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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과 선녀

[연변조선족문학창 / 석화시 감상과 해설 5]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나무꾼과 선녀



   선녀를 돌려주세요

   선녀를 돌려주세요

 

   어림도 없는 말, 제 발로 아니 제 날개로 훨훨 날아간 선녀를 누가 돌려준단  

   말인가. “하늘의 뜻이었기에 서로를 이해하면서이제는 물러 갓 맥주병에

   이마가 꽃이 피기 전 네 나무지게를 걷어 안고 썩 꺼져버렸!

 

   이 미련한 놈아!







= 해설

이 시는 노래가사 혹은 설화를 패러디한 전형적인 장르 패러디 시이다. 백두산 폭포수 밑에서 선녀를 잃어버린 나무꾼이 나무지게를 걸머지고 천지의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빛보다도 더욱 영롱한 네온등불빛이 명멸하는 용정과 연길의 네거리에 와서 잃어버린 선녀를 찾고 있다.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KTV룸살롱, 댄스홀, 커피점, 양고기뀀점, 당나귀고기집, 닭곰집, 국숫집, 개탕집, 좌우간 불빛이 번쩍이는 곳은 다 들여다보았지만 잃어버린 선녀는 없다.

 

이 시에서 보면 나무꾼이 잃어버린 선녀를 찾아다닌다는 기본 상황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설화나 노래에서 선녀가 자기가 살던 고향인 하늘이 그리워 날개옷을 찾아 입고 하늘로 날아올라간데 반하여 시의 선녀는 금전과 향락을 위하여 용정과 연길의 번화가에 와버린다.

 

또 원작의 나무꾼이 동정과 도움을 받아 선녀를 찾아 행복한 결말을 맺는 데 대해 시에서의 나무꾼은 제 발로 아니 제 날개로 훨훨 날아간 선녀를 누가 돌려준단 말인가, 맥주병에 이마가 꽃이 피기 전 썩 꺼져버렀!/ 이 미련한 놈아하는 야유, 조소, 협박의 대상으로 패러디 된다.

 

이 의도적인 패러디수법을 통하여 시인은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KTV룸살롱, 댄스홀, 커피점 등 네온등이 명멸하는 용정과 연길의 네거리로 표상 되는 물질주의를 비판하고 날로 팽배하는 물신주의에 의해 기존의 아름다운 가치관마저도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는 현실을 풍자, 비판하고 있다.


사실 우리의 처녀들이 해외로 대도시로 선녀처럼 훨훨 날아가 버려 농촌에는 짝을 찾아 헤매는 불쌍한 나무꾼들이 너무도 많지 않은가! 도시의 네온등불빛이 천지의 하늘가에서 반짝이는 별빛보다도 어 영롱하다니 무슨 더 할 말이 있는가! (김향련, “석화시의 파문형 구조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