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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전략의 장 39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정군사, 훌륭합니다. 정말 완벽한 전술이라 아니할 수 없소이다. 내 평생 수많은 전쟁에 참여 했었으나 이와 같이 명쾌한 전술은 처음이었소.”

군사 정도령이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소생이 군사전략에 대해서 조금 압니다.”

정도령이 장난처럼 거만하게 말하자 조용히 말을 아끼고 있던 홍의장군 곽재우가 형형한 눈빛을 발하며 물었다.

“이 작전에 정녕 문제는 없소?”

정도령은 다시 진지해졌다.

“세상사에 완벽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허점은 있습니다. 적들이 우리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먼저 명량해협의 양 언덕을 점거해 버린다면 역으로 위기는 우리에게 닥칩니다. 또한 우리의 유인에 말려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명량해협으로 진입하지 않는다면 이번 작전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입니다.”

그건 너무도 당연한 이치였다. 우리 측에서 유리한 것은 적들에게 불리할 것이고, 적들에게 유리한 것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리라.

“또한 우리의 매복을 그들이 간파한다면 함정에 걸려들지 않고 뺑소니를 치게 될 것입니다. 이것 역시 재미없는 승부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함정을 팔 때에는 완전해야 합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발설을 해서는 안 되지요. 적에게 들통 나는 것은 이미 함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냥 유혹일 뿐이지요.”

곽재우는 정도령에게 굉장한 호기심을 느꼈다.

“그런데 이미 정군사는 우리에게 전부 노출하지 않았소?”

정도령은 고개를 좌우로 설레설레 저었다.

“아니요. 아닙니다. 아직도 결정적인 것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이란 것이 아직도 남아있단 말입니까? 정도령의 입가에 신비한 미소가 감돌았다.

“그것은 물론 극비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하여 이 자리에 전원 다시 모이게 괼 것입니다. 그때는 자연 아시게 되겠지요.”

“궁금한 노릇이지만 인내하라면 인내해야겠지요. 왜적을 상대로 승리를 쟁취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제 2의 의병장 고경명 즉 고진후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였다. 군사 정도령이 마지막 당부를 하였다.

“천재지변(天災地變)이 없는 한 우리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장수들의 의지입니다. 용기가 필요하고 신념이 존재해야 합니다. 소생을 신뢰하면 절대 패배하지 않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부디 따라 주시옵소서.”

 

   
 
정도령의 말이 끝나는 순간 모여 있던 장수 전원은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설명하기 어려운 자극이 일어난 것이다. 마침내 이순신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 높여 외쳤다.

“병법에 이르기를 살려고 한다면 죽을 것이요, 죽으려면 살 것이라 하였소. 우리는 전원 합심하여 죽도록 싸워 봅시다!”

곽재우가 호기롭게 소리쳤다.

“장군을 따를 것이요!”

원균이 포효 하였다.

“내가 먼저 죽겠소이다!”

이울과 이회, 박정량과 전승업, 고진규 등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소생들도 따르겠나이다. 기꺼이 죽을 것이옵니다.”

군사 정도령이 홀연 물었다.

“일당백, 그대는 어쩔 것인가?” 원균의 아들 원사웅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가 토해냈던 일당백이 이제는 별명처럼 되어버렸다.

“일당백은 왜적들을 한 놈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도륙한 후, 맨 마지막으로 죽겠습니다.”

이순신이 원사웅을 안아줬다.

“장하다!”

이순신의 조선수군은 벽파진의 임시 본영에서 명량해전(鳴梁海戰)을 바로 앞두고 극비의 전략을 하나하나 수립하고 있었다. 밤은 점차 깊어갔으나 장수 하나하나에게 정도령의 비책(秘策)이 하달되었다. 그리고 운명적인 결전의 명량이 시작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