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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전략의 장 33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실은 내게도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란 낭자를 만나니 새삼스럽게 떠올라서요.”

“그래요? 그래서 상냥하고 부드럽게 저를 상대해 주신 거군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은 행복하시겠어요.”

대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자 김충선이 화제를 돌렸다.

“오라버니를 기다린다고요?”

“오래 되었지요. 참 다정한 오빠였어요. 부모님에게도 믿음직하고. 어느 날 갑자기 행방을 감추었지요. 조선으로 떠난다는 말만 남기고서.”

“조선으로?”

“네. 갑자기 사라졌지요.”

“이름이 무엇이요? 오빠의 이름.”

“아표라고 합니다.”

   
 
그때 입구에서 갑자기 ‘아!’ 하는 경악성이 새어 나왔다. 누군가가 그들의 대화를 몰래 듣고 있었던 것이다. 김충선은 단번에 몸을 숨기고 있는 사람의 신분을 눈치 챘다. 여인이 제 발로 걸어 나왔다. 일패공주는 놀란 시선으로 아란의 얼굴을 드려다 보았다. 아란은 공주의 등장에 잔뜩 긴장하며 공격 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닮았네......맞아. 그와 많이 흡사......해.”

일패공주는 불쑥 이상한 말을 내뱉었다. 김충선은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었기에 그녀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

“여긴 어쩐 일이요?”

일패공주는 김충선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서 고개를 흔들며 독백처럼 중얼거렸다.

“난 어째서 그가 하다부족 출신이란 사실을 몰랐을까?”

김충선은 일패공주가 아란에 대해서 어떤 실마리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누구를 말하는 거요?”

“오표! 그가 저 여인이 말하는 사람 아표예요.”

아란의 눈이 놀람과 반가움으로 크게 떠졌다.

“우리 오빠를 알고 있나요?”

“그는 지난 7년 간 조선에서 활동 했어요. 나와 함께.”

일패공주의 말이 떨어지자 아란은 두 손을 모으며 격동을 참고 있었다.

“오빠는 어떤가요? 잘 있나요? 몸은 무사 한 거죠? 우리는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는 거죠? 제발 알려 주세요.”

일패공주는 아란의 신분을 파악하게 되자 매우 부드러워졌다.

“염려 말아요. 오표는 지금 이리로 오고 있으니까.”

“아아!”

아란은 오열하기 시작했다. 일패공주는 부하들을 시켜서 그녀를 사저로 옮겨가도록 명령했다. 감옥 내에는 김충선과 일패공주만 남게 되었다.

“다행이군. 그녀가 오빠를 찾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요.”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불행이군요. 장예지 낭자를 찾지 못해서요.”

김충선은 그녀에게 한 발 다가갔다.

“이러지 말아요. 내게는 사명이 있다는 것을 모르오.”

“조선을 뒤엎어보고자 하는 역성혁명을 말함인가요? 이순신의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