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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군주의 장 124회

[한국문화신문 =유광남 작가]  이순신의 미간이 부르르 떨렸다.

“당장이라도 바다를 넘어서 일본으로 진격하고 싶소.”

정도령의 입가에 신비감이 엿보이는 미소가 살짝 스쳐갔다.

“이 전쟁을 끝내려면 일본에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제거해야 합니다. 그를 죽여야만 일본은 물러날 것입니다.”

“언제쯤 그 비밀리에 제조한다는 전함을 타고 일본을 기습하여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응징할 수 있겠소?”

“전함의 명칭은 거북선입니다.”

“거북선?”

“거북이는 바다 속과 지상을 마음대로 오가는 놈이지요. 그 놈이라면 일본 기습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

이순신은 경직된 얼굴로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소리였다. 그런 배가 존재할 수 있을까?

“설마 바다 속으로 다니는 것은 아니겠지?”

“배라고 해서 바다 위로만 다녀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바다 속을 누비는 배도 존재할 수 있는 겁니다.”

“에이, 정도령이 날 이제 놀리는구려.”

하지만 정도령은 진지했다.

“두고 보시면 아십니다. 그리고 광해군과 손을 잡으셔야 합니다.”

“세자와?”

“조선의 세자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를 장군이 품으셔야 합니다. 장군의 도량이시라면 광해는 분명 새로운 역사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정도령의 주문은 일반적인 혁명의 수단과는 달랐다. 보통 역모(逆謀)의 핵심은 현재의 왕권을 쥐고 있는 자들과 그 가족, 배후 세력들을 모조리 처단하고 새 왕조를 옹립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정도령은 조선 왕 선조의 세자 광해군을 포섭(包攝)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 또한 이순신의 마음에 흡족했다.

“그러지요.”

이순신은 대업의 과정을 순리로 풀고자 했다. 피로써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새 하늘을 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도령 또한 이순신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것이 정도령의 의도이기도 했다.


   
 
“서애대감에게는 언질을 주셨겠지요? 그 분도 새 하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이십니다. 장군이 일본을 점령하고 명나라를 도모하려면 내정을 안정시켜 줄 분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상만한 자질과 자격을 지니고 계신 분도 드뭅니다.”

“어찌 내 마음을 그리 잘 알고 계시단말이요.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여진으로 떠난 김충선 장군이 있지요?”

이순신은 이미 정도령이 자신에 대한 많은 것을 파악하고 왔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소식을 고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건주여진의 누르하치는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명나라 황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김충선이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위험에 빠질 수도 있고요.”

정도령이 이렇게 말하자 이순신은 바싹 긴장이 되었다.

“충선은 나와 더불어 개벽을 성사 시킬 재목이요. 방도가 없겠소?”

“그래도 한 가지 안심이 되는 것은 김충선 장군과 더불어 행동 했다는 여인이 있었죠. 그녀가 누르하치의 여식이라고.”

이순신도 들은바가 있었다.

“알고 있소. 일패공주!”

“그녀가 존재하니 그래도 일말의 희망은 남아 있는 것입니다. 너무 심려 마십시오. 우리의 개벽이 성사 되려면 김충선과 같은 장수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야 합니다. 장군의 기세가 남다르니 측근들에게도 행운이 따를 것입니다. 무사할 것입니다.”

이순신은 매우 궁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