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KBS “진품명품”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서 출연자들이 “너무”라는 말을 마구잡이로 쓰고 있음에 신경이 쓰였다. “너무 예뻐요.”라고 말이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말글살이의 표본이 되어야할 아나운서도 “너무 앙증맞죠?”라고 하는 게 아닌가? 말글은 쓰는 사람의 품격을 말해준다. 시정잡배가 쓰는 말을 한다든지, 욕설을 섞어 말을 한다든지 하면 어찌 그 사람을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연예인들이야 잘 몰라서 그런다 치더라도 세상 사람들의 말글살이를 이끌어야할 아나운서가 그렇게 말을 아무렇게나 한 대서야 어디 될 법이나 한가? ▲ 긍정적인 말에는 "너무"가 아니라 "정말, 매우, 아주" 같은 긍적적인 말들을 써야 한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너무”라는 말을 말광(사전)에서 찾아보자. “너무 : 【어찌씨(부사)】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고 되어 있다. 예문으로는 “할 일이 ∼ 많다”, “∼ 걱정하지 마라”, “장소가 ∼ 멀다.”라고 쓴다. 다시 말하면 부정적인 의미가 들어 있는 말이다. 그렇다면 예쁘다, 앙증맞다 따위 긍정적인 말 앞에 어찌씨 “너무”를 쓰면 그 말뜻은 예쁘고 앙증맞아서 좋지 않다는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인간문화재' 지정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잡음이 나는 이유는 적은 인원이 비공개로 심사하다 보니, 공정성을 의심받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인간문화재 지정 때 '나는 가수다' 같은 공개경쟁 방식을 도입하겠다. 이는 어제 조선일보에 실린 나선화 문화재청장의 대담기사 일부다. 이 기사를 읽은 무형문화재 보유자나 국악학자들로부터 이게 말이 되느냐며 흥분하는 말이 들렸다. 물론 그동안 무형문화재 제도를 놓고 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며, 바르게 고쳐야 한다는 것은 국악계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하지만, 무형문화재 제도를 손보는 것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나 문화재청장의 말은 문제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상당한 논의 가 있어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문화재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재청장이라도 개인의 생각을 함부로 비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또 나 청장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지낸 사람으로 안다. 그런데 그동안의 문제점 가운데는 문화재위원들에게도 있다는 말이 들린다. 그러면 문화재위원을 지낸 나 청장도 자유로울 수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며칠 전 연합뉴스에는 문화재 수리기능자 등록증 대여 장사라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서울 용산경찰서가 돈을 받고 문화재 기술자 자격증을 대여한 혐의로 홍모(58) 단청장 등 문화재 수리기술자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힌 것이다. 홍 씨는 숭례문 복원 공사 때 단청공사를 맡았던 중요무형문화재여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다. 숭례문은 일제강점기부터 수난을 당하더니 몇 년 전에는 불이 나 잿더미로 변했고, 새로 복원했다던 것이 여러 가지 부실공사 의혹으로 입방아에 올랐는데 이번엔 복원공사에 참여했다는 단청장이 자격증을 빌려줬다는 게 드러나 숭례문을 더욱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다. 어찌 무형문화재란 사람이 돈을 받고 자격증을 빌려준단 말인가? 문화재(文化財)를 말광(사전)에서 찾아보면 문화의 소산으로 역사상 예술상 가치가 높은 유형 문화재무형 문화재 등의 총칭이라고 풀이한다. 이 문화재 가운데 형태가 없는 무형의 문화재 곧 사람이 가진 기술이나 재능에 인정하는 것이 무형문화재다. 역사상 예술적 가치가 높다에 대해 그 분야에 정통한 문화재위원들이 심사, 인정하면 문화재청은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투명하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편집국장] 지난 12월 19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한글국어, 방송인터넷, 교육청소년 등 1,500여 개 단체가 함께하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해오름식이 열렸다.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 국민의 98.2%가 우리말글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자긍심과는 달리 공공언어는 어렵고, 이해할 수 없게 줄여 쓰며, 이상하게 고쳐 쓰는 따위 말글 잘못 쓰기와 우리말글이 아닌 것의 쓰임이 늘어나고, 욕을 한 적이 있는 청소년이 96%에 이르는 등 낮춤말, 속된말, 남을 해치는 거친 말이 마구 쓰이고 있어서 우리말글을 사랑하는 이들은 걱정이 많았다. 이런 때에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이 만들어진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크게 기뻐해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함께 해 이 운동이 큰 성과를 이루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좀 더 바람직한 운동으로 가기 위한 쓴소리도 필요할 것이다. 먼저 요란한 형식과 구호보다는 함께 하는 이들이 한 가지씩이라도 스스로 우리말글을 위해 실천하는 것이 종요롭다. 예를 들면 간판이나 안내문 따위 또는 신문방송에서 잘못된 말글을 바로잡으려 노력해야 한다. 사진을 찍어서 언론에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편집국장] 평안도와 황해도 민요인 서도소리는 한과 슬픔이 묻어나 있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구성지고 구슬픈 가락, 익살과 해학, 그리고 능청거림의 신명도 있다. 그 서도소리를 바탕으로 소리극을 만든 추풍감별곡 공연이 어제 12월 18일 늦은 5시 이북5도청 대강당에서 있었다. 객석 불이 꺼지고 무대 조명이 올려지자 객석의 눈은 무대에 쏠릴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유지숙 명창이 해오던 주인공 채봉 역은 젊은 제자 장효선에게 돌아갔다. 장효선은 아직 유 명창의 경지에는 오르지 못햇지만 풋풋한 소리로 청중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만 했고, 또 혼신을 다해 소리를 했다. ▲ 공연 중 채봉이 소리를 한다 ▲ 채봉 어머니에게 능청을 떠는 매파 그러나 역시 무대를 장악한 건 추월 역을 맡은 유지숙 명창과 함께 허판서 역을 맡은 박준영, 평양감사 역 문현, 채봉 어머니 역 김명순, 채봉 아버지 역 문영식 등 명창급 소리꾼들의 감칠맛 나는 소리와 연기 그리고 능청맞은 매파 역을 잘 소화해낸 이나라 같은 출연진들이 함께 했음이었다. 특히나 오랫동안 서도소리극에 함께 해온 연출자 김기광, 대본작곡 이상균, 안무 진유림의 무게감은 추풍감별곡의 수준을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활발한 외교를 펼쳐왔다. 미국, 중국은 물론 이제 취임 8달밖에 안 됐지만 유럽까지 섭렵이다. 그런 활동에 여러 의견이 있겠으나 정치적인 것은 정치평론가의 몫이고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어, 영어 연설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싶다. 7년 전 중국 연변대학교 총장이 한국 국립국어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때 그는 만주족은 말에서 내렸기 때문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이란 타는 말(馬)과 사람이 하는 말(語)을 뜻하는 이중어법이다. 다시 말하면 그의 말뜻은 만주족이 타는 말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만주어를 포기하고 중국어를 씀으로써 만주족 자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을 말한다. 그만큼 말글(言語)은 한 민족을 상징하고 한 민족을 지탱해주는 절대필요조건이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 사람들은 옥에 갇히면서까지 우리말을 지키는데 온몸을 던졌던 것이다. 외솔 최현배 선생이 한글은 목숨이라고 외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이처럼 의식 있는 나라는 자신의 말글에 강한 애착심을 갖고 있으며 그런 나라 가운데 프랑스도 뒤처지지 않는다. 요컨대 자신의 말글를 소중히 하는 것은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올해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두산베어스는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아니 그들은 아름다운 2위를 했다. 우리나라 스포츠는 이상하게도 1등이나 우승만 기억하고 2위 이하는 안중에도 없는 게 현실이어서 두산베어스는 모든 경기가 끝난 뒤 의기소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냈다. 특히 팬들을 향해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외친 것이다. ▲ 올해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두산베어스는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아니 그들은 아름다운 2위를 했다.(두산베어스 일간지 광고) 무엇이 죄송하고 고마운 것일까? 팬들의 믿음과 사랑에도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죄송하고, 팬들의 믿음과 사랑을 통해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어서 고맙다는 것이다. 정말 우리가 본받아야할 철학이다. 죄송하다는 자세와 고맙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꼭 지녀야할 정신 자세 아닐까? 이런 사회풍조가 살아날 때만이 우리 사회는 아름다워질 것이다. 나는 두산베어스 팬도 아니고, 프로야구에 크게 흥미를 느끼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광고에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큰 깨달음을 얻었기에 나는 아름다운 2위를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이 땅에 불교가 들어온 이래 불교는 중생들에게 삶의 빛이 되었고, 수많은 전란을 겪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백성은 부처님을 의지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왔다.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와 민족종교 말살의 일제강점기를 극복해온 불교는 이제 마음먹고 열심히 수행을 한다면 그 누가 스님들을 방해할 사람도 없고 탄압할 사람도 없는 좋은 시대를 살고 있다. ▲ ⓒ최우성 사진작가 하지만 아직도 고통 속을 헤매는 중생들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위압적인 모습으로 중생들로부터 멀어져 원망의 소리를 듣고 있는 절이나 스님도 일부 없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요즘 수많은 사람들이 고즈넉한 산사를 찾고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카메라가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필수품으로 익숙한 시대가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절을 찾았다가 씁쓸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것은 카메라 렌즈를 들어 셔터라도 누를라치면 득달같이 스님이나 보살들이 달려 나오며 카메라를 막아서기 때문이다. 특히 사진작품을 찍는 전문 사진작가들의 아우성이 크다. 사진작가들은 절집 사진 촬영을 무슨 돈 벌기 위함이나 명예를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노이즈마케팅(Noise marketing)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관심사를 요란스럽게 꾸며 구설수에 오르도록 하거나, 화젯거리를 만들어 사람들의 이목을 현혹시켜 인지도를 늘리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곧 소음이나 잡음을 뜻하는 '노이즈'를 일부러 만들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기법인데 주로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이나 새로 개봉하는 영화 따위를 홍보할 때 많이 쓴다.라고 풀이한다. 그런데 간송 전형필 선생이 평생 우리 문화재를 모아 지은 간송미술관이 혹시 요즘 노이즈마케팅을 쓰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최근 오마이뉴스에는 간송미술관 간 여고생이 대~박 외친 이유라는 기사가 올랐다. 기사를 보면 기자가 미술관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30분 전에 도착했지만 간송미술관의 너른 마당을 지나 성북초등학교 언덕길을 거쳐 사거리 버스정류장 너머까지 관람하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고 나온다. 정류장 한편엔 A4 용지로 '여기부터 전시장까지 2시간 걸린다'는 알림 문구만 사람들을 맞았고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부터 관람객을 실어 나른 버스는 연신 만원이었다는 이야기로 기사는 시작된다. ▲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그린경제=김영조 기자] 올해 한글날은 제567돌로 법정공휴일이 된 첫해이다. 그래서 이번 한글날은 더욱 의미가 큰 해로 모두가 기뻐했다. 그런데 그 한글날 인터넷신문 대자보에는 이 기쁨에 찬물을 끼얹는 글이 머리기사로 실려 나를 분노케 만들었다. 그는 해괴한 논리와 궤변으로 한글과 세종을 깎아내린 것이다. 도대체 그는 어느 나라 사람이란 말인가? ▲ 훈민정음반포도,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제공 비판에는 대상에 대한 명확한 공부를 한 뒤에 해야 그는 한글이 세계 최고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비교대상이 세계 전체 글자가 아니라 베트남어 등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글자 중에서 1등이라는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라는 평가를 내리는 것은 이런 무식한 사람들이 쉽게 내뱉는 언어의 유희가 아니라 오랜 세월 언어에 대해 공부한 대학자들이 한결 같이 하는 평가라는 점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눈을 감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는 또 다음과 같은 주장도 한다. 한글은 자모 제자 원리와 구성에서 주역의 음양오행설과 천지인 삼재(三才) 이론을 따랐다. 주역의 논리는 중국 주나라를 이상형으로 삼았던 봉건 국가의 빈틈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