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시즌2> 포스터를 주의 깊게 본 적이 있는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드라마의 출연진들은 왕비 역부터 좀비 역까지 다양한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그렇게 많던 모자들이 지금은 왜 사라졌을까? 이 책은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조선시대 모자의 기원, 종류 및 쓰임을 다채로운 시각 자료와 함께 상세하게 기술한 ‘모자 역사서’ 이다. 조선시대의 모자에는 신분 사회와 유교 사회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다. 왕족의 화려한 모자, 양반의 정갈한 모자, 그리고 서민의 실용적인 모자가 각각 다르다. 유교의 여러 제례는 다양한 형태의 모자를 발달시켰고 특히 조선의 대표적 모자인 갓에는 성리학의 원리가 반영되어 있다. 갓과 관련된 문화공정의 파고가 높은 요즘, 갓의 기원과 제작 방식, 유행의 변화 및 숨겨진 의미까지 다각도에서 그 의미를 밝혀준다는 점에 이 책의 시의성이 있다. 사극과 영화 등을 통하여 조선시대 모자에 익숙 하지만 그 뿌리와 의미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비록 근대화의 거센 물결을 이겨내지 못하고 많은 종류가 사라져버렸지만, 약 500여 년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즐거움을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현실적 한계를 벗어던진 사고실험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어떤 SF소설은 사실주의 소설보다도 더 정확히 현대 사회를 짚어내고 더 깊숙히 인간을 탐구한다. 시간과 공간을 횡으로 종으로 자유롭게 가로지르며 창의적인 모험을 함께하다 문득 돌아보면 읽는 이의 내면을 고스란히 비추는 책, 배명훈 작가의 『미래과거시제』를 소개한다. 이 책에서는 기발하고 흥미로우며 가끔은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9편의 SF 단편소설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쓰는 언어를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차카타파의 열망으로」와 「미래과거시제」는 언어를 탐구한 SF다. 「임시 조종사」는 판소리로 쓰인 로봇전투물로 이질적인 두 요소를 신명나고 맛깔나게 버무렸다. 각각의 작품 끝에 달린 작가 노트는 마치 서면으로 나누는 북토크 같다. 무더운 여름밤, 갈증을 달래주는 시원한 맥주와 완벽한 페어링을 보여주는 책. 아득한 미래와 머나먼 우주를 유영하는 놀랍고 지적인 모험, 함께 경험해보지 않을텐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상하다 - 허홍구 마주 앉으면 싸우는 놈들 있다. 눈살 찌푸리게 하고 짜증 나게 한다. 더럽고 험한 말 하는 입에는 악취가 풍기지만 저들만 모른다. 거짓말 같은 참말도 있다고 하더라만 참말 같은 거짓말도 있다고 하더라! 누구의 입에는 오리발이 붙었다 하더라 곳곳에 땅이 흔들리는 지진이 일어나고 산불이 나고, 산이 무너지고 이상하다. 세계 곳곳에 기후도 이상해져 간다. 사람도 세상도 점점 더 이상해져 간다.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세상이고 자식은 또 부모를 죽이는 미친 세상이다 무엇이 우리를 미치게 하는가? 무슨 까닭일까? 그냥 있을 건가? 물속을 헤엄치면서 사는 오리발에 있는 물갈퀴가 뭍에 사는 닭에게는 있을 턱이 없다. 그런데 우리 옛 속담에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라는 것이 전한다. 닭을 잡아먹고는 '내가 먹은 건 닭이 아니라 오리다.'라고 뻔뻔하게 시치미를 떼며 오리발을 증거랍시고 보이는 것에 빗댄 표현이다. 특히 정치판에서 정당이나 정당 내 파벌의 우두머리가 소속 국회의원과 주요 당직자들에게 명절이나 선거철 등에 비공식적으로 또는 정기적이나 부정기적으로 주던 음성적 활동자금도 오리발이라고 했다. 판공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오늘은 일제에서 광복된 지 78돌을 맞는 날이다. 이 78돌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일보 2023년 8월 11일 치에 "이승만은 나라 세운 초대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를 보면 보훈부 막민식 장관은 "이종찬 광복회 회장도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대해선 대찬성한다.”라고 말했다. 사실일까? 2023년 8월 1일 남도일보를 보면 이종찬 회장이 대담에서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 반대"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또 이종찬 회장은 광복회장 취임사에서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처음 발행한 관보에 '대한민국 30년'이라고 돼 있다. 바로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 연호를 사용한 거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원년은 1919년이기에 광복회는 대한민국 연호를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종찬 회장에 따르면 이승만이 대한민국을 세운 대통령이 될 수가 없다. 그런데 앞 한국일보의 기사에 보면 박민식 장관이 "이 전 대통령의 공과 과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럴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공이 90%, 과가 10%라고 본다. 우상화라는 표현은 합당치 않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댓글을 보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간송(澗松). 산골에 흐르는 물, 그리고 푸른 소나무를 뜻하는 이 말은 어느새 우리 문화의 대명사가 되었다. 간송은 물려받은 큰 재산으로 우리 문화재를 지켜내는 데 열과 성을 다한 전형필 선생의 호다. 오늘날 국보급 문화재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우리 미술사에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것도 간송이 그 모든 것을 지켜내지 않았더라면 요원했을 일이다. 최석조가 쓴 이 책 《조선의 백만장자 간송 전형필,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는 ‘간송미술관’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간송 전형필의 일생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간송에 막 관심을 가진 청소년이 읽기에도 좋다. 미술 교과서에서 보았던 수많은 그림과 도자기가 알고 보면 간송의 엄청난 노력으로 이 땅에 남아있음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간송 전형필은 1906년 서울에서 아버지 전영기, 어머니 밀양 박씨 사이에 태어났다. 그가 태어났을 때 큰형 형설은 벌써 열다섯이었으니, 정말 늦둥이였던 셈이다. 아들이 귀한 집안이었기에 형필은 자식이 없던 작은아버지 전명기의 양자로 들어갔고, 온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다. 선대 할아버지 때부터 배오개 장터(지금의 종로)에서 장사한 그의 집안은 나라에서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누구나 한번쯤, 아니 수시로, 외로움으로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러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가던 저자 역시 한 신문사에 기고한 칼럼에서 폭력을 정당화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은 후 스스로 고립의 시간을 선택하며 외로움의 문제에 직면한다. 이 책은 갑작스레 다가온 고립과 나이 오십에 찾아온 실직, 그리고 준비하지 못한 노후로 인한 두려움 속에서 외로움의 시간을 갈무리한 저자의 경험과 통찰을 전해준다. 저자에 의하면 외로움의 시간은 절망의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외로움을 괴로운 감정이라 여기고 외면한다면 개인은 불행해지고 사회는 척박해질 뿐이다. 하지만 외로움의 시간을 지난 상처를 돌아보며 다시 용기 내는 시간으로 여긴다면 인생을 더 풍요롭게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문득 찾아온 외로움에 당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막막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공감해주며 더 나아가 현실적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나침판이 되어 줄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우리가 식탁에서 즐겨 찾는 연어가 지구 환경의 생존 지표였다.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반드시 돌아오는 연어의 숙명부터 연어와 관련된 지구 곳곳의 신화, 인간과 연어가 공생하던 아메리카 원주민 이야기, 산업혁명으로 인해 돌아갈 곳을 잃은 연어, 연어 수를 늘리려는 인간의 노력, 이야기 중간중간 연어 요리법까지, 과히 연어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 생의 시작과 마감은 강에서 그리고 나머지 시기는 바다에서 보내는 연어를 주제로 인간의 크고 작은 선택들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한다. 육지와 바다의 생태계가 서로 연결되는 지점에 걸쳐 있는 연어의 삶을 통해 기후 환경, 자연과 인간의 공존, 지구의 미래 등 연어가 인간의 생존과 밀접하게 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지구 환경의 중요 지표인 연어 이야기를 통해 “연어가 살아남지 못하면 지구 또한 생존할 희망이 거의 없다.”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서 일상 속 연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인류와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과 흥미로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도깨비와 함께 막거리를 - 함민영 꿈에서 도깨비가 나랑 씨름하자고 하네 아홉 번 지고 할머니가 일러준 게 생각나서 열 번째 왼발로 감아 넘기니 넘어갔네. 그 도깨비 막걸리를 좋아하고, 메밀묵과 수수팥떡도 좋아한다네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절대 해코지하지 않으며 도깨비는 오히려 사람에게 신통력을 부려 도와준다네 그런데 문득 내 앞에 도깨비가 나타나 함께 막걸리를 마셨으면 좋겠네. 열대야에 잠 못 드는 한여름이다. 이때쯤이면 어릴 적 긴긴 여름밤에 모깃불 놓고, 옥수수를 쪄먹으며 옛날이야기, 도깨비 이야기 따위를 듣던 일들이 생각난다. 그때 들었던 도깨비는 '키가 팔대장 같은 넘', '커다란 엄두리 총각', '다리 밑에서 패랭이 쓴 놈', '장승만한 놈'이라고 했다. 도깨비는 먹고 마시며,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한다. 심술을 부리기도 하는 데 힘이 장사며, 신통력을 가지고 있어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주거나 망하게 하기도 한단다. 이렇게 신통력을 가졌음에도 우직하고 소박하여 인간의 꾀에 넘어가는 바보 같은 면도 있다. 또 사람의 간교함에 복수를 하기도 하지만 되레 잘되게 도와주는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당신은 나를 만남으로 편한 것보다 고(苦)가 많았고 즐거움보다 설움이 많았을 것입니다. 속히 만날 마음도 간절하고 다시 만나서는 부부의 도를 극진히 해보겠다는 생각도 많습니다만 나의 몸은 이미 우리 국가와 민족에게 바치었으니 이 몸은 민족을 위하여 쓸 수밖에 없는 몸이라 당신에 대한 직분을 마음대로 못하옵니다.”- 1921년 7월 14일 당신의 남편 (안창호) - 이는 도산 안창호(1878~1938)선생이 부인 이혜련(1884~1969) 지사에게 쓴 편지글 일부다. 안창호ㆍ이혜련 부부는 혼인 생활 35년 가운데 함께 산 기간은 13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 안창호 선생이 집을 떠나 중국 등지에서 독립운동에 뛰어드는 동안 부인 이혜련 지사는 다섯 자녀 양육과 동시에 가정의 경제는 물론 대한여자애국단 등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남편 못지않게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한국독립운동사에서 부인 이혜련 지사와 같은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숱한 부부독립운동가들이 안창호ㆍ이혜련 부부처럼 시련을 극복해나가면서 조국 광복의 찬란한 꽃봉오리를 피웠지만 이들을 다룬 변변한 책도 없다. 그동안 여성독립운동가에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경주 최부잣집. 부를 일구는 것은 어렵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려운 것처럼, 부를 이어가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것은 그렇게 부를 쌓으면서도 세간의 칭송을 받는 것이다. 사람들은 부자를 질시한다. 돈과 권력에는 그만큼 시샘하는 눈길이 따라붙는다. 그렇기에 부와 권력을 지닌 이들은 그 눈길을 피해 더 높은 곳으로 가고, 공고한 자신만의 성채를 짓는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지키려 한다. 황혜진이 쓴 책, 《경주 최부잣집은 어떻게 베풀었을까?》는 그와 반대로 절제와 중용을 실천하며 사람을 존중하고, 사람들 속에 머물렀던 경주 최부잣집의 이야기를 읽기 쉬운 문체와 그림으로 담아냈다. 경주 최부잣집이 대를 이어 실천했던 부에 대한 철학, 진정한 명문가 정신이 녹아들어 있다. 최부잣집에는 여섯 가지 가훈이 있었다.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 이는 부와 권력을 동시에 탐하지 말라는 경계였다. 부가 생기면 권력이 탐나고, 권력이 있으면 부가 탐나는 것이 인지상정이건만 부를 지키고자 한다면 최소한의 양반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벼슬만 하고 중앙 정계에 진출하는 큰 벼슬은 욕심내지 말라는 가르침이었다. 고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