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와 그리 운이 없노
불쌍한 내 노생원님
뭣이라, 늙은 생원?
내 아직 청춘이다
하모요,
노새 부르다
말이 새어 그리됐소
청노새 밥 먹이고
청실홍실 고삐 엮어
한양이라 천리 길
추풍령을 넘어보자
붙는다 보장 없지만
가보자 가자스라

<해설>
결과야 뻔한 것이지만 나랏님이 방을 붙인 과거시험인데 어찌 불참이 있을 수 있을까. 오냐 좋다. 운이 없어 그리되었다고 쳐주자. 그까짓 것 인정해주자. 남들 듣기 좋은 말로 생원이라 하니 나도 생원이라 불러주겠네. 옆에서 보니 이제 벌써 노생원이 되었네. 그래서 노생원이라 했더니 벌컥 화를 낸다. 아직은 매화 동백 품을 정도의 청춘은 있다고. 하긴 제 잘난 맛에 사는데 그 또한 인정이다. 낙방이야 이미 예견되었으나 그래도 어쩔거나 한양 땅이라도 밟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