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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백성이 항심을 가지고 살도록 하라

[‘세종의 길’ 함께 걷기 62]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세종의 사맛 곧 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살피고 있는데 사람이 사람다워지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일치하는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한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경향이 심해졌다. 이럴때 일수록 돌파구를 찾아서 살던 방향을 고쳐서라도 새로운 일상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래서 마음이 안정되는 생활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항심(恒心)이다. 외부 환경에 영향을 덜 받게 되는 자기 독려다.

 

삶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잘하고 못한 일을 마음에 새기며 내일을 향해 마음을 고쳐먹어야 하는데 이것이 개심(改心)이다. 다음은 새로운 일을 할 때는 몸이 움직여야 할 텐데 바로 용심(用心)이다. 다음 단계는 이어 항심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왜 그럴까. 마음이 약해서이겠지만 달리 보면 그보다는 계획을 너무 크게 잡아서일 수도 있다. ‘내일부터 매일 만보를 걸어야지.’ 하고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잡는 것이 일반이다. 일주일에 두 번은 걸어야지, 그리고 그것이 되면 세번으로 늘려가는 방식을 택하고 먼저 5천보라도 걷는 편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항심과 연관한 심리학에 다음 예가 있다. 사람은 큰 컵에든 적은 양의 얼음보다는 작은 컵에 많이 들어 있는 얼음을 고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예로 큰 빵을 여럿이 나누어 먹기보다는 혼자서 작은 빵 여러 개를 먹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작은 곳의 많은 것이 좋다, Less- is - better - effect'는 효과와 연관이 있다.

 

특히 요즘 사회적 문제로 이념에 대한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자기 신념에 반하는 일에 대개는 신경을 쓰지 않지만, 관심을 두더라도 그 말을 듣고는 쉽게 잊어버리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보수냐 진보에서 보수와 진보는 균형 있게 조정되어야 하는 바른 답은 있고 때로 그 실시에서 진보와 보수의 우선순위가 있을 뿐이다. 상대방이 틀린 것이 아니다. 조금 다를 뿐이다. 발전이냐 분배냐에서 발전 없는 분배가 있을 수 없다. 다만 그 실천에서 순서를 조절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선택적 지각(selection bias)’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가질 수는 있으나 현실 문제에 부닥쳐서는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항심이란 이념으로 싸우는 투사(鬪士)를 길러내자는 것이 아니고 시기에 맞게 의병(義兵)의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항심이란 변하지 않는 이성적인 논리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마음을 제공한다.

 

요즘 주식 광풍이다. 주식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있다. 돈은 부동산ㆍ금ㆍ주식으로 삼분 투자한다. 주식은 반드시 여윳돈으로 하며, 닥치고 오랫동안 묻어두면 이윤이 붙는다는 것이다. 그 예로 미국에서 30년 동안 지켜보니 주식이 그래도 제일 이익이 컸다는 이야기가 있다. 주식 20년 투자에 100%의 이윤이 붙었다는 최신 기사도 보았다.

 

이렇게 조마조마하지 않고 묻어두는 마음이 바로 항심이다. 그렇지 않고 단기간에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할 말이 없다. 그런 사람은 ‘돈으로 무얼 하려고?’ 하는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좋은 집 사고, 외제물품 지니고 싶어서일까. 그럼 행복해질까? 넓은 집에서 외제물품을 지니고 불만을 느끼고 살기보다는 작은 집에서 만족해 사는 것이 옳을 것이다.

 

세종은 사람이 한결같이 꾸준히 자기 일을 수행해 주며 살기를 바랐다.

 

항심(恒心)

 

항심과 절용 : 백성들은 항심(恒心)이 없기 때문에 아껴 쓰지 못하니 그대들은 백성들에게 아껴 쓰는 것을 가르치고 또 농사일과 누에 치는 일을 권하여 생활을 즐겁게 하라.(《세종실록》 9/12/12)

 

백성이 가난한 것은 조선 시대의 한계이기는 하겠지만 세종이 보기에 추수 뒤에는 풍성하게 잘 먹고 놀다가 없으면 굶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분수에 맞게 지내기를 바랐던 것이다.

 

항심과 허비 : 임금이 시강관 안지(安止) 등에게 이르기를, "의창(義倉)을 설치한 것은 매우 좋은 정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잘 실행하지 못하는 것은 백성이 자주 옮겨 다녀 정착하여 살지 않는 까닭이다."하니, 지(止)가 대답하기를, "우리나라는 백성이 다 빈궁해서 먹기에도 어려운 것은 부역이 많고, 또 백성들이 항심(恒心)이 없어서 허비함이 매우 많은 까닭입니다."(《세종실록》21/2/15)

 

백성이 항심이 없어 허비하는 일도 있지만, 부역이 많아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것도 있다고 가차 없이 정치를 비판한다.

 

항산과 항심 : (백성들이 떠돌아다닌 것을 막을 방법을 논한 상소문) 백성이 항산(恒産)을 갖게 하고, 항심(恒心)을 갖게 하는 길을 논함에 있어, 반드시 말하기를, ‘옮겨 살거나 죽어 장사하는데도 그 고장을 나가는 법이 없다.’ 하였으니, 그러하다면 백성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금지하여, 일정한 거처가 있게 하는 것이 진실로 백성을 다스리는 큰 방비책입니다. (《세종실록》8/8/27)

 

항심은 바로 내일을 준비하여 대비하는 마음까지를 내다보아야 한다. 먹을 게 없어 떠도는 백성에게 거처의 안정까지 준비하게 한다.

 

 

항심과 내일 준비 : 함길도 관찰사가 승정원에 글을 올려 말하기를, "전일의 내지(內旨, 임금의 은밀한 명령)를 공경히 받들어, 백성이 곡식을 사서 관가에 바치게 하여 군량(軍糧)을 해결하는 방책에 대비하오나, 각 고을의 수령을 찾아 물으니 가하다는 자가 적고 불가하다는 자가 많았습니다.

 

신이 도절제사와 이 일을 의논하였사온데, 길주(吉州) 이북의 각 고을은 변방과의 거리가 멀지 아니하여 군량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사오나, 국고(國庫)에 저장한 것이 넉넉하지 못하오니 진실로 염려되옵니다. 본도(本道)의 인민은 천성이 본래 거칠어서 항심(恒心)이 없고, 또한 먼 장래를 염려함도 없어서 한 해의 풍년을 만나면 장래를 돌보지 않고 일시에 다 써 버리오니, 백성에게 이익되는 것을 따라 힘써 있고 없는 것을 바꾸게 하여, 관부(官府)에 많이 쌓아 두어 흉년을 대비함만 같음이 없습니다. (《세종실록》22/10/15)

 

마음가짐에 따라 앞날을 대비하는 마음이 필요한데 이도 항심 속에 속한다.

 

‘항심’은 《조선왕조실록》 전체 한자 원문 모두 88건인데 그 가운데 세종이 15건으로 가장 많다. 연관어로 심중(心中, 세종 6/4/4), 중심(中心, 세종 17/5/20), 일심(一心, 세종 15/5/16), 신심(信心, 세종 5/12/25), 류심(留心, 세종 2/8/24 등 15건) 등이 있다.

 

큰 뜻에서 다 같이 ‘한결같은 의지의 마음’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