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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문학창] 나의 장례식

연변조선족문학창 - 석화시 감상과 해설 1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편집자말] 연변 토박이로 중국 연변조선족 사이에서 대표적 시인으로 인정받는 석화 시인의 시를 연재한다. 시인은 우리문화신문과 손을 잡을 연변의 인터넷신문 “해란강닷컴” 문학 담당 이사다. 시인의 시는 우리 겨레의 정서와 핏줄이 그대로 뚝뚝 묻어나는 아름다운 노랫말로 가득하다.  시인은 연변 토박이말로 시를 쓰지만 한국의 독자들이 이해하기에 전혀 무리 없는 것이라서 연재에 주저함이 없었다.




 


석   화




          나는 나를 위해 구슬픈 장송곡 목메게 부르며


          나는 나의 무덤을 판다


          나는 나의 흙 묻은 괭이를 던지고


          나는 나의 안식처 나의 무덤에 드러눕는다


          시커먼 구덩이는 구슬픈 기도 읊조리고


          서리 찬 기운은 쓰다듬어 안아준다


          그러면 내가 무져놓은 흙더미 내 몸을 묻어주고


          그러면 무덤은 둥그런 언덕이 된다


          그러면 파묻힌 내 몸에서 심장만이 살아


          아, 그러면 심장만이 살아서 싹터 오른다


          심장은 한그루의 나무가 되여 하늘 찌르며 자란다


          그 나무에선 주렁주렁 새 심장들이 가득 열린다.







해  설


이 시는 1982년 4월 20일에 쓰여 1986년 《아리랑》 잡지에 발표되고 이듬해 “아리랑문학상”을 받은 “나의 장례식”의 전문이다. 이 시에서 우리는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장례식을 치르는 “나”를 만나게 되는데 독자들에게는 어째서 젊은이가 자기의 무덤을 파는가 하는 의문이 앞선다. 그때 석화의 나이 28세였다. 물론 이 시편은 시적인 역설로 독자들을 흡인하는 것이 틀림없다. 젊은이가 자기의 무덤을 판다는 것도 역설이고 자기가 자기의 무덤을 판다는 것도 역설이고 무덤에서 다시 새로운 심장이 주렁주렁 열릴 나무가 자란다는 것도 상식을 벗어난 역설이다.


여기서 우리는 잠시 텍스트를 떠나 석화의 인생을 살펴보기로 하자. 사회학자들의 연구에 근거하면 석화와 그의 동갑들은 “홍위병세대” 혹은 “지식청년세대”라고 불리는 새 중국의 제3대에 속한다. 이 세대의 한 대표적인 문인은 이 세대의 운명에 대하여 “신체가 자랄 때 먹을 밥이 없었고 학교를 다닐 때 읽을 책이 없었고 청년시절에 일터가 없었고 중년이 되니 조절실업을 당해야 했다.”라고 개괄한 바 있다. 


이러루한 여건들과 연계시켜 본다면 시 “나의 장례식”은 결코 일반적인 생과 사에 대한 사색이 아니라 불안하고 막연하던 한 단락 인생에 대한 시적인 총화이며 보다 휘황한 인생의 꿈을 이룩하려는 젊은 영혼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 최삼룡 “새시기 중국조선족의 대표적 시인 석화” -



<석화(石華) 시인 약력>


중국 길림성 용정 출생. 중국 연변대학 조선언어문학부, 한국 배재대학교 인문대학원 졸업.
연변인민방송국 문학부 주임, 월간 《연변문학》 한국 서울지사 지사장 역임.
현재 중국작가협회 회원, 연변인민출판사 편집, 문학아카데미 “해란강문학성” 지도교수.

시집: 《나의 고백》, 《꽃의 의미》, 《세월의 귀》, 시선집 《연변》 등.


문학평론집: 《시와 삶의 대화》. 《김조규시문학연구》. 《윤동주대표시 해설과 감상》 등.
번역저서: 《병법36계/ 전3권》. 《중국동화선집/ 전2권》. 《갈채하는 숲/ 한중대역시집》 등. 
수상: 《천지문학상》, 《장백산문학상》. 《지용시문학상》, 《해외동포문학상》외 다수.


석화시인의 시 카페 :    http://cafe.daum.net/seokhua
E-mail   :    shihua@hanmail.net
주소 : (133000) 中國吉林省延吉市友谊路363號 延邊人民出版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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