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한순간에 도시를 폐허로 만들고 수많은 시민과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다행히 목숨만은 건진 피폭자들에게도 평생 치유될 수 없는 마음과 몸의 상처, 방사선으로 말미암은 건강장해를 남겼다. 우리는 이러한 희생과 고통을 잊지 않을 것이며 이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바친다. 우리는 원자폭탄에 의한 피해의 실상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후세에 전할 것이며 이러한 역사를 교훈 삼아 핵무기 없는 영원히 평화로운 세계를 구축할 것이다. 1996.4.’ 이는 ‘국립 나가사키 평화기념관’에서 만든 한글 홍보 안내문 내용의 일부다. 70년 전 일본 나가사키는 미군의 원자폭탄 세례로 아비귀환이었다. 단순히 ‘원자폭탄 투하’ 만 놓고 본다면홍보물에서 말하듯 “일본인의 희생과 고통” 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가공할 만한 원폭 피해의 실상을 국내외에 알리고 길이길이 후세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도 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이 홍보물에는 아주 중요한 정보가 빠져있다.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어째서 미군이 원자폭탄을 퍼부었는지를의도적으로 빼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어제 저녁(22일) 9시 일본 NHK는 한일수교 50주년 특집 방송을 했다. 한국지국장과 리포터가 서울에서 취재한 방송을 내보내는 모습을 시청하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다. 화면은 생기발랄한 소녀들을 비춘다. 일본 아이돌 가수를 흉내 낸 듯한 요란한 화장을 한 소녀들 입에서는 연신 일본이 좋아요를 외친다. 이어서 어여쁜 미모의 리포터가 한국의 일본애니메이션이 좋아 일본어를 배우게 되었다는 한 고교생 집을 방문하여 그의 이야기를 여과 없이 방송한다. 꽤 유창한 일본어로 이 다음에 한일문화의 가교가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는 그는 연신 행복한 모습이다. NHK에서 한일수교 50주년 기념 서울 취재 기사, 한 여성이 '일본 아주 좋아해요'라고 하는 모습,(NHK화면 갈무리) 문제는 그의 학교 친구들에게 있는 듯 화면이 전개된다. 교복을 입은 친구 두 명은 역사교과서를 펼쳐 보이며 다소 어둡고 무거운 표정을 보인다. 화면은 10여 쪽에 이르는 일본 침략의 역사를 배우는 아이들의 소감을 묻는다. 제 정신이 박혀 있는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일제강점의 역사에 대해 기쁜 모습으로 말할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가 겪은
[한국문화신문 = 전수희 기자] 서울시는 6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 광복 70주년 맞아 일본식 한자어 등 20개 순화한다면서 지난 3일(수) 시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제2차 정기회의를 열어 일본식 한자어 등 순화대상 용어를 심의하고 20개 순화어를 선정․발표했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러한 일본어투 용어를 순화하겠다는 보도자료 속만 해도 일본식 한자가 수두룩하다. 물론 같은 날 여러 부서에서 올린 보도자료 역시 일본식 한자가 즐비하다. 기자는 그간 서울시 보도자료를 눈 여겨 보고 있지만 각 부서에서 보도자료를 올리는 공무원들은 국어순화에 무관심한 느낌이다. 당장 광복70주년을 맞아 일본식 한자어를 소개한다고 올린 보도자료에도 일본식 한자가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6월 10일에 올라온 다른 보도자료에도 일본식 한자가 많이 나온다. 특히 ~연다하면 될 것을 일본말 카이사이(開催)를 단골로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짜증을 넘어 분통이 터진다. 왜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골라 쓰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지 묻고 싶다. 자신들은 날마다 보도자료 속에 일본식 한자로 줄기차게 쓰면서 가끔씩 무슨 이벤트
[한국문화신문 = 김슬옹 세종한말글연구소장] 5월 15일은 618돌 세종 탄신일이었다. 세종은 32년 나라를 다스리면서 사람 중심의 인문학과 과학, 예술을 꽃피웠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서양이 200-300년에 걸쳐 이룩한 온갖 문화와 과학 업적을 30여년 만에 해치웠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종의 그런 위대한 업적을 이어받기는커녕 일부에서는 깔보고 훼손하기까지 한다. 그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오목해시계(앙부일구) 복원품이다. ▲ 세종실록을 바탕으로 필자가 복원한 세종 때의 오목해시계 복원도 서울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앞, 그 지하의 세종 이야기 전시관, 여의도 세종대왕 동상 앞, 경기도 여주 영릉 등 곳곳에 오목해시계가 복원되어 있는데 이 모두가 세종시대의 민본주의 과학 발명품이 아닌 엉터리 복원품이다. 세종은 다목적용 해시계인 오목해시계를 1434년에 설치하면서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을 위해 시각 표시를 동물신 그림으로 나타냈다. 이때는 한글창제 훨씬 전이었으므로 한자로 시각 표시를 했다면 한자 모르는 백성들한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거기다가 1미터도 안 되는 2단 계단 위에 설치하여 어린 아이들도 볼 수 있
[한국문화신문 = 김수업 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 그러나 이 기쁨의 빛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한편으로 짙은 어두움이 곧장 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어둠의 충격을 안겨준 꼬투리는 최민우 학생의 물음에 아베 총리가 대답이라고 내뱉어 놓은 거짓말이다. 아베가 내뱉은 거짓말은 이렇다. 위안부 문제를 두고 말하자면,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에 희생되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겪은 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인신매매에 희생되어라니!? 꽃부리 같이 어여쁜 아가씨들을 세워놓고 흥정을 하여 값을 주고받으며 사고팔았다는 소리가 아닌가!!? 그러니, 우리가 팔려고 내놓았기 때문에 저들은 값을 치르고 샀을 뿐이라는 소리가 아닌가!!!? 이런 모욕을 우리가 어떻게 참아야 옳은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얼이 빠지고 미쳐서 내뱉은 헛소리니 귀를 씻고 말아야 하는가? 일본이라는 나라의 권력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내각총리라는 자가 하늘이 내려다보는 대낮에 천하 사람이 모두 보고 있는 카메라 앞에서 이런 헛소리를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내뱉다니.... 일본군 위안부 일의 참된 속내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그 일로 죽어간 수십만 명의 꽃부
[한국문화신문 = 김수업 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 일본 총리 아베가 미국달력으로 지난 4월 26일 미국을 찾아가 이레 동안 머물면서 온갖 열매를 거두어 돌아왔다. 이번에 아베가 거두어 돌아온 일본의 열매들이 러시아와 중국과 일본과 미국으로 둘러싸인 우리겨레의 앞날에 나쁜 재앙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우리 모두 깨어있는 정신으로 지켜보면서 살아가지 않을 수가 없겠다. 나는 아베 총리의 이레 동안 발자취를 언론 매체들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대로 지켜보았는데, 무엇보다도 둘째 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벌어진 아베 총리의 연설과 한인학생회의 의거를 지켜보면서 나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충격은 하버드대 한인학생회로 말미암은 짧으나 눈부신 빛과 아베 총리의 연설로 말미암은 길고 짙은 어둠에서 왔다. 내 가슴을 때린 짧으나 눈부신 빛의 충격은 하버드대 한인학생회 젊은이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거룩하고 아름다운 데서 왔다.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사회학과 2학년 최미도 학생은 같은 학과 4학년 클라우딘 조 학생과 함께 사회운동 수업을 하다가 일본 총리가 미국으로 온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곧장 뭔가 해야 한다는 뜻을 일으켰다. 그리고 학생회는 마치 지난날 광복 선열들이 하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바야흐로 벚꽃의 계절이다. 지금 한반도에서는 진해군항제를 비롯하여 각종 벚꽃잔치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틀 전 모 텔레비전 방송국에서는 낮 뉴스에서 진해군항제 소식을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하면서 해군기지에 몰려든 사람들을 화면 가득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벚꽃의 만개시기를 일기예보처럼 낱낱이 예보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방송에서 진해의 흐드러진 벚꽃놀이 보도이후 다시 몇 가지 뉴스가 지나간 뒤에서야 “일본의 교과서에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표기하고 있다”는 뉴스를 배치하고 있는 점이다. 독도를 자기들의 영토로 기정사실화하면서 교과서에 실어 “일본 영토”임을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도 분노를 억누를 수 없는 상황인데 이런 사실 마저도 한국의 방송은 “벚꽃놀이” 보다 못한 기사로 다루고 있는 것이 속상하다 못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 진해군항제를 상세히 보도하는 방송 일제강점기인 1928년 4월 22일 치 동아일보에는 “불온기사”라고 딱지를 붙인 기사가 눈에 띄는데 불온의 이유인 즉슨 “피폐한 조선인의 경제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마산의 벚꽃놀이를 비판” 했다는 것으로 이를 문제 삼은 곳은 경성지방법원 검사국이었다
[한국문화신문 = 신부용 교수] 박근혜대통령은 새해 첫 부처 업무보고에서 한국에 난리가 났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경제발전정책을 요구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개혁을 위한 기초체력은 어느 정도 갖추어졌으므로 노동시장, 금융 및 공공부문에 대한 개혁의지를 보였다. 이는 초일류국가로의 도약을 지원할 수 있게 제반 사회기반구조를 개혁하자는 의도로 보인다. 이참에 우리나라 교통행정체제도 개혁하길 바란다. 우리는 80~90년대 중진국 탈피 단계에서는 과감한 투자로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였으나 그 후 상당 기간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철도는 선진국들과 달리 육상교통의 중심(HUB)역할을 못하고 있으며 지하철 역사(驛舍)에서 바로 갈아 탈 수 있는 버스노선 하나 만든 게 없다. 도로역시 개통 후 조급하게 다른 도로와 연결하느라고 제대로 만든 교차로가 흔하지 않다. 더구나 교차로 교통신호운영은 경찰에 맡겨 도로구조와 신호운영이 각각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 우리 도시교통이 선진국에 한참 뒤떨어지고 있는 원인이다. 여기에 불합리한 신호운영에 대한 짜증은 운전자들의 신호를 무시하는 관행으로 이어져 OECD 최악의 교통사고국이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작심 3일이란 말이 있다. 새해 첫날 굳은 결심이 슬슬 풀리지는 않는지 단단히 자신을 점검할 시간이다. 수많은 자기 다짐이 있겠지만 책 읽기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이러한 사람들을 겨냥해서인지 서울도서관에서는 1월 2일자 보도자료에서 새해 맞아 서울도서관 사서들이 시민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 32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회과학 7권, 인문과학 9권, 어문학 16권을 합해 모두 32권을 뽑았으며 이 책들은 1월 2일부터 1월 31일까지 서울도서관에서 전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 새해 맞아 서울도서관 사서들이 시민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 32권을 선정했다고 밝힌 서울도서관 보도자료 어떤 책들이 뽑혔나? 면면을 보니 제목부터 낯설고 작가 이름을 보니 더욱 낯선 것이 많다. 먼저 사서들이 고른 책을 한국작가와 외국작가로 나눠보았다. 사서들이 고른 총 32권 가운데 한국인 작가가 쓴 것은 18권이고 외국인이 쓴 것은 14권이다. 책을 고르면서 동서양을 골고루 안배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내용을 보자. 사서들이 고른 책을 샅샅이 훑어보고 나름대로 분류해보니, 심리, 처세류가 17권, 역사 일반류가
[한국문화신문 = 김수업 명예교수] 국립국어원이 2011년에 ‘짜장면’을 비롯한 서른아홉 낱말을 표준어로 삼았다고 발표하여 얼마동안 이런저런 소리로 시끄럽더니 올해에 또 ‘꼬시다’를 비롯한 열세 낱말을 표준어에 넣었다고 발표하여 다시 적잖이 시끄럽다. 그런데다 나까지 나서는 노릇이 몹시 내키지 않으나 이쯤에서 우리도 표준어라는 말부터 없애면 좋겠다 싶어서 이런 글을 쓴다. 우리나라 ‘표준어규정’에는 표준어를 왜 두는지 그 까닭은 밝히지도 않았다. 제1부 표준어 사정 원칙ㆍ제1장 총칙ㆍ제1항부터 곧장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표준어규정 제1장 총칙ㆍ제1항은 표준어를 ‘무엇’으로 정하느냐를 밝힌 셈이다. 그런데 그 ‘무엇’이 도무지 잡히지 않는다. ‘교양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으며, ‘두루’는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서울말’이란 과연 어떤 말인지 누구도 그 실체를 알 수 없다. 알맹이는 없이 껍데기만 있는 말들, 실체는 없이 이름만 있는 말들을 잇달아 놓았을 뿐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표준어란 애초에 글로써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뜻한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