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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전략의 장 30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광해군은 장난 끼가 발동했다.

“감사하다고? 그렇다면 진작 물어봤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난 감사를 주고 싶지 받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요.”

“어인 말씀이십니까?”

“예지낭자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오. 덕분에 아바마마와의 사이가 급격히 좋아 졌으며 이제 곧 남쪽 지방으로 내려가서 민심을 추스르고 병사와 무기, 식량 등의 활동을 재개할 것입니다.”

장예지는 진심어린 말투로 축하 했다.

“경하 드리옵니다. 이제 저하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이옵니다. 인내하신 보람이 있으십니다.”

“그것이 낭자의 덕이라는 겁니다.”

“그럴 리가 있사옵니까? 저하의 복이십니다.”

세자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물론이요. 나의 복이 맞소. 예지낭자를 내게 보내주신 것을 보니 이혼은 참으로 좋은 복을 타고 났어요.”

장예지는 광해군이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하였다.

“장난은 이제 그만 치시고 소녀를 부르신 용건이나 하명해 주십시오.”

“이순신을 이번 기회에 나의 장수로 만들고 싶소. 김충선 장군이 그리 해줘야 하오. 예지낭자가 도와줘야겠소. 아바마마와의 관계를 개선시켜 준 것처럼 말이요.”

“세자 저하?”

장예지는 놀란 토끼 눈이 되었다.

 

   
 
“쯧쯧, 그런 표정은 별로 예지낭자에게 어울리지 않소. 본인도 안정되지 못한 몸과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서 날 위해 기꺼이 대화 상대가 되어 주었소. 아니, 그냥 잡담이나 주고받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불안과 불만만 가득했던 내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었으며, 무엇보다도 인내의 덕을 심어주었소.”

“부끄럽나이다.”

“예지낭자! 나와 함께 남쪽으로 갑시다. 나의 권위를 빌려 줄 터이니 예지낭자의 마음 속 그늘을 모조리 지워보도록 합시다. 이번에는 예지낭자의 차례요. 이 나라의 세자가 도와주리다.”

광해군의 도발적인 선심으로 일축하기에는 그의 얼굴이 너무나 진지했다. 영준한 이목구비에 진솔한 눈빛이 태양보다도 강력하게 장예지의 심신을 파고들었다.

“세자 저하의 마음만으로도 소녀는 위안이 충분히 되었나이다.”

“거짓말이요. 그것은.”

장예지는 가슴이 뜨끔하였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목덜미가 붉어졌다. 광해군은 다소 예리한 시선으로 장예지의 전신을 훑어보았다.

“내게 충고해 주지 않았소? 왕세자로의 품위를 잃지 않고 기다리라고. 반드시 내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그대가 내게 속삭였소. 내 일찍이 그 어떤 달콤한 목소리보다도 그대의 목소리가 내게 달콤했음을 인정하오. 그대는 나의 평생지기와 같소.”

“저하의 은혜가 하늘과 같습니다.”

“그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고 싶다는 거요. 내 말인즉슨.”

장예지는 처음으로 세자 광해군에게서 남자다운 기색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마음의 동요를 느낀 것은 아니었다. 그냥 세자도 사내로구나 하는 정도였다. 갑자기 진짜 사내다운 사내가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