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봄, 차가운 바다서 떠오른 약속 '새깁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그림 속, 차가운 새벽 물안개가 자욱한 바닷가에 홀로 선 남자의 굽은 등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수평선 너머로 이제 막 떠오르는 해는 수줍은 듯 온 세상을 귤색 빛으로 물들이고 있네요.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이 그의 머리칼을 스치고, 모래톱 위 작은 노란 리본과 종이배는 그 바람에 실려온 듯 낮게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의 눈길은 저 먼바다, 어쩌면 그날의 기억이 멈춘 곳을 향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열두 번의 봄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이 계절의 바람은 누군가에게는 따스한 꽃내음이지만, 그에게,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시리고 아픈 기억의 조각들을 실어 나르는 바람입니다. 오늘은 그 아픈 시간을 건너온 우리 모두의 마음을, 그림 속 따스한 아침 햇살처럼 가만히 보듬어보려 합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 뚜렷이 '새기다' 열두 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지는 것은 우리가 그날의 약속을 잊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기억식에서 전해진 "국가가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과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 소식은, 그림 속 떠오르는 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