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관서 지방의 나라(奈良), 교토 등지의 이름날 절들이 코로나19로 줄줄이 관광객을 받지 않고 산문을 폐쇄하고 있다. 19일 일본 ABC 텔레비전에서는 일본 전역에 퍼지고 있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긴급사태선언 소식을 전하면서 나라지역의 인기 관광지인 나라공원(奈良公園) 모습을 비춰주었다. 카메라는 쉴 새 없이 사슴이 뛰어노는 나라공원을 비추고 있는데 적막강산이 따로 없었다. 평소 같으면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겠지만 이날 카메라에 잡힌 모습은 적막하다 못해 공포감마저 든다. 나라(奈良)를 대표하는 절로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도다이지(東大寺)는 5월 31일까지 대불전에 모셔진 노사나불(盧舎那仏) 관람을 중지하는 대신 날마다 스님이 대불(大佛) 앞에서 독경하는 모습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또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호류지(法隆寺) 역시 4월 23일부터 5월 6일까지 산문을 폐쇄한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유산에 오른 갓쇼즈쿠리(合掌造り)로 이름난 기후현 시라카와마을(岐阜県白川村)에서도 5월 2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 기간에 마을 전체를 폐쇄할 예정이다. 갓쇼즈쿠리는 일본의 폭설지역에서 볼 수 있는 주택의 건축양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유명 고수(鼓手)에 관해 이야기하였다. 소리속을 훤하게 꿰고 있으면서 넘치고 모자라는 부분까지도 헤아릴 줄 아는 능력상의 정확, 강약의 조화, 추임새 등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어야 명고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일고수 이명창은 과거의 이야기이고, 현재는 <일청중(一聽衆) 이고수(二鼓手) 삼명창(三名唱)>, 곧 첫째는 청중의 호응이나 태도, 둘째가 고수의 역할, 셋째가 명창으로 바뀌어 청중이 으뜸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고향임 명창의 <동초제 춘향가>의 완창발표회를 이야기하는 도중, 고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강조해 보았다. 다시 완창 발표회에 관한 이야기로 발표회 당일에는 평소 호흡을 맞추어 온 6인의 고수가 무대에 섰다. 그들은 박근영, 권혁대, 최광수, 박현우, 송원조, 김규형 등으로 이름만 들어도 그 유명세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의 고수들이었다. 이들은 장단의 정확성은 물론, 강약의 조화, 적절한 추임새 등으로 창자와의 호흡을 함께 하며 소리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그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명창과의 호흡을 맞추어 나갈 수 있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실전(實戰)과 같은 연습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여섯째. 봄의 마지막 절기로, 곡우(穀雨)다. 곡우란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고 하여 붙여진 말이다. 그래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같은 속담이 전한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었다.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랬다. 볍씨를 담그면 항아리에 금줄을 쳐놓고 고사를 올린다. 이는 개구리나 새가 와서 모판을 망칠 우려가 있으므로, 볍씨 담근 날 밤에 밥을 해놓고 간단히 고사를 올리는 것이다. 또 이날은 부부가 잠자리를 함께하지 않는데 땅의 신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곡우 무렵엔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른다. 곡우물은 주로 산 다래,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에 상처 내서 흘러내리는 수액이다. 몸에 좋다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도쿄올림픽 내년도 열기 어렵다.” 이 이야기는 4월 10일자 일본 데일리신쵸(デイリー新潮) 기사 제목이다. 데일리신쵸는 작가 니레슈헤이(楡周平) 씨의 말을 인용하여 ‘도쿄올림픽 2021년 개최’를 어둡게 보고 있다. 니레슈헤이 씨는 2019년 6월, 고단샤(講談社)에서 펴낸 《사리엘의 명제(サリエルの命題)》라는 책에서 일본이 코로나19로 곤란함을 겪을 것이라는 예언을 한 작가로 이 책은 일약 예연서(予言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니레슈헤이 씨는 지금의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6월에 이미 《사리엘의 명제(サリエルの命題)》에서 “어느 날 갑자기 일본에서 발생한 신형인풀루엔자로 인해 일본의 여러 섬 주민들이 전멸하고 혼슈(本州)에서도 감염자가 나온다. 의지하던 치료약은 부족하고 1년도 안 남은 올림픽 개최도 위기에 빠진다. 미지의 바이러스 때문에 도시는 봉쇄되고...”라고 썼는데 이 내용이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상태를 예견한 것이라고 해서 ‘예언서’라고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니레슈헤이 씨는 데일리신쵸와의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나라 곧, 미국을 비롯하여 영국,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같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민속음악에 있어서 최고의 미적 가치는 즉흥성이란 이야기, 그런데 악보화 되는 전승과정에서 즉흥성이 배제되기 시작하며 과거와 같은 명인 명창이 출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고향임의 판소리 완창무대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완창의 성공을 위해서는 체력관리, 목청 관리, 전체 사설의 암기, 고저, 장단, 연기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특히 사설의 이면을 살려내는 능력은 오랜 기간의 훈련 없이는 불가능한 영역이란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고수(鼓手)의 역할이 판소리 공연, 특히 완창 발표회의 결정적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와 함께 더 중요한 것은 청중의 호응이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판소리의 완창 공연은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으므로 완창 이전의 판소리 공연 형태는 대부분이 토막소리였다. 토막소리란 전체가 아닌, 어느 한 부분의 소리를 말한다. 가령, <춘향가>와 같이 긴 이야기 가운데 <적성가> 대목이나, <천자풀이> 대목, <이별가> 대목, <옥중가>나 <박석고개> 대목과 같이 창자가 즐겨 부르는 대목, 또는 객석의 요청에 의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얼마나 지났을까?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예방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말이다. 확진 환자가 나오기 시작한 1월 중순부터 따지자면 만 두 달이 지나 석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 슬슬 시민들도 지쳐가고 있다. 지난 두어 달이 이삼 년처럼 길고 지루했다. 그런데도 한국은 세계가 이구동성으로 말하듯 ‘참신한 대책’으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동안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가 걷잡을 수 없는 확진자가 늘어나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미국이 감염자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외신들은 ‘일본이 곧 뉴욕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상을 쏟아내고 있다. 어제(7일) 마침내 아베 수상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를 포함한 7개 도시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그야말로 올 것이 온 분위기다. 긴급사태 기간은 5월 6일까지로 한 달 동안이다. 이제부터 일본은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수많은 나라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감염환자로 공포의 시간을 보낸 것처럼 그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전염병은 철저한 예방과 확진자 색출, 동선 파악, 자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고향임 명창이 대전시 무형문화재, 판소리 종목의 예능 보유자로 인정받았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부르는 동초제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하였다. <동초(東超)>는 김연수(金演洙)의 아호이며, 동초제란 김연수 명창이 스승들로부터 배운 소리를 기초로 하여 서편제의 애잔한 소리와 동편제의 우람한 소리를 융합하여 새로 만든 소리라는 이야기, 동초가 판소리 5바탕을 정리 출판한 일은 후학들 교육에 큰 역할을 하였다는 점을 얘기했다. 또 김연수의 큰 제자, 오정숙(1935~2008)은 5바탕의 완창, 제1회 전주대사습 장원, 국립창극단 활동, 1991년 국가무형문화재 5호 판소리 예능보유자에 올랐으며 소리, 발림, 연기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완숙한 기량으로 한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명창이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궁중음악이나 정악계통은 대부분의 악곡이 율자(律字)악보나 정간(井間)보로 전해지고 있어서 연주자들의 즉흥성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나 민속음악의 경우는 다르다. 특히 성악의 판소리나, 무가(巫歌), 기악의 산조 음악은 즉흥성이 생명이어서 이들 음악은 악보화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스승의 소리를 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는 24절기의 다섯 번째 청명(淸明)이고, 오늘은 예전 명절처럼 지냈던 한식(寒食)이다. 청명과 한식은 하루 차이이거나 같은 날이어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다. 이날 성묘(省墓)를 간다. 옛날에는 한 해에 네 번, 그러니까 봄에는 청명, 여름에는 중원 (中元,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에 성묘를 했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따르면 청명(淸明)에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쳤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 주는 데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온 백성이 한 불을 씀으로써 같은 운명체로서 국가 의식을 다졌다. 꺼지기 쉬운 불이어서 습기나 바람에 강한 불씨통(장화통:藏火筒)에 담아 팔도로 불을 보냈는데 그 불씨통은 뱀이나 닭껍질로 만든 주머니로 보온력이 강한 은행이나 목화씨앗 태운 재에 묻어 운반했다고 한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무라이 기치베(村井吉兵衛, 1864~1926)라는 사람을 일본 위키에서 찾아보니 ‘일본의 실업가, 명치시대의 담배왕, 무라이재벌을 이룬 사람’ 등으로 적어 놓고 있다. 이런 식의 기술대로라면 이 인물은 그저 평범한 일본 재벌의 한 사람쯤으로 이해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무라이 기치베는 일본 땅에서 실업가로 사는 것도 부족해 한반도로 건너와 무라이농장을 시작으로 경상남도 일대의 엄청난 토지를 소유하여 조선인들을 소작인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사람이다. 그가 한국으로 건너와 경상남도 지방에 눈독을 들인 것은 경남 지방이 당시 항만 물류기지인 부산과 진해에 인접해 있어서 농장에서 거둔 소작료나 생산품을 일본으로 빼돌리기 쉬운 이점이 있어서였다. 한편으로 당시 낙동강과 밀양강을 중심으로 자연재해인 홍수가 빈번하여 대규모 미개간지들이 있었기에 이곳에 근대적인 제방을 갖춘다면 농지로 전용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염두에 두기도 하였다. 그는 이러한 셈법으로 정치권 및 관리들과 은밀한 거래를 통해 경남지역으로 진출하여 경남의 경제권을 거머쥐었다. 그 뒤 무라이는 1904년 김해군 하계면 진영리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토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고향임의 학위 논문에 관한 이야기와 2006년, 전주대사습대회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명창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판소리연구원을 개설해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크고 작은 무대에 초대되어 판소리 공연을 해 왔다는 이야기, 2009년도에 동초제 춘향가 완창 공연을 열면서 그 기념행사로 <동초제 춘향가의 전승과 미학>이란 학술세미나를 열었다는 이야기, 현재 대전에서 일인다역으로 문화와 예술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2006년 전주대사습에서 장원에 오른 이후에도, 그녀는 수차에 걸친 판소리 완창 발표를 통해서 객관적인 소리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아 고향임은 2013년, 대전시로부터 무형문화재 판소리 종목의 예능 보유자로 인정을 받게 된다. 지자체 실시 후, 각 광역시나 도(道) 단위에서는 자체적으로 전통음악이나 춤, 놀이나 의식 분야, 곧 무형(無形)문화재 종목을 지정하고 그 종목의 전승을 위해 예능보유자를 인정해 오고 있는 제도가 있다. 마침 대전시의 경우, 판소리 종목은 미지정된 상황이어서 그녀에게 적절한 기회가 된 것이리라. 어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