리말로 바위 돌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암석02(巖石):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단단한 물질.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으로 크게 나눈다.’ 고 되어있다. 실제 우리가 느끼는 암석보다 설명이 어렵다. ‘바위 돌’하면 쉬울 텐데 말이다. 암석을 왜 어렵게 표현했나 했더니 일본사전을 베껴 그런 것 같다. 일본국어대사전에 보면 “がん‐せき【岩石・巖石】:大きな石のかたまり。地核をおおっている地殻を構成する物質。一種または数種の鉱物が集合したもの。火成岩、堆積岩、変成岩に大別される。’ 번역하면 ‘간세키, 커다란 돌덩어리, 지핵을 덮고 있는 지각을 구성하는 물질. 일종 또는 수종의 광물이 집합 한 것,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으로 크게 나눈다’이다. 암석을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으로 나눈다는 것이 쌍둥이 같다.

이번에는 ‘소할(小割)’을 찾아보자.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는 ‘1.こ‐わり【小割(り)】1 材木を小さく割ること。また、その割ったもの。2 木材の規格の一。木口2.5センチ前後、長さ1.8メートルほどの角材。3 まき割り用の鉈(なた)。’라고 나와 있다. 번역하면 ‘고와리, 1 재목을 잘게 부수는 것 또는 부순 그것 2 목재규격의 하나 나무지름 2.5센티 전후 길이 1.8미터 정도의 각재(角材) 3 장작 패는 데 쓰는 손도끼’ 이다. 일본 건축용어에서 바위 돌을 잘게 부수는 작업을 가리켜 ‘간세키고와리’ 라고 한 것을 그대로 들여다가 ‘암석소할’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암석은 ‘큰 돌,바위 돌’로 소할은 ‘부수기, 잘게하기’ 정도로 바꾸면 훨씬 이해가 쉬울 것이다. 뜻도 모르는 말을 대대로 천형(天刑)처럼 쓰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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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국립국어원 질문에 <잘 모르겠다> 답을 원문 그대로 싣습니다. 국립국어원의 현주소가 개탄스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