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의 여명 속에 피어난 산티아고의 노래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멀리 아련하게 안데스산맥의 여명이 밝아오며 동쪽 하늘이 트이더니, 시끌벅적한 산티아고의 아침이 찾아왔다. 숙소 베란다 아래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모여 국기를 흔들며 외치는 소리와 지나는 차들의 경적 소리가 뒤섞여 들려온다. 타국의 불안한 정국이 이 먼 땅까지 일렁이는 것이 못내 마음 쓰이면서도, 새로운 정치를 향한 그들의 집회가 아침 공기를 뜨겁게 달군다. 길을 나서 '산타루시아언덕'으로 향하는 길. 거대한 벽화 하나가 발길을 붙잡는다. 남미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미스트랄'을 기리는 벽화다. 그녀는 시인이자 외교관이었고 무엇보다 평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어머니 같은 교사였다. 벽화 속 그녀의 눈빛에는 소외된 이들을 향한 애정과 교육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강인한 정신이 깃들어있다. '산타루시아 '언덕은 시내 중심에 보석처럼 박힌 작고 예쁜 공원이었다. 마푸체족 전사의 조형물과 고즈넉한 성벽, 그리고 잘 가꾼 푸른 식물들 사이를 거닐며 시민들은 저마다의 휴식을 누린다. 언덕을 내려와 들른 가브리엘 미스트랄 박물관과 도서관에서 80년 전 노벨상의 영광보다 더 깊게 뿌리내린, 한 나라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무게를 실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