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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군주의 장 115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배수사는 이렇게 생존해 계시지 않소.”

경상우수사 배설은 입맛을 다셨다.

“나는 함대의 후미에 있었기에......”

“포위를 당했다면 선단과 후미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전투에 임했느냐가 중요 합니다.”

배설의 표정이 험악하게 굳어졌다.

“지금 내게 전투도 하지 않고 꽁무니를 뺐다고 질책하는 거요?”

“난 그런 말을 드린 적이 없소.”

배설은 몹시 기분이 나쁘다는 표정으로 수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어서 한산도로 가자. 그곳에서 급수를 받은 후 일단 노량으로 빠져나갈 것이다. 왜적들은 곧 한산도 본영으로 쳐들어 올 태세이니까.”


   
 
배설이 지휘하는 판옥선들이 무리를 지어 패잔병 신세로 개벽호를 지나갔다. 이순신은 역으로 부산을 향해 거슬러 올라갔다. 첨사 이순신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백의종군 중인 이순신에게 물었다.

“장군, 적의 함대가 한산도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서 오고 있다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대로 향하다가는 마주치게 될 것입니다.”

“두려운가?”

“장군님을 모시고 숱한 전투에 참여 했으나 그랬던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무리한 항해가 아닙니까.”

이순신은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

“전쟁이 시작되고 무리하지 않은 날들이 하루도 없었다. 하루하루의 생존이 무리한 나날이었지만 우리는 끝내 그것을 극복해야만 할 것이다.”

개벽호는 파도를 헤치면 앞으로 나아갔다. 군관 송희립이 소리쳤다.

“적선이옵니다. 우측 전방입니다.”

과연 대형 안택선 한 척과 중형의 군선 세키부네 네 척, 도합 다섯 척의 배가 바닷물을 가르며 등장했다.

“우리를 발견 했습니다.”

일본 수군들은 전 속력으로 개벽을 향해서 질주해 오고 있었다.

“우리 배에는 포군(砲軍)들과 사수(射手)들이 탑승하고 있지 않습니다.”

첨사 이순신이 당황한 어조로 보고했다. 이순신도 물론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개벽은 임시 시험 중인 판옥선이었다.

“우린 좌측으로 빠져나가 춘원포(春元浦) 방향으로 향한다. 주의 할 점은 전 속력을 내지마라. 적에게 개벽의 속도를 노출하지 말아야한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

나대용은 이순신이 어떤 이유에서 그런 명령을 하달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일본 순시선(巡視船)들과 간격을 두고 개벽을 빠르게, 혹은 천천히 운항하였다. 일본 수군들은 두 시진 이상을 추격 했으나 개벽을 따라잡지 못하자 혹시나 유인책이 아닐까 의심하며 방향을 돌렸다.

“적선이 더 이상 추격해 오지 않습니다.”

“그런데......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