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개운하다’. 흔히 ‘개운하다’라고 표현할 때 ‘운이 열린다’는 느낌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개운’은 ‘운명을 열다’라는 뜻이 담긴, 희망적인 표현이다. 개운한 느낌이 드는 행동을 했을 때 운명이 조금이지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늘산’이라는 필명을 가진 지은이가 쓴 이 책, 《운명을 열다》는 운을 끌어올리는 개운법을 좋은 습관, 태도, 마음가짐 등 다양한 면에서 일러준다. 저자는 78퍼센트의 사람은 주어진 운명대로 살아가지만, 22퍼센트의 사람은 난관을 극복하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다고 본다. (p.55) 개운(開運)은 역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입니다. 평소 우리는 어떠한 일이 꽉 막혀 있다가 해결되었을 때, 목욕을 하고 나서 몸이 아주 상쾌한 상태가 되었을 때 개운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어질러진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하거나 묵혀두었던 과제를 마무리했을 때도 개운하다고 합니다. 지은이는 동양에서 개운법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크게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귀인을 찾는 것이다. 절대자인 조물주는 우리들의 영혼 깊숙이 진실한 인연을 찾는 힘을 심어주셨으며, 이 방법이 개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157) “네가 들려준 소리들이 우리글을 만드는 데 크게 쓰였다. 아비의 마음 같아서는 온 백성들이 나의 딸이 함께했다는 것을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정의는 또 얼마나 기뻤을까 생각했단다.” “아바마마….” “세상에 너의 공을 알리지 못함이 속상하지는 않더냐?” “그렇지 않사옵니다. 조금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훈민정음은 아바마마께서 직접 만드시고 이룩해내신 크나큰 업적이옵니다. 저는 다만 미력한 힘을 보탰을 뿐입니다.” 한글은 참 쉽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혀 금방 ‘까막눈’을 면할 수 있다. 글자를 모르고 살아가던 백성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한 임금, 세종은 어떻게 그 어려운 일을 집현전 학사나 신하들의 도움 없이 해낼 수 있었을까?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였다. 나빠진 건강을 이유로 세자였던 문종에게 정무를 맡기고, 본인은 본격적으로 문자 연구에 매달렸다. 이때 세종을 도와 한글 창제에 큰 도움을 준 이가 바로 딸 정의공주였다. 박연아가 쓴 이 책, 《정의공주》는 훈민정음 창제의 숨은 공신이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정의공주의 일생을 다룬다. 정의공주는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 사이에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창의성에 대해서는 많은 정의가 있지만, 대체로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이리저리 섞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기존에 있던 요소를 절묘하게 섞어 만드는 ‘융복합’이 창의성이라는 거다. 그렇게 보면 조선에서 창의성으로 으뜸가는 인재가 있다. 바로 다산 정약용이다. 정약용은 학자이자 정치가이고, 작가이자 교육자이고, 의사이자 건축 기술자였다. 요즘 말로 하면 문과, 이과가 다 되는 천재였던 것이다. 단지 문학, 사학, 철학만 잘한 것이 아니라 산술, 의학 등에도 능해 진정한 ‘융복합 인재’라 불릴 만했다. 고정욱이 쓴 책, 《다산, 조선을 바꾸다》는 ‘정약용에게 배우는 융합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정약용의 이런 다재다능한 면모를 조명한 책이다. 정약용은 ‘실학’의 선구자인 만큼 세상과 학문의 접목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고, 늘 배우며 협력하고, 정보를 모으며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삶의 태도가 ‘유배형’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삶의 시련을 만났을 때 오히려 아름답게 피어났다. 그러나 아무리 유배지에서 시간이 많았다지만 어떻게 그렇게 방대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귀신들린 책!’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귀신’은 우리가 무서워하면서도 궁금해하는, 두렵지만 알고 싶은 그 무엇이다. 인간의 본능에는 신비로운 현상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엄격히 기록으로 남겨진 ‘정사(正史)’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야사(野史)’가 더 흥미롭기도 하다. 소설가 이병주는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라는 문장을 남겼다. 출판기획자 겸 여행작가인 지은이 유동후가 쓴 《귀신들린 책》은 달빛에 물든 설화다. 민담과 야사에서 선뜻 믿을 수 없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가려 뽑아 우리 전통문화의 깊은 뿌리를 보여준다. 제1장에서는 아랑 전설, 죽어서 뱀이 된 비구니 등 귀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한다. 제2장에서는 황소로 둔갑한 도승과 오백나한, 화랑으로 현신한 미륵불, 무심천에 나타난 일곱 부처님 등 절의 연기설화를 담았다. 제3장에서는 무학대사와 간월도 설화, 백제왕과 천안 위례산 건설 등 온 나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지명 관련 설화를 보여준다. 제4장에서는 야광주에 얽힌 사내 이야기, 연개소문전, 전우치전 등 서사성이 뛰어난 이야기를 수록했다. 그 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3) 아름답고 똑똑하고 용감한 그 여인한테 공민왕은 첫눈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여인은 다름 아닌 원나라의 보탑실리 공주. 안타깝게도 공민왕은 고려를 침략한 철천지원수, 원나라의 공주를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요? 공민왕과 노국공주. 이들은 부부였다. 그것도 금슬이 아주 좋은 부부. 둘의 사랑은 무척 강력해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 둘의 사랑이 없었다면 고려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공민왕이 오랫동안 선정을 베풀고 조선의 탄생은 영영 없었을 수도 있다. 이 책, 권기경ㆍ고정순의 《칠백 년을 함께한 사랑 – 공민왕과 노국공주》는 우리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도 가슴 아픈 이야기인 두 사람의 사랑을 다정한 문체로 들려준다. ‘역사스페셜 작가들이 쓴 이야기 한국사’답게 정보와 재미를 둘 다 잡은 책이다. 둘은 공민왕이 원나라에 인질로 잡혀 있던 때에 혼인했다. 충숙왕의 둘째 왕자, 공민왕은 십 년이 넘게 연경에 볼모로 잡혀 있던 차에 원수의 나라인 몽골 공주와 혼인하고 싶지 않았지만, 원 황실의 부마가 되면 고려의 왕이 될 수 있었기에 혼인 제안을 받아들였다. 언제나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아름다운 사람.’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참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이지만, 선뜻 정의하기는 어렵다. 개인마다 미의식이 모두 다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 달라서 더 그렇다. 내 눈에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남의 눈에는 촌스럽게 보일 수 있고, 남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내 눈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이렇듯 ‘미(美)’라는 것은 갑론을박이 무성한 주제이지만, 어떤 문화권에서 대체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는 가늠해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의 지원 아래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규명하는 긴 프로젝트의 중간 보고서로 나온 이 책 《아름다운 사람》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던 미의식을 유려한 문체로 보여준다. 책의 구성은 책임연구원 백영서, 강태웅, 김영훈, 김현미, 조규희, 최경원, 최기숙 등 7명이 각각 ‘사랑’, ‘고독’, ‘꾸밈’, ‘성찰’, ‘수행’, ‘감각’을 주제로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관점을 풀어놓는 방식이다. 동서양을 가로지르며 사람들은 언제 아름다움을 느끼고, 어떤 촉각, 미각, 시각이 아름답다고 인식하는지 ‘미적 감각에 대한 사유’를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운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운은 그저 다가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운은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고, 그저 나쁜 일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 《운을 만드는 집》의 지은이 신기율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 ‘운’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명(命)’은 고정불변의 것이고 정해져 있는 것이라지만, 사람이 사는 공간은 자신의 의지로 길흉을 바꿀 수 있는 ‘운(運)’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돈ㆍ건강ㆍ관계의 흐름이 바뀌는 공간의 비밀’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좋은 공간에 사는 것은 재운과 건강,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공간이 가진 특별한 치유의 힘과 가능성, 에너지를 알고 다스릴 수 있다면 이는 공간이 좋은 운수가 열리는 지름길이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400년을 이어온 최부잣집의 남다른 스페이스로지’다. ‘재불백년(財不百年)’, 곧 ‘100년 가는 재산이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산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에, 무려 400년 동안 부를 이어간 최부잣집의 비결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간 설계’라는 것이다. 글쓴이는 최씨 집안의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는 천리포수목원은 계절마다 풍경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충청남도 태안에 있는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2km 떨어진 곳이 바로 천리포다. 놀랍게도 이 천리포수목원을 가꾸어 낸 이는 우리나라 귀화 1호 미국인, 민병갈이다. 이 책 《민병갈, 파란 눈의 나무 할아버지》의 지은이 정영애는 우연히 천리포수목원을 갔다가 민병갈 원장의 삶에 매료되었다. 서울로 돌아온 뒤에도 머릿속에 천리포수목원과 민병갈 원장이 떠나질 않아 결국 수목원에 전화를 걸었다. 민병갈 원장님의 전기를 쓰고 싶다고 하자 천리포수목원에서도 흔쾌히 허락해 주면서 여러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이 책은 이렇게 천리포수목원과 그곳을 가꾼 한 사람에게 반한 지은이의 열정이 빚어낸 책이다. 글이 잘 써지지 않으면 천리포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모두 다섯 번을 찾아갔고, 그때마다 민병갈 원장이 반겨주는 듯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그럼 머나먼 한국 땅에 이토록 아름다운 수목원을 가꿔낸 주인공, 민병갈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떻게 한국에 오게 되었고 어떻게 천리포수목원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민병갈 원장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쇠의 바다, 김해! 김해(金海)는 이름이 곧 ‘쇠의 바다’를 뜻할 정도로 철 생산이 많았던 곳이다. 지금은 평야와 산이 많지만 1,600년 전에는 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던 항구 도시였다. 동아시아 으뜸 철기 공방이 줄지어 있던 금관가야는 신라의 공격으로 결국 멸망하고 만다. 지금도 김해에는 찬란했던 가야 시절을 보여주는 유적이 많다. 대성동 마을에서 발견된 가야왕국의 무덤은 그 가운데서도 많은 고고학자의 눈길을 끌었다. 그 까닭은 바로, 가야왕국의 전사들이 묻힌 57호 무덤에서 나온 뼈가 여자의 뼈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가야왕국의 여전사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정종숙이 쓴 《철의 나라 철의 여인들, 가야의 여전사》는 역사적 상상력을 토대로 가야의 여전사가 누구였는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주인공 ‘여의’가 여전사가 되었는지, 어떻게 57호 무덤에 묻혀 금관가야의 전설로 남게 되었는지 선명히 그려진다. (p.7-8) 대성동 마을에서 발견된 가야왕국의 무덤은 거의 180기가 넘었다. 그 가운데 진이의 호기심을 끈 것은 57호 무덤이었다. 고고학자들이 무덤을 열었을 때, 진이는 숨이 멎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사람의 다양한 유형을 ‘체질’이라는 요소에 따라 구분하는 것은 흥미로운 시도다.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으로 나눈 조선 후기 한의학자, 이제마의 업적은 오늘날까지 다양하게 변주되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삼성그룹에 다니다 마케팅 기업을 창업한 지은이 ‘오기자’가 쓴 이 책, 《빅데이터 전문가 오기자의 사상체질 커뮤니케이션》은 사상의학(四象醫學)이 대인관계에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 통찰해 주는 책이다. 단순히 내 체질을 진단하는 것을 넘어, 상대의 체질을 알아보고 그 기질에 맞춰 소통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면 대다수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막강한 친화력을 갖춘 인재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직장에서 다양한 체질의 사람들이 겪는 여러 가지 소통과 갈등을 재미있는 상황극을 통해 보여주고,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친절한 해설로 알려준다. 조선 말기 의학자였던 이제마가 창시한 사상체질은 인간의 체질을 4가지로 나누고 체질에 따라 몸의 기운이 다르므로 같은 병이라도 치료법을 다르게 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제마 본인은 태양인에 속했고, 의학 말고도 철학과 유학, 역학을 다방면으로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