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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군주의 장 112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이 판옥선은 장군님을 위하여 새롭게 제조한 것입니다. 제조비용은 저희를 비롯해서 호남의 각 상단과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하였습니다.”

이순신은 순간적으로 코등이 찡 하였다.

“그렇습니다. 장군님이 의금부로 압송되자, 반드시 돌아오시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장군님을 위한 판옥선을 건조(建造)한 것입니다.”

이순신이 판옥선을 어루만졌다.

“장하도다. 그리고 고맙도다.”

“판옥선의 이름도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뭐라 했는가?”

“개벽호(開闢號)! 정도령이 지었습니다.”

새삼 정도령이란 인물에 대해서 호기심이 왕성하게 일어났다. 자신을 찾아왔던 것도 그렇고 판옥선을 개조하여 보다 완벽한 군선으로 건조한 능력만 보더라도 대단한 인물이지 않은가. 게다가 서슴없이 그는 대업을 입에 올리며 천기를 누설 한다고도 말했다. 일찍이 이러한 인물에 대해서 이순신은 들은바가 없었다.


   
 

“정종사관!”

종사관 지위에 있었던 정경달이 허리를 굽혔다.

“예, 장군.”

“자네는 즉시 이 길로 영상을 찾아뵙고 오게나.”

“서애 대감에게요?”

“다른 이야기는 전할 것이 없고. 내 서신만 전해주고 답을 받아오게.”

이순신은 지필묵(紙筆墨)을 가져 오라고 해서 그 즉시 일필휘지(一筆揮之)로 편지를 적었다.

“어떤 내용인지 감히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정경달이 조심스럽게 입술을 떼었다.

“정도령이 누구인지 정체를 묻는 것일세. 별로 특이한 내용은 아니지만 사안이 아주 중대하고 특별하니까 자네를 급히 보내는 걸세.”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정경달은 더 이상 토를 달지 않고 한양을 향해서 출발했다. 천 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선뜻 나서는 정경달의 등 뒤로 이순신은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리고 우린 출항을 해야지.”

이순신은 남아있던 부하 장수들을 둘러보면서 조용히 입술을 떼었다. 전원이 놀란 토끼 눈이 되어서 물었다.

“출항이라니요?”

“군선을 제조한 연유가 무엇인가? 적을 물리치기 위함이 아닌가?”

“하지만 장군! 이 판옥선은 정식으로 등록한 군선이 아닐뿐더러 통제영에 허락도 받지 않고 운행을 한다면 나중에는 필경 문책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순신이 그들을 둘러보았다.

“정식 절차를 받을만한 여유가 없다.”

이첨사가 긴장하여 물었다.

“장군, 이리 급박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이순신은 멀리 바다를 주시하였다. 수평선 아래 파란 물줄기가 파도를 이루며 손짓하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