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니가타현(新潟県)은 지금 온통 꽃천지다. 벚꽃이야 일본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얼레지, 노루귀 등 야생화로 사랑받는 곳이 바로 니가타이다.또한 니가타에는 다이쇼 시대(1912-1926)부터 일본 최초로 구근 재배에 성공한 튤립이 장관인데 이러한 꽃의 고장 니가타는 전국 최고의 꽃꽂이꽃 출하량 도시로 꼽힌다. 뿐만아니라 시외곽에서는 니가타현 굴지의 튤립 생산지인 고센시(五泉市)의 넓은 들판에 펼쳐진 약 150만 송이의 튤립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이를 보기위해 봄이면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 무렵에 니가타 곳곳에서는 튤립 축제가 펼쳐져 일본 굴지의 튤립 생산지의 자긍심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 간은 이곳도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히 올해는 축제를 열고 있다. 니가타현은 튤립 등의 구근 식물의 출하량도 전국 최고지만 니가타현에서 자생하는 노루귀와 얼레지 등의 고산식물도 많아 야생화 애호가들로 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봄이 찾아와 산과 계곡의 눈이 녹기 시작할 무렵 피는 꽃이 노루귀다. 일본이름을 유키와리소 (ユキワリソウ)라고 하는데 한자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는 24절기의 다섯 번째 청명(淸明)이고, 오늘은 예전 명절처럼 지냈던 한식(寒食)이다. 청명과 한식은 하루 차이이거나 같은 날이어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다. 이날 성묘(省墓)를 간다. 옛날에는 한 해에 네 번, 그러니까 봄에는 청명, 여름에는 중원 (中元,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에 성묘했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따르면 청명(淸明)에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쳤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 주는 데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온 백성이 한 불을 씀으로써 같은 운명체로서 국가 의식을 다졌다. 꺼지기 쉬운 불이어서 습기나 바람에 강한 불씨통(장화통:藏火筒)에 담아 팔도로 불을 보냈는데 그 불씨통은 뱀이나 닭껍질로 만든 주머니로 보온력이 강한 은행이나 목화씨앗 태운 재에 묻어 운반했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논밭의 흙을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창부타령>이야말로 고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재미있고, 신명을 불러일으키는 민요이나 잘 부르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이 노래는 평조(平調)의 음조직인 Sol-La-do-re-mi의 5음 음계며, 흥겨운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부르나, 자유자재로 장단을 넘나들며 부르기도 한다는 점, 노래를 위한 반주 악기들로는 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장고 등이 주로 참여한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창부타령>은 들으면 들을수록 묘한 감정을 맛보게 되는 노래이다. 창자(唱者)의 감정 표현이 전편에 녹아 흐르기 때문에 듣는 이들과의 공감대도 크고, 또한 넓기 때문이다. 특히 노랫말이 재미있다. 몇 번 들으면 곧 흥얼거리게 되고, 저절로 외워지는 노래다. 창자(唱者)에 따라서는 즉흥적으로 “디리리 리~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등의 입타령도 넣어 부르기도 하고, 장단을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면서 노래를 불러 즉흥성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창부타령>의 노랫말은 약 50 여종 이상이 소개되고 있지만, 이 노랫말들이 온전히 창부타령만을 위하여 지어진 것은 아니고, 판소리에 나오는 가사, 가곡이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한 달 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우크라이나 수도를 키예프라 불렀지만 이 발음이 러시아식 발음이라 하여 한국에서는 우크라이나 발음에 따라 ‘키이우’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11일, 국립국어원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를 열고 우크라이나어 지명 열네 개의 한글 표기안을 심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기관은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 '리비프(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등 그간 관행적으로 사용해온 러시아어식 표기 지명을 각각 '키이우'와 '르비우' 등으로 부르고 이밖에도 '아조프해'는 '아조우해', '보리스폴 국제공항'은 '보리스필 국제공항', '하리코프'는 '하르키우', '도네츠강'은 '시베르스키도네츠강'으로 교체를 허용했다. ‘키예프’에 익숙한 탓인지 바꿔 부르기로 한 ‘키이우’가 왠지 모르게 낯설었지만 여러 번 듣고 부르다 보니 어느새 ‘키이우’도 낯익은 지명이 되어가고 있다. 지명이란 것이 곰곰 생각해보면 그 나라 사람들이 부르는 식으로 불러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 같은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흔히 경기 명창들은 <노랫가락>으로 목을 푼 다음, 본격적으로 <창부타령>을 부르는데, 이는 마치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단가를 부르는 까닭과 비슷하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경기지방의 대표적인 민요창, <노랫가락>은 조선조 말엽, 대궐 출입이 잦은 무녀(巫女)들이 고상한 시조시를 얹어 부른 뒤로부터 유행하였고, 3박 2박, 3박의 혼합장단이 경쾌하리만큼 거뜬거뜬하게 진행되는 노래이다. 민요권에 속하는 이 소리를 <노랫가락>이라 부르는 것은 그 노랫말이 시조시((時調詩)이며 이를 읊은 가락이라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서도 명창들이 무대 위에서 민요 창을 부를 때에는 제일 먼저 <노래가락>을 부르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이것은 전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높거나 낮지도 않은 가락과 빠르거나 느리지 않은 장단으로 부르기 때문에 자신의 목 상태를 점검하기 적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니 목 상태뿐 아니라, 전반적인 창자의 기분이나 감정, 그리고 신체적인 조건 등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랫가락을 부른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부르는 노래가 <청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해마다 3월 23일은 '국제 강아지의 날'(National Puppy Day)이다. '국제 강아지의 날'은 버려진 강아지들을 위한 안전한 보호시설, 유기견 입양 등을 권장하며 세계 모든 강아지를 사랑하자는 취지로 지정된 기념일이라고 한다. 언제는 좋아서 데려다 기르다가 언제는 1회용 장난감처럼 함부로 버려지는 강아지들, 아직도 여전히 지구촌에는 이런 일들이 허다하게 일어난다. 버려지는 강아지(개)를 흔히 유기견이라고 한다. ‘국제 강아지 날’에 생각나는 사람이 일본인 친구 이토 노리코다. “윤옥 씨, 백구가 지난 2월 죽었어요.” 어제 국제전화에서 이토 노리코(67) 씨는 그렇게 울먹였다. 길가에 버려진 백구를 데려다 6년간 정성껏 키우던 노리코 씨가 요즘 통 연락이 없었는데 웬일인가 했더니 백구의 죽음으로 한동안 우울증이 왔다는 것이었다. 94살 노모와 단둘이 살면서 버려진 유기견을 5마리나 기르던 노리코 씨는 그간 두 마리를 병으로 저 세상으로 보냈다. 그리고 이번에 백구가 죽음으로써 이제 남은 녀석은 두 마리다. 한국어로 ‘사랑’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누렁개 사랑이는 눈이 안 보이는 녀석이고, ‘짐페’ 라는 녀석은 처음부터 까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판소리는 전라도 지방의 소리라 할 만큼 그 지역의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어법(語法)으로 부르는 소리제다. 가사의 발음이나 독특한 사투리, 억양, 떠는 소리나, 꺾어 내리는 소리 등이 다른 지방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건자의 목청은 맑고 고운 편이어서 판소리보다는 경기소리에 어울리는 목이다. 연말 모임에서도 그는 판소리 대신, 자신이 어려서부터 불러오던 <창부타령>을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좌중의 분위기를 압도했다는 얘기다. 사람에게는, 특히 소리꾼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 법이다. 이건자는 <창부타령>이 목청에 맞고, 또한 어려서부터 습관적으로 이 노래를 불러왔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었던 것이다. 특히 명동으로 구경나갔다가 우연히 참여하게 된 노래자랑에서도 많은 사람을 제치고 1등의 영예를 차지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창부타령>이란 어떤 노래인가? 신명 나는 가락과 흥겨운 장단으로 짜인 이 노래는 <노랫가락>과 함께 서울, 경기지방을 대표하는 민요다. 직장이나 공공의 일터, 각종 놀이가 벌어지는 판에서는 실로 많은 사람이 즐겨 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 1891-1931)를 아는 한국인들은 많다.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사람’ 아사카와 다쿠미는 일제강점기 조선에 건너와 조선총독부 임업시험소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조선의 문화에 애정을 갖게 되는데 특히 백자에 쏟은 그의 사랑은 《백자의 나라》라는 책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식민시기에 조선에 건너온 많은 일본인들이 게걸스럽게 값나가는 고문서와 도자기, 민예품을 수집하여 일본으로 가져갔는데 견주어 아사카와 다쿠미는 “조선의 것은 조선에 두어야 한다.” 는 지론으로 자기가 모은 조선 민예품은 물론이고 자신의 육신마저 조선땅에 묻히길 바랐으니 그의 ‘조선사랑’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아사카와 다쿠미에게는 노리타카(伯教, 1884-1964) 라는 7살 위의 형이 있는데 형 또한 동생 못지않은 '조선을 사랑한 사람' 이다. 아사카와 노리타카의 조선에서의 삶은 어떠한가? 다쿠미의 형에 관해서는 《조선의 미를 찾다 : 아사카와 노리타카의 재조명》에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아사카와 노리타카는 동생 다쿠미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와 더불어 조선 전통문화와 미술공예를 연구하고 그 미적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산타령 전승교육사, 이건자 명창의 소리세계를 이야기 하고 있는 중이다. 강원도 인제군《가리산리》가 고향이고,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소리를 들으며 익혔는데, 중학교 진학도, 소리공부의 길도, 어렵게 되자, 친구 따라 상경하여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는 이야기, 어느 날 동료들과 명동 구경을 나갔다가 우연히 노래자랑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아버지에게 배운 창부타령을 불러 1등상을 받았다는 이야기, 이것이 인연이 되어 KBS 요청으로 민요 몇 곡을 부르게 되었는데, 구경꾼들도 환호하며 절정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 이날 촬영한 영상은 때마침 추석 특집으로 KBS에서 방영이 되었는데, 판소리의 신영희 명창이 이건자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제자로 키우고 싶다”라고 해서 그의 문하생이 되기로 한 뒤, 선생의 집에서 동거동숙하며 소리 공부와 함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였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건자의 남모르는 고민도 시작되었다. 그것은 전문가들에 의해서만 감지되는 미묘한 문제, 곧 이제까지 불러온 이건자의 소리와 신영희 명창의 소리는 같은 전통의 소리이기는 하나, 결이 다른 소리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조선 후기 인물인 남계우(南啓宇, 1811~1890)는 당대에 나비를 잘 그리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사실적이고도 세밀하게 나비를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해서 남나비[南胡蝶]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남계우가 그린 꽃과 나비[南啓宇筆胡蝶圖]>가 전합니다. 종이 바탕에 그린 이 그림에는 세밀한 필치로 그린 나비들이 꽃 위에서 노니는 모습과 함께 붉은 모란, 흰 모란, 푸른 붓꽃 등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금으로 장식된 종이 옛사람들은 종이, 비단, 마, 모시, 면과 같은 다양한 재료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남계우가 그린 꽃과 나비>의 바탕은 종이입니다. 보통 종이라 하면 하얀 바탕의 종이를 떠올리게 됩니다. 남계우가 꽃과 나비를 그린 종이는 조금 다릅니다. 바탕에 금색으로 빛나는 작은 조각들이 보입니다. 금으로 장식한 종이입니다. 옛사람들이 만들었던 종이의 종류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오늘날 목적과 용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종이를 사용합니다. 종이를 보기 좋고 아름답게 하려고 고운 색으로 염색하기도 하고 종이를 제작할 때 부분적으로 섬유의 양을 달리하여 종이에 무늬나 글자를 만들어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