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베 다케시(阿部建) 씨는 올해 나이 84살이다. 그는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4박 5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다리도 약간 불편한 그가 한국을 찾은 까닭은 그의 가족사 때문이다. 그의 가족은 자그마치 40명이 한국에서 나고 자랐고 그 가운데 34명이 한국에서 삶을 마감했다. 아베 씨 자신도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그는 지금 한국에서 살다 한국에서 죽은 자신의 가족을 주제로 하는 소설을 구상 중에 있다. 아베 씨는 외가를 소재로 하는 소설을 쓸 예정인데 한국에 오기 전 필자에게 자료 요청을 한 바 있다. 그가 요구한 자료란 다름 아닌 일본인과 가정을 꾸린 외할머니에 관한 것들이다. 그의 외할머니는 부모님이 105인 사건(1911년 일제가 무단통치의 일환으로 민족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사건을 확대 조작, 최후로 105명의 애국지사를 투옥한 사건)에 연루되어 10살의 나이로 고아가 된 인물이다. 부모를 잃은 어린 소녀는 외삼촌 집에 맡겨지는데 외삼촌이 살고 있는 마을은 평안북도 박천군 맹중리로 읍내에는 우편취급소가 있었다. 어린 소녀는 외삼촌의 보살핌으로 자라나는 데 이 마을의 우편취급소장이 외삼촌네 집에 자주 드나들었고 그 인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 속풀이에서는 연변예술대학에서 민족성악을 가르치고 있는 전화자 교수를 만나게 되어 그로부터 연변 동포들의 음악활동을 전해 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합주의 악기형태, 북방의 악기 거문고의 활용여부, 함경도나 평안도의 소리, 판소리, 춤 등에 관해 물어보는 나에게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임을 강조해서 뜻을 함께 한 16명과 함께 1991년 여름, 길림예술학원 연변분원(吉林藝術學院 延邊分院)을 방문했다는 이야기, 김삼진 원장을 비롯한 원로 교수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또 제18회 교류음악회를 위하여 예술학원에서는 기악합주를 비롯하여 남도민요, 대피리 독주, 압록강2천 등의 신민요, 해금 2중주, 경기민요, 목관4중주, 서도민요, 옥류금 독주, 박춘희의 신민요, 예술학원 교학실천 민족악단의 기악합주 옹헤야 등을 준비했다는 이야기, 이러한 연주곡을 감상하면서 다시 한 번 우리의 뿌리가 하나라는 점을 확인하였으며 우리의 감정과 정신이 녹아있는 민족음악을 함께 지켜가야 한다는 의지를 더욱 굳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예술학원이 발표한 종목 하나하나가 모두 각각의 특색을 지닌 아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일컫는 나라현 비조사(飛鳥寺, 아스카데라)의 원형은 부여의 왕흥사(王興寺)일 가능성이 높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와세다대학의 오오하시(大橋一章, 불교미술사)교수 등 일본 연구 팀이 이번 달 초 부여 왕흥사 유적지를 조사한 결과 여기서 출토된 기와 문양과 탑 구조 들이 비조사의 유물과 거의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4월 17일 중앙일보가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를 인용해 쓴 기사다. 부여의 왕흥사는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신리에 있었던 1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절이지만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2007년 이곳에서 발굴된 「창왕 청동사리함 명문」에 따르면 왕흥사는 서기 577년 위덕왕 24년에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고대 부여와 아스카(飛鳥)는 서로 닮은 구석이 있다. 실제로 아스카에 가면 그런 느낌을 더 실감하게 된다. 필자도 아스카는 곧 부여라는 생각을 여러 번 몸과 마음으로 느껴본 적이 있는데 그것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한국의 시골 같은 분위기 말고도 아스카에 남아있는 여러 불교 관련 유적이 그런 생각을 들게 하는 것 같다. 그걸 입증이라도 하듯이 국립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 속풀이에서는 지난 7월 1~2일 열여덟 번째로 가졌던한ㆍ중전통음악 학술 및 실연교류회의 개최 배경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이러한 교류행사가 시작된 계기는 1991년도로 죽(竹)의 장막이었던 중국 연변의 예술대학에서 민족성악을 전공했던 전화자 교수가 한국으로 유학을 오면서 연변의 음악상황을 알려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이야기, 즉 연변에 전통음악을 공부하는 예술학교가 있다는 점, 전통민요와 판소리, 가야금이나 피리, 장쇄납, 저대, 해금과 같은 전통악기들을 배우는 학생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김진 교수를 비롯하여 피리와 퉁소, 단소와 해금, 작곡이나 이론 등을 가르치는 교수들의 이야기, 특히 가야금산조의 창시자로 알려진 김창조의 제자 안기옥에게 김진이 배운 산조를 연변예술대학에서 가르치고 있었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남쪽에서 전승되어 온 김창조-한성기-김죽파의 가야금 산조와 김창조-안기옥-김진으로 이어진 북쪽의 가야금 산조는 상호 어떠한 모습일까 하는 점들도 관심의 대상이었다는 얘기를 했다. 그에 더하여 전통음악을 가르치는 대학뿐이 아니라, 조선족예술단이라는 연주단체가 힘겹게 민족의 음악을 지켜가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은 지금 아키히토(明仁) 일왕(日王)의 ‘생전퇴위’ 문제를 놓고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생전퇴위(生前退位)란 말 그대로 죽기 전에 왕위를 물려주는 것을 말한다. 일본의 역대 왕은 생전에 왕위를 물려준 예도 많고 상왕이 되어서도 정치에 관여한 왕도 있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명치 22년(1889)에 제정된 구황실전범과 등극령에서 규정하기를 왕위 계승은 왕의 죽음으로 계승된다는 것을 전제로 해왔다. 따라서 생존 시에 퇴위는 불가능한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왕이 생전에 황태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생전퇴위’를 고려하고 있다는 의향을 궁내청에 전했다는 사실이 7월 13일 밝혀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일왕은 수년 내에 퇴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일본 정부는 황실전범 개정의 필요성과 왕위 계승의 방법에 대한 검토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7월 14일 산케이뉴스에 따르면 궁내청은 헤세이 21년(2009)부터 고령인 일왕의 건강을 고려하여 일부 식전(式典)에서의 축사를 없애고 외국의 국빈 면회도 줄여 부담을 줄여왔다고 알려졌다. 올해의 경우, 5월에 일왕의 공무를 10건 정도 줄였다. 지난해 1년간 일왕의 공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6월, 대전에서 열렸던 제21회 한밭 전국국악경연대회이야기를 하였다. 최고상은 대통령상으로 관악과 현악, 판소리, 전통무용 등 4개 분야였고, 각 분야는 학생부와 일반부, 특히 무용은 학생부와 일반부 위에 명인부가 포함되었다는 점, 한국의 전통음악이나 춤은 장단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 연주태도나 올바른 자세나 시선, 특히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표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한밭대회의 특징이라면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점인데, 《대전사랑 시민모임》이 전국에서 모인 심사위원들을 성의껏 맞이해 주었고, 출전자가 지난해에 견주어 2배 이상 몰렸으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점 등을 이야기하였다. 바라는 점은 현재의 관악, 현악, 판소리, 무용분야 외에 정가(가곡, 가사, 시조), 경서도 좌창, 선소리, 풍물굿 분야까지 포함하여 보다 확대된 경연대회를 만들어 나간다면 국내 최고의 국악경연 대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 등도 곁들였다. 이번 주에는 지난 7월 1~2일 열여덟 번째 중국에서 가진 한ㆍ중전통음악 학술 및 실연교류회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도록 한다. 이 행사는 해마다 이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 겨레가 즐겼던 4대 명절은 설날, 단오, 한식, 한가위를 말한다. 그러나 이밖에도 정월대보름, 초파일, 유두, 백중, 동지도 명절로 지냈다. 하지만 이제 많은 사람은 유두(流頭 : 음력 6월 15일)와 백중(百中 : 음력 7월 15일)이 무엇인지도, 어느 날인지도 잘 알지 못한다. 유두는 유두날이라고도 하는데,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의 준말이다. 이것은 신라 때부터 있었던 풍속이며, 가장 원기가 왕성한 곳인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날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면 액을 쫓고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졌다. 유두를 신라 때 이두로 '소두'(머리 빗다), '수두'라고도 썼다. 수두란 물마리(마리는 머리의 옛말)로 '물맞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요즘도 신라의 옛 땅인 경상도에서는 유두를 '물맞이'라고 부른다. 유두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았다는 말에서 유래하였다고 본다. 유두에 관한 기록들 유두에 관한 기록을 보면 신라시대 때부터 명절로 지냈을 것으로 짐작된다. 13세기 고려 희종(熙宗) 때의 학자인 김극기(金克己)의 《김거사집(金居士集)》에는 "동도(東都 : 경주)의 풍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복더위가 시작된다는 초복이다. 이제 찌는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릴 텐 삼복의 유래는 무엇이고, 전해져오는 세시풍속은 무엇이 있을까?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데 하지 후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 또는 삼복이라 한다. 우리 조상은 해(년), 달(월), 날(일)에 모두 천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지지(자축인묘진사오미)을 조합하여 갑자ㆍ을축ㆍ병인 등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경일'이란 천간의 '경' 자가 들어간 날을 가리킨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리는데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며, 이를 월복이라고 한다. 1614년(광해군 6년)에 이수광이 펴낸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 《지봉유설》에 보면 복날을 '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이라고 함으로써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있을 때라고 하였다. '오행설'에 따르면 여름철은 '화'의 기운, 가을철은 '금'의 기운이다. 그런데 가을의 '금' 기운이 땅으로 나오려다가 아직 '화'의 기운이 강렬하므로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하는 때라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은 마츠리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각종 마츠리(祭, matsuri, 축제)가 많다. 특히 그 가운데 7월 한 달 내내 하는 교토의 기온마츠리(祇園祭)는 가장 손꼽히는 마츠리다. 한 달 내내 한다지만 일반인들이 볼만한 날은 7월 17일의 가마행렬이다. 기온마츠리의 유래는 전염병이 확산 되지 않도록 신에게 기도하는 의례에서 생겨났다. 지금부터 1,100여 년 전 교토에 전염병이 크게 번져 죽는 사람이 속출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전염병 대책이 없던 당시에는 전염병 발생을 신 곧 우두천왕(牛頭天王, 일명 스사노미코토)의 노여움으로 알았다. 그 노여움을 풀어주려고 기온사(祇園社, 현 야사카신사)에서 병마 퇴치를 위한 제사를 지냈는데 당시 66개의 행정구역을 상징하는 가마 66개를 만들어 역병(疫病)을 달래는 “어령회(御靈會)”를 지낸 데서부터 기온마츠리는 시작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스사노미코토가 신라의 우두신이란 기록이 있다. 《교토 속의 조선(京都の中の朝鮮)》을 쓴 박종명 씨는 서기 656년 가라쿠니(韓國)의 대사 이리지사주(伊利之使主)가 일본에 건너올 때 신라국 우두(牛頭)에 계시는 스사노미코토를 모시고 와 제사를 지낸 것이 그 유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경기도 과천시에서 열린 전국경기소리 경창대회 이야기를 하였다. 《한국경기소리보존회》가 제10회째 열고 있는 경연은 종합대회가 아니라 성악의 한 분야인 경기소리만을 4개 부문, 곧 초등부, 중고등부, 일반부, 명창부로 나누어 각 부문별로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전체적으로 고른 편이었으나 그 중에서도 중, 고등부 출전자들은 노래 가사의 암기나 좌창의 창법, 특징적 표현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는 이야기, 대회의 권위는 심사위원들의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과천 경창대회는 정성을 다하는 대회, 공정한 대회, 투명한 대회로 출전자들이 믿고 참여하고 싶은 대회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예로부터 과천은 전통문화와 관련이 깊은 도시였는데, 한 예로 1930년대에는 《대동가극단》이란 단체가 과천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일제치하에서 신음하던 백성들을 위로해 주었고, 현재에도 서울과 근접해 있는 도시로 자립도가 높고 환경 등, 살기 좋은 도시임에도, 과천 경기소리 대회가 아직도 관(官)에 의지하는 영세한 대회로 남아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겸해서 본선 경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