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절분제(節分祭)는 평소에 신의 가호로 무사히 지낼 수 있게 된 것을 가시마신사(鹿島神社)의 신에게 감사드리고 아울러 액운을 막는 행사로 개운(開運)과 행복을 비는 축제입니다. 절분제의 신청용지는 사무소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신청 마감은 1월 28일, 제1부 오후 3시 기도요금 5천 엔, 제2부 오후 6시 기도요금은 2만 엔” 이 글은 이바라기현 가시마시(茨城県 鹿嶋市)에 있는 가시마신궁(鹿島神宮)의 알림판에 적혀 있는 글이다. 가시마신궁(鹿島神宮)은 전국에 소재한 약 600개 신사의 총본사로 필자가 찾은 1월 10일에는 하츠모우데(정초 참배)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신궁은 북적거렸다. 해마다 2월 3일은 일본의 절분(세츠분, 節分)날이다. 절분날은 신사나 절에서 액막이 기도회를 갖고 콩뿌리기(마메마키) 행사를 하는 오랜 풍습이 있다. “복은 들어오고 귀신은 물러가라(福は內、鬼は外)”라고 하면서 콩을 뿌리고 볶은 콩을 자기 나이 수만큼 먹으면 한 해 동안 아프지 않고 감기도 안 걸리며 모든 악귀로부터 보호 받는다는 믿음이 있다. 절분행사는 예전에 궁중에서 했는데 《연희식, 905년》에 보면 색색으로 물들인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4색의 창극 가운데 심청가의 한 대목인 뺑파전을 소개하였다. 뺑파역을 아주 멋스럽게 열연한 세천향 민속예술단원 손미영, 심봉사 역의 정성룡, 황봉사 역의 오영지, 그리고 도창의 이준아 등이 최선을 다해 열연하였다는 이야기, 심청가는 봉사 아버지를 위해 팔려간다는 심청의 효심을 극대화하한 이야기로 곽씨 부인과 심청이를 떠나보낸 심봉사가 슬픔에 젖어 살다가 주위의 권유로 뺑덕이(뺑파)라는 여인을 맞이하게 되고, 그 이후 갖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바로 뺑파전이며 뺑파의 등장으로 인해 극의 분위기가 또 다른 웃음바다로 안내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야기의 전개나, 뺑파역, 황봉사의 역할을 맡은 소리꾼들이 창과 함께 실감나는 연기실력을 보여주어 시종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는데, 예를 들면 사또가 부른다는 소식을 접한 심봉사 “사또가 나하고 골프를 치자는 얘기인가! 바둑이나 두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그나 하자는 것이것제”한다든가, 뺑덕이네가 “당신이 사회발전의 비젼을 갖고 있어 부르겄소? 하는 부분 등이 유머가 담긴 대사라는 점을 들었다. 또 곽씨 부인의 죽음이나, 홀로 젖을 얻어 먹이며 심청을 키우는 과정,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스물넷째로 ‘큰 추위’라는 뜻의 대한(大寒)입니다. 하지만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꼭 소한보다 더 춥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때는 크게 힘쓸 일도 없고 나무나 한두 짐씩 하는 것 말고는 대부분 놀고먹기에 삼시 세 끼 밥 먹기 죄스러워 점심 한 끼는 반드시 죽을 먹었거나 걸렀지요. 또 죽을 먹는 다른 까닭은 양식이 있는 겨울에 아껴서 돌아오는 보릿고개를 잘 넘기려는 의지도 들어 있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대한을 겨울을 매듭짓는 절후로 보아, 대한의 마지막 날 곧 입춘 전날을 절분(節分)이라 하여 계절적 섣달그믐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이 날 밤을 해넘이라 하여, 콩을 방이나 마루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지요. 그 절분의 다음날은 정월절(正月節)인 입춘으로, 이 날은 절월력(節月曆)의 새해 첫날이 되지요. 김영현의 소설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에 보면 "도시에서 온 놈들은 겨울 들판을 보면 모두 죽어 있다고 그럴 거야. 하긴 아무것도 눈에 뵈는 게 없으니 그렇기도 하겠지. 하지만, 농사꾼들은 그걸 죽어 있다고 생각지 않아. 그저 쉬고 있을 뿐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 전시관은 히다카시(日高市)가 기본 구상으로 하는 ‘역사와 자연의 고향’ 을 꿈꾸어 만든 자료관입니다. 히다카시는 고마가와(高麗川)의 맑은 물이 입지한 곳으로 우리 조상이 이곳에 살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1만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고도성장기 개발의 물결에 휩싸였고 특히 1960년대에 들어서서는 대규모 택지 개발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어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생활 도구 등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이에 그 보존의 필요성을 느껴 고려향민속자료관(高麗鄕民俗資料館)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히다카시 교육장- 고려천[고마가와, 高麗川]가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히다카시의 ‘고려향민속자료관(高麗鄕民俗資料館)’은 아담한 2층 전시실을 갖춘 향토 자료관이다. 자료관 입구에는 다양한 모양의 떡살이 전시되어 있으며 안쪽 1층 전시실에는 물레 등 의생활에 관련된 도구를 비롯하여 벼농사에 필요한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벼를 훑는 홀태나 탈곡기 등은 과거 우리 농촌에 있던 것들과 흡사하여 전시관을 찾는 한국인들의 시선을 끈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4색 판소리마당>, 곧 수궁가, 심청가, 춘향가, 흥보가 가운데서 재미있는 한 토막을 중심으로 짤막짤막하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옴니버스 형태로 엮어 공연한 제1탄, 수궁가의 창극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원로 예술인들은 극중에서 합창이라든가 또는 풍물과 같은 연주를 맡아서 진행하였고 주로 젊은 소리꾼들이 주인공으로 분하였는데, 토끼의 역할에는 김예진 양, 별주부 역은 정소라 양, 그리고 여우의 역할은 조아라 양이 분장하였고, 많은 시민들과 특히 초등학생들이 주관객으로 참여해 의미가 깊었다는 이야기를 하였으며, 작창은 정순임 명창, 연출은 정경호, 음악감독에 정경옥 명창이 심혈을 기우려 만든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첫 번째 무대는 수궁가 중에서 토끼와 별주부가 만나는 대목에부터 함께 용궁으로 떠나가는 대목까지를 창과 연기로 꾸몄다는 이야기, 수궁가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용왕의 중병에는 토끼의 간이 약이 된다고 해서 별주부 자라가 나서서 천신만고 끝에 토끼를 유인해 오나, 막상 토끼의 간을 꺼내려 할 때, 간을 청산에 두고 왔다는 궤변(詭辯)으로 토끼가 무사히 탈출한다는 이야기, 임금을 위한 자라의 충성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청춘'이란 말만 들어도 풋풋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에서 그제 1월 9일(월)은 그런 풋풋한 젊은이들을 축하하는 성인의 날이었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성인식을 포함한 만20살 젊은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고 매스컴은 보도했다. 올해 새로 성인(新成人)이 되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지난해 보다 2만 명이 늘어난 123만 명이다. 오사카의 경우는 지난해 보다 1,000명이 많은 약 25,000명이 성인을 맞이했다. 만 스무 살을 맞이한 젊은이들의 잔치인 성인의 날은 1999년까지 1월 15일이던 것이 2000년부터는 1월 둘째 주 월요일로 옮겨 각 지방단체별로 성인식을 한다. 여성들은 “하레기(晴れ着)”라고 해서 전통 기모노를 입고 털이 복슬복슬한 흰 숄을 목에 두르는 것이 성인식 차림이며 남성들은 대개 신사복 차림이지만 더러 “하카마(袴, 전통 옷)” 차림도 눈에 띈다. 특히 여성들은 이날 행사를 위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단장을 해야 하므로 시간과 돈이 어지간히 든다. 하지만, 일생 단 한 번인 스무 살 의식을 위해서라면 그깟 돈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성인식을 마친 여성들이 삼삼오오 짝을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 2016년 11월 21일과 22에는 아주 재미있는 창극이 경주 소재 서라벌문화회관에서 공연되었다. 이름하여 <4색 판소리마당>이다. 이 공연은 현재 경북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정순임 명창의 이름을 딴 <민속예술단 세천향>이 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공연이었다. 4색의 판소리마당이란 4종의 판소리로 수궁가, 심청가, 춘향가, 흥보가를 가리키는 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판소리 전체를 창극 형식으로 꾸며 무대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 재미있는 한 토막을 중심으로 짤막짤막하게, 재미있게 옴니버스 형태로 엮은 것이다. 시민과 학생들이 주관객이었고, 정순임 명창의 작창, 정경호 연출, 정경옥 명창이 음악을 맡은 작품이었다. 주로 젊은 소리꾼들이 주인공으로 분하였고, 원로 예술인들은 극중에서 합창이라든가 또는 풍물과 같은 연주를 맡아서 진행하였다. 첫 번째 무대는 판소리 수궁가 중에서 토끼와 별주부가 만나는 대목에부터 함께 용궁으로 떠나가는 대목까지를 창과 연기로 꾸몄는데, 출연 배우들의 소리도 소리이려니와 연기도 다듬어져서 관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토끼의 역할에는 경상북도 무형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을 사랑한 푸른 눈의 독일인,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 그 이름은 브루노 타우트(Bruno Julius Florian Taut, 1880-1938)다. 내가 브루노 씨를 만난 것은 기후현에 있는 시라카와마을(白川鄕)에서였으니 십여 년도 더 된 이야기다. 1938년에 죽은 독일인 건축가를 십여 년 전에 만났다고 하면 의아한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시라카와마을은 기후현 산골짜기에 얼마 안남은 옛 전통방식의 일본집으로 지붕 모습이 사람 손의 합장(合掌) 모습이라 하여 합장가옥 곧 일본말로 갓쇼즈쿠리(合掌造り)라고 부른다. 눈이 많은 지방의 가옥형태다. 이 마을을 전 세계에 알린 사람이 독일인 건축가 브루노다. 브르노가 이곳을 찾은 것은 1933년 일이다. 당시 그는 독일의 촉망받는 건축가였다. 브르노는 1880년 독일 케니히스브루크에서 태어나 33살 때 '철의 기념탑', '유리의 집'을 발표하여 국제적인 평가를 얻은 바 있다. 그 뒤 그는 베를린 주택공사의 공동주택 설계를 맡게 되는 데 건물과 건물 간격을 띄우고 나무를 심는 등 요즘말로 친환경적인 공동주택 설계했다. 그러나 당시 독일은 히틀러가 총리가 되어 무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남사당과 사당패, 그리고 걸립패의 차이점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명칭이 비슷해서 분별이 어렵긴 하지만, 심우성이 쓴 《남사당패연구》를 참고해 보면, 사당패의 조직은 그 주된 구성원이 여자들이어서 <여사당>으로도 통했다는 점, 표면상으로는 모갑이가 이끄는 패거리 같지만, 실제로는 여자들이 중심이 되어 가무희를 펼치고 그 수입으로 살아가던 집단이라고 했다. 그리고 1930년대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는 점, 걸립패란 우두머리 화주(化主)를 정점으로 승려나 승려출신의 고사꾼이 있고, 보살이나, 풍물잽이, 연희자들, 탁발 등으로 조직되었으며 모두 15~6명 내외로 구성된 조직이란 점, 이들 걸립패는 반드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찰의 신용장 같은 신표(信標)를 제시하고 집걷이를 하게 되며 풍물놀이로 시작해서 터굿-샘굿-성주굿 후에 비나리를 하고 받은 곡식이나 금품을 그들의 수입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남사당패는 우두머리 꼭두쇠를 위시하여 그 밑으로 보통 4~5명의 연희자를 두고 있는 작은 조직에서부터 크게는 40명, 50명 이상을 거느린 조직도 있었으며 대부분은 일정한 거처가 없는 독신 남자들만의 집단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서 한해 가운데 청소 도구가 가장 많이 팔리는 때를 들라면 단연코 요즘과 같은 설밑(연말)일 것이다. 해마다 연말에 대청소(오오소지, 大掃除) 하는 풍습이 있는 일본이라 그런지 여러 언론에서는 대청소 요령이라든가 청소도구 등에 관한 기사가 넘쳐난다. 일본에서 연말 대청소는 아예 ‘연중행사’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을 만큼 전국적인 행사다. 대청소의 의미는 1년 동안 집안에 쌓인 먼지 등을 털어내고 집안팎을 깨끗이 청소함으로써 새해의 신(神)을 맞이하기 위한 의식으로 이러한 풍습은 멀리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92)때 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궁중에서는 12월이 되면 오오소지(대청소)를 연례행사로 실시했는데 이는 스스하라이(煤払い)에서 유래한 것이다. 스스하라이란 먼지와 그을음 등 한 해 동안 곳곳에 쌓여있는 것들을 털어내는 것으로 ‘털어낸다’는 의미는 집안에 들어온 악귀나 나쁜 기운을 털어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일로 여겨왔다. 그래서 지금도 신사(神社)나 절에서는 긴 장대 빗자루로 경내 곳곳을 털어내는 의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하라이는 에도시대(1603~1868)에만 해도 음력 12월 13일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