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윤동주 시인이 릿쿄대학(立教大學)에서 공부한 지 8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가 남긴 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립니다. 윤동주를 그리워하며, 그의 시와 생애를 마주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번에는 오랜 세월 윤동주 시인의 연구를 거듭해 오신 우에노 준 교수님께서 강연을 해주십니다.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이는 오는 2월 18일(일), 도쿄 릿쿄대학에서 열리는 ‘시인 윤동주와 함께 2024’의 안내글이다. 이번 도쿄 릿쿄대학 추도회는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대면으로 열린다. 이날 추도회는 ‘시인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詩人尹東柱を記念する立教の会)’과 릿쿄대학 평화커뮤니티 연구 기구가 공동 주최한다. 추도회는 오후 2시부터 거행되며 1부는 추도 예배, 2부는 교토예술대학 우에노 준(上野 潤) 교수의 ‘윤동주시의 금일성(尹東柱詩の今日性)’에 대한 특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보다 하루 앞선 2월 17일(토)에는 윤동주 시인이 숨져간 호쿠오카 형무소터에서 ‘윤동주 시인 추도 79주년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후쿠오카 추도식은 오후 1시 45분부터 진행되며, 옛 후쿠오카형무소터인 백도서공원(百道西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190) 정숙하게 앉는 것은 공부하는데 가장 도움이 된다. 반드시 옷을 깨끗이 입고 자세를 엄숙히 한 다음 눈을 감고 코끝을 내려다보면서 망령스레 움직이지 않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뜻(情)이 움직일 때에는 그 생각이 어떠한가를 살펴서 알맞지 않으면 막아버리고 알맞으면 따라 행하되, 그 도를 이미 다했다면 예전처럼 고요할 것이다. 정숙하게 앉아 글을 읽는 모습. 이것이 옛 선비의 ‘공부하는 모습’으로 가장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모습이다. 위의 글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유명한 홍대용이 자신을 스스로 깨치는 말을 지어 의관을 정제하고 학문을 익힐 것을 다짐한 글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과거제도 때문인지 우리 문화는 유난히 공부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아무리 훌륭한 가문 출신이어도 ‘공부를 잘해야’ 인정받을 수 있었던 분위기, 출신보다 실력을 중시했던 사회 풍조가 수많은 문제 속에서도 조선 왕조를 약 500년 동안 지탱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역사 저술가인 이수광이 쓴 이 책,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은 조선 역사에서 공부로 이름을 날린 인물 16인을 골라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식재료 중에서 외국인이 매우 싫어하는 것이 있습니다. 번데기, 깻잎, 오징어, 청국장이 그러하지요. 번데기는 그 생김새 때문이고 깻잎은 독특한 향이 익숙하지 않아서이며 오징어와 청국장은 냄새를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외국 비행기 안에서 마른오징어를 뜯으면 비행기가 회항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맛난 오징어 냄새를 외국인은 사체 썩는 냄새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하니 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셈입니다. 오래되지 않은 옛날 강릉이나 삼척 앞바다에 가면 밤바다가 오징어 집어등<어화(漁火)>으로 환하게 수놓아지곤 했는데 요즘은 수온의 상승으로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공부를 가장 잘하는 물고기로는 문어가 꼽힙니다. 한자로 문어(文魚)로 글월 문(文)자를 쓰니까요. 왜냐하면 문어의 머리에는 먹물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놈 먹물께나 먹었구나." 옛 어른들이 지식인을 지칭하던 말이었고 문어의 대가리가 사람의 머리와 많이 닮아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잉크가 귀하던 시절에는 오징어나 문어의 먹물로 글을 썼는데 매끈매끈하니 잘 써졌다고 하지요. 문제는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해마다 가을이 되면 관에서 대장을 가지고 나와 그 과일 개수를 세고 나무둥치에 표시해 두고 갔다가 그것이 누렇게 익으면 비로소 와서 따 가는데, 혹 바람에 몇 개 떨어진 것이 있으면 곧 추궁하여 보충하게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그 값을 징수한다. 광주리째 가지고 가면서 돈 한 푼 주지 않는다. 또 그들을 대접하느라 닭을 삶고 돼지를 잡는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이 펴낸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에서 인용하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무슨 과일이기에 관리가 이렇게 백성을 닦달하는 것일까요? 바로 제주도 귤과 유자입니다. 지금이야 흔한 귤이지만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귤은 정말 귀한 과일이지요. 그렇기에 제주도에서 귤이 진상되면 임금은 ‘황감제(黃柑製)’라는 임시과거까지 열었다는군요. 그런데 이런 귀한 귤을 가져 가면서 돈 한 푼 주지 않는군요. 귤을 거저 가져가는 것은 세금의 일종인 공납이라고 하더라도, 공납 징수하러 와서는 백성이 대접하느라 내놓는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날름날름 거저먹어요? 에라이! 그리고 귤이 바람에 떨어지면 그건 징수 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하는데 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윤옥 선생님, 교토에서 거행될 시인 윤동주의 추도식 정보 감사합니다. 일본에 살고 있어도, 지나쳐 버리게 됩니다. 일본은 최근 들어 큰 재해가 잇따를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저질화가 진행되고 있어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입니다. 특히 군마현(群馬県, 도쿄에서 50분)의 다카사키시(高崎市)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전쟁 중 연행되어 강제노역으로 사망한 조선인들을 위령하는 평화의 추도비가 20여 년 전에 세워졌고, 현지인들에 의해 해마다 위령제가 거행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우익들이 시비를 걸어 군마현에 철거를 요구한 결과 군마현지사(群馬県知事)는 이에 찬성하여 추도비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현지인들이 재판에 호소했지만, 법원에서도 막아내지 못하고 철거가 결정되었습니다. 이어 1월 29일, 불도저로 조선인 추도비는 철거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폭거입니다. 추도비는 한·일간의 문제일 뿐 아니라 아시아 미래의 평화와 우호를 위해 소중한 징표였는데 이를 없애다니 가슴이 아픕니다. 저희들의 철거 반대 목소리가 부족했습니다. 반성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재건할 것을 모두가 맹세했습니다.” 이는 일본 고려박물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풍수(風水)! 바람과 물의 기운을 살려 사람들에게 이롭게 쓰려는 지혜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왔다. 공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곧 기운이 깃들어 있고 이 기운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그곳에 사는 사람의 운명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이다. 어떤 이는 이러한 노력이 별로 효과를 보기도 어렵고, 또 근거도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공간에 영향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환경이 사람을 바꾸는 것처럼, 자신을 둘러싼 공간을 어떻게 조성하느냐는 운명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저명한 풍수 전문가 정동근이 쓴 이 책, 《생기가 샘솟는 집》은 기의 흐름과 오행의 기운을 살펴 실내공간을 꾸미고 공간에 머무는 사람을 이롭게 할 방법을 제안한다. 책을 읽다 보면 사무실이나 안방 등 거주 공간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를 여럿 얻게 된다. (p.17) 풍수의 원리는, 기의 유입과 유출을 조절하여 각자의 기운과 분위기에 맞는 조화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풍수에서는 조화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균형을 강조한다. …(줄임)… 만약 사무실이나 주택에서 뭔지 모를 불안한 분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백범 김구는 나의 소원이라는 수필을 남깁니다. 백범일지의 출간이 1947년이니 나의 소원이 광복 전에 쓰였는지 아니면 광복 뒤에 쓰였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나의 소원에서 가장 감명 깊게 있었던 부분을 소개합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합니다.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의 침략으로 무척 괴로웠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강한 나라가 되어 또 다른 나라를 침략할 수는 없습니다. 오직 한 없이 갖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입니다. 문화는 우리에게 가진 것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해줍니다. 이런 마음을 갖는다면 지금 가진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것입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같은 나라에서 김구는 문화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몇십 년을 앞서가는 그의 혜안이 존경스러울 뿐이지요. 한류라는 말이 유행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지요. K팝으로 불리는 음악부터 K드라마, 한국 패션, 한국 뷰티 제품 등등 한류의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우리의 창의성, 무작위성, 다양성, 감성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서애연구》 8권이 나왔습니다. 《서애연구》는 서애학회에서 1년에 두 번 내는 학술지인데, 창간호를 받은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8권째가 나왔네요. 저는 처음에 서애 류성룡 선생에 관해 연구하는 서애학회가 창립되면서 학술지도 낸다기에, 주로 역사학자가 참여하고 여기에 약간의 정치학자도 참여하는 학술지일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서애연구》를 8권까지 보면서 뜻밖에도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서애 선생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애 선생이라면 임진왜란이라는 미증유의 국난을 극복한 지도자임이 먼저 떠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 리더십 연구자들도 서애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더군요. 8권까지에는 철학자 논문도 많습니다. 서애가 관직에 나가 있고 또 임진왜란 때는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를 했기에 유학에 대해 전문적으로 쓴 글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퇴계의 제자로 기본적으로는 유학자였기에 철학자들도 서애를 연구합니다. 이번 호에는 영남대 철학과 최재목 교수의 <서애 류성룡의 양명학 이해에서 보이는 중층성 해명>이란 논문이 실렸습니다. 서애가 양명학에 양면성을 보이기에 그 중층성(重層性)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금 교토 도시샤대학 캠퍼스에는 붉은 홍매화가 피어날 시기다. 홍매화 가 활짝 필무렵인 2월 중순, 이 대학에서는 아주 특별한 추도식이 열린다. 대학 캠퍼스 안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시비(詩碑) 앞에서 2월 10일(토) 오후 1시 30분부터 시비헌화식(詩碑献花式)에 이어 강연회 등 오후 5시까지 이어진다. 오는 2월 10일 추도식은 <윤동주를 그리는 모임(尹東柱を偲ぶ会), 회장 박희균> 및 <도시샤코리아동창회 (同志社コリア同窓会), 회장 김용주>의 주관으로 열리며, 도시샤코리아센타가 후원한다. 도시샤대학의 윤동주 시인 추도회 일정을 알려온 이는 교토에 사는 우에노 미야코 (上野 都)시인으로 그는 일본의 중견시인으로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일본어로 완역하여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금 세계는 격동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등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할 정도로 긴장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 기후 이상 문제 등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양심을 바탕으로 한 윤동주의 시는 세계 수십 개 언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아나바다 운동은 친환경적이기는 해도 친경제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1997년에 우리나라가 겪었던 외환위기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물건을 적게 소비하는 것이 미덕일지 몰라도 자본주의 경제 제도에서는 물건을 많이 소비하는 것이 미덕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이 돈을 쓰지 않고, 곧 물건을 사지 않고 절약하고 저축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팔리지 않는 물건들은 창고에 쌓이고 공장은 생산을 중단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장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경기가 침체될 것이다. 환경을 보호하려다가 나라 경제를 망칠지도 모른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번 산 물건을 아껴 쓰고 오래 사용하는 것은 좋은 일인가? 싱어(Singer)라는 이름의 재봉틀 이야기는 이 질문에 대해서 시사점을 준다. 독일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아이작 메릿 싱어는 1851년에 미국 뉴욕에 싱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재봉틀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싱어는 경영에도 일가견이 있었나 보다. 그는 미국의 모든 가정에 재봉틀 한 대씩 보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할부판매 방식을 도입하여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 재봉틀이 처음 들어온 것은 187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