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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구는 나라" 대업의 장 83회

[그린경제/얼레빗=유광남 작가] 

“도원수의 예측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아마도 전멸을 당하였을 것입니다. 이순신 함대의 궤멸은 조선의 패망과도 같은 의미라 할 수 있지요.”

“남해를 사수하지 못한다면 육지에서의 수비 또한 불가능해 집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이순신장군은 그 때문에 어명을 따르지 않은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의 함대가 고스란히 원균장군에게 남겨진 것입니다.”

“대감! 그래서 저에게 어떤 어명을 거역하라는 말씀이옵니까?”

“왕명으로 삼도수군통제사 지위에 올라있는 원균을 인정하지 말고 이순신장군을 복귀 시켜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유성룡의 입에서 또 다시 위험천만한 발언이 튀어 나왔다. 맙소사. 영의정 유성룡이 이건 제 정신이 아니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발칙한 망언을 토해낼 수 있단 말인가. 선조가 임명한 원균을 배제하고 백의종군 이순신을 복직 시키란 말이 아닌가. 이것이 도통 말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그럼 내게......”

“어명을 거역하라는 말입니다.”

“대감?” “놀랍소?”

“놀라는 것에서 그치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것은 이 사람이 명령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도원수의 자리는 삼도수군통제사를 마음대로 박탈하고 임명할 수 있는 권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명령을 내릴 수는 있는 위치이지요.”

“무슨 뜻입니까?”

유성룡의 눈가에 이채가 스쳐갔다.

“원균에게 명하십시오. 당장 함대를 이끌고 일본 수군을 모조리 몰살 시키라고 말입니다. 출동을 늦춰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도원수 권율은 잠시 경직되었다. 원균이 지휘하는 수군 함대는 그동안 별다른 출전을 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원균은 장계를 통해서 안골도와 가덕도 근교에 포진한 일본군을 육군과 연합하여 토벌해야 한다고 주장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도원수 권율은 이제 삼도수군통제사의 중책을 맡게 된 원균의 전술도 귀 담아 들을 필요가 존재했다.

“원균장군의 주장을 사실 무조건 묵살할 수는 없소이다. 함대가 이동하는 섬 주변에 일본군 부대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드나드는 함선이 포격 당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그래서 언제까지 꽁꽁 숨어서 명나라와의 합동 공격만을 마냥 기다려야만 한단 말입니까?”

“하지만 무조건 출항하는 것 역시 위험에 노출 당하는 것입니다.”

“도원수!”

“예...대감.”

“우린 이순신장군이 남해바다에 되돌아오기를 희망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원균장군을 희생 시킬 수는 없지요.”

“그것이 정치입니다.”

유성룡은 단호했고 권율은 경련했다.

“하지만.....대감......”

“이순신이 지키지 않는 남해바다는 위험합니다. 백성도 마음을 놓을 수 없고, 나라는 더욱 불안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원균장군을 사지(死地)에 내 몰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