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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균의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자식이 원수든가

   시앗싸움 시작이다

 

놓기는 네가 놓아도 자식은 내 자식이니 못 준다, 못 주고말고. 독하다 큰어미년 피도 안 마른 아이 놓고 첫젖도 물리기 전에 가문 걱정, 제삿밥 묵을 걱정. 에라이, 쎄가 만발이 빠질 년아. 놓아라, 못 놓는다. 실갱이 실갱이 끝에 아차, 와르르! 간밤 꿈이 선몽이건만 호사다마란 말이 방정인가.

 

   아뿔사

   추락이라네

   싸늘히

   식어 버렸네

 

   아가야 눈을 떠라

   숨이 멎고 피가 멎었네

 

네 이년, 찢어 죽일 년, 독새 겉이 지독한 년, 내 자식 죽인 년이 지명에 죽을 것 같으냐? 깝데기 뱃겨 똥자루 삼아도 시원치 않고, 모가지 베어다 똥장군 마개로 써도 시원치 않다. 갈가리 찢어서 오장육부는 해동청 보라매 먹이로 주고, 사지는 발라서 승냥이 주고, 뼈다구는 빻아서 통시에 뿌려도 시원찮다. 이 큰어미년아.

 

   죽어라

   뒤져삐리라

   내 발길에

   황천 가거라

   

 

 

 

< 해설 >

 

드디어 시앗싸움 시작된다. 작은어미는 제 배 아파 낳은 자식이고, 큰어미는 가문 대 이을 자식이다. 양보할 그 무엇도 없으니 죽느냐 사느냐 싸울 수밖에 없다.

 

첫젖도 물리기 전에 가문 큰어미는 가문 걱정, 제삿밥 묵을 걱정하고, 작은어미는 “쎄가 만발이 빠질 년아. 놓아라” 하며 실랑이가 한창이다. 헌데, 이를 어쩔까. 뺏고 빼앗다 아이를 놓치고 말았다. 정말 호사다마란 진정 이 경우를 위해 생긴 말일까.

 

그렇게 아이는 죽고 말았다. 햇빛도 보기 전에 큰어미, 작은어미 싸움에 그만 아이는 죽었다. 어쩔거나. 이를 어쩔거나.

 

그렇담 이 큰어미 년아 네년도 내 손에 죽어봐라. 내가 널 죽여 몸뚱이는 “갈가리 찢어서 오장육부는 해동청 보라매 먹이로 주고, 사지는 발라서 승냥이 주고, 뼈다구는 빻아서 통시에 뿌려도 시원찮다. 이 큰어미년아.”하며 패대기친다.

 

고통스러운 비극은 이렇게 펼쳐진다. 독자는 과연 이 얘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근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