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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의 꿈꾸는 나라" 풍운의 장 78회

[그린경제/얼레빗=유광남 작가]  “대단한 물건이로구나. 단순 용맹한 무장이 아니다. 개똥같은 지략만 머릿속에 담고 있는 선비도 아 니고.......넌 대관절 누구냐?”

“일패공주를 아내로 삼기위해 천 리 멀리 달려 온 조일인 김충선이옵니다.”

“조일인, 김충선! 짐이 여진을 통합하여 만주(滿洲) 구룬(國家)이라 호칭 할 것이다. 이것은 짐이 숭상하는 문수보살(文殊菩薩)님으로부터 점지 받은 새 국호인 것이다. 만주의 한자음이 바로 문수이다. 문수보살은 대지(大智) 보살로 부처님의 지혜를 상징하는, 신성하고 지혜로운 공덕의 신이시다. 너에게 기회를 주마. 아직 통일되지 않은 여진의 남아있는 부족을 문수지혜와 공덕의 무력으로 통합하여라. 짐의 만주를 우선 완성하라! 그리하면 너의 청혼을 기꺼이 받아주마.”

김충선은 머리를 조아렸다.

“삼가 명을 받들겠나이다.”

일패공주의 눈에서 감격의 눈물이 찔끔 흘렀다.

“감사합니다. 칸이시여!”

“너의 안목에 찬사를 보내주마.”

“반드시 여진을 통일하여 위대한 만주국을 완성하겠나이다. 그리하여 명나라를 도모하는 날을 하루라도 앞당기겠나이다.”

일패공주도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누르하치는 그런 일패공주를 가만히 일으켰다.

“너 또한 그에게 현혹된 것이냐?”

일패공주의 눈가에 의혹이 일어났다.

“어인 말씀 이시 온지?”

“결국은 조선을 개벽하겠다는 야심은 거기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모르는 것이냐? 정녕?”

일패공주는 총명한 눈빛을 반짝였다.

“조선은 명나라에 비하여 터무니없이 작은 나라이옵니다. 대국을 취하심에 조선 따위를 어찌 심려 하십니까? 그가 만주의 사람이 되어 명나라를 교체하고 칸의 제국을 건설 한다면 조선은 그들에게 하사하심이 마땅하옵니다.”

“마땅한 것은 없다.”

김충선은 누르하치의 단호한 태도에 마음이 무거웠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누르하치는 김충선을 예리하게 훑어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여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무언의 의구심이 가득하였다.

“칸에게 아뢰옵니다.”

김충선이 돌연 입술을 떼었다. 결연한 안색이었다.

“짐에게 명나라를 도모하고 만주국을 건설할 터이니 조선을 달라고 주문하는 것이냐? 그건 너무 과한 욕심이 어니겠느냐? 짐의 사랑하는 일패를 빼앗아가고 조선까지 요구한다는 것은.”

“그렇지만 성사만 된다면 칸의 성공은 달빛이고, 소신은 미비한 반딧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찌 무리라고 할 수 있겠나이까?”

“틀렸다. 그대는 그대의 위대한 목숨 값을 계산하지 않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