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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명량의 장 43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가토 요시아키(かとう よしあき)가 구루시마에게 위로를 한답시고 말을 던졌지만 구루시마의 안색은 딱딱하게 경직되어 있었다.

“내 목표는 아니야. 내가 원하는 것은 이순신의 목, 그 자의 수급일세!”

“그렇다면 잘 된 일이 아닌가. 그가 수군의 지휘관으로 재차 기용 되었으니 이번에 다시 기회가 오지 않겠나.”

가토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반면에 구루시마의 안면은 무참하게 일그러졌다.

“이순신은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기에 고심하지. 넌 멍청이냐?. 임진년과 그 다음 해인 계사년에 그가 벌렸던 해전은 단 한 차례의 패배도 당하지 않았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녕 모르는가?”

가토의 인상도 구겨졌다.

“그것이 무슨 대수냐? 이순신의 함대라고는......아니 이제는 고작 판옥선 십 여척이거늘. 그 거지같은 판옥선이 무엇이 두렵단 말인가? 자네는 형을 잃더니 겁쟁이가 되었군.”

“겁쟁이라니!”

“이순신을 더 이상 두려워 할 필요는 없어.”

구루시마는 가토를 무섭게 노려봤다.

 

   
 
“가토, 자네는 제 2군의 대장이 백의종군 중이던 이순신에게 암살조(暗殺組)를 왜 파견 했는지 모르는구나.”

가토 요시아키로서는 처음 듣는 정보였다. 2군의 대장이라면 가토 기요마사(かとう きよまさ)로 조선 침략의 선봉장 중에서도 선봉장이었다. 육군의 장수가 왜 해군을 지휘하는 이순신을 노렸을까?

“그런 사실이 있었나?”

“조선수군을 관장하는 이순신은 후방의 주력 보급로를 차단하는데 탁월한 전략을 구사 한다는 점이다. 그가 노리는 것은 단순한 전투의 승패가 아니라 육지로 향하는 일본 군대의 보급로를 끊음으로써 전쟁의 승기를 부여잡고자 하는 것이지. 이순신을 제거하지 못하고, 그가 다시 해군을 지휘하게 된다면 2차 정유년의 공격에도 우리는 조선의 항복을 받아내지 못할 것이란 계산을 한 것이야. 알겠나? 멍청한 친구야.”

가토 요시아키는 구루시마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다가 입을 삐죽거렸다.

“하지만 그건 예전의 명성 아닌가. 이순신의 함대는 칠천량의 바다 거품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어. 깨끗하게! 따라서 이순신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이제 정말로 끝난 거야. 십 여척의 판옥선으로 대관절 그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멍청한 것은 자네지. 아직도 이순신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난 이순신과의 전투를 경험한 적이 있어. 조선 수군의 그 빌어먹을 함포사격에 배를 잃고 육지로 걸어서 돌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난 절대 그 놈을 두려워하지 않아.”

“아니, 이순신은 다시 해 낼 수 있을지도 몰라. 난 결코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하는 거란 말이다. 그런 명석한 장수들과의 대립에 있어서는 언제나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배웠다. 일본 내에서도 그런 경우는 적지 않다. 상대를 경시 하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하여 패망하는 법! 나가쿠테 전투(長久手の戦い)도 그 중 좋은 예의 하나야. 태합 히데요시의 조카 미요시는 도쿠가와 군을 얕잡아 보고 기습을 단행 했다가 오히려 역습을 받고 패배를 당했었지. 이 전투에서 이케다와 모리 나가요시 등 장수들이 전사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