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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전략의 장 34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김충선은 부정하지 않았다.

“장군이 꿈꾸는 나라는 백성의 이상(理想)이 실현되는 나라요. 내가 장군을 도와서 열어야 하는 하늘이요! 부디 날 좀 도와주시오.”

일패공주는 갑자기 온 전신의 힘이 빠져나가며 무력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가슴에는 애틋한 감정만이 가득한데 이 사내에게는 언제나 이순신과 더불어 꿈꾸는 하늘만이 전부다. 그가 쏟아냈던 모든 말은 새 하늘을 열기 위한 행위였으리라. 그래서 칸이 그토록 김충선을 죽이려고 작정했던 것이다. 어쩌면 이 우직하고 적막한 사내는 여진에 남아 있다가는 칸의 손에 죽음을 당하게 될지 모른다. 아니, 반드시 죽음을 면지 못하리라. 그의 뇌리에 장예지가 새겨져 있는 이상 일패공주는 자신감을 상실했다.

“떠나요.”

“무슨 말을 하는 거요?”

일패공주는 입술을 악물었다.

“당신은 칸을 설득하는데, 아니 기만하는데 서툴렀어요. 우리 관계에 대해서 칸은 이미 눈치 챘어요. 알고 있겠지만 칸은 자신의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가 더 두려운 상대로 등장하기 전에 처단 한답니다. 냉정하게!”

김충선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녀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내가 여기를 찾아온 목적이 있소!”

“오로지 하나죠. 이순신을 위한 여진의 군사력!”

“그것은 여진을 위한 것이기도 하오.”

 

   
 
일패공주가 노여움으로 가득 찬 얼굴을 들어 올렸다. 분노와 서러움이 공존하는 눈빛으로 김충선을 노려봤다.

“예지 낭자를 가슴에 품고 날 우롱하는 건가요? 언제 까지 내가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하나요? 당신의 하늘을 위해 날 이용하는 것은 허락 했지만 예지 낭자 까지 거기 포함 된 것은 아니랍니다.”

일패공주가 오열했다. 김충선은 갑자기 말문이 막혀 버렸다. ‘내가 이순신 장군이 열 수 있는 하늘을 방해 하는 것은 아닌가.’

“난 이 길로 칸을 뵙고 용서를 바랄 겁니다. 그러면 칸은 당신을 처참하게 죽이려 드실 겁니다. 그러니 부디 떠나세요.”

“일패공주! 내게 기회를 주었지 않소.”

“이제 우리는 끝입니다.”

일패공주가 몸을 돌렸다. 그녀의 등 뒤가 무섭게 허전했다. 김충선은 그녀를 잡고 싶었으나 더 이상은 무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김충선은 이를 악물고 그녀를 붙잡으려고 움직였다.

“잠깐......기다려요.”

일패공주가 걸음을 멈추지 않으면서 싸늘하게 내뱉었다.

“예지낭자는 아마도 죽었을 겁니다.”

“......!”

“내가 당신을 돕기 위해서, 정확히 말한다면 당신을 차지하기 위해서 그녀를 납치했어요. 그리고 설득 했지요. 당신이 아란에게 한 것처럼.”

김충선은 그러한 숨어있는 진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에 일패공주에 대해서 분노의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 어디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