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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섬찟한 왜장도에서 유래한 '칼송이풀'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현삼과(玄蔘科)라고 하면 얼른 떠오르지 않겠지만 ‘꿀풀과’라고 하면 쉽게 떠오르는 꽃 가운데 ‘송이풀(꽃)’이 있다. 꿀풀은 말 그대로 꽃을 따서 빨아보면 달콤한 꿀맛이 난다. 시골에서 산 경험이 있는 사람은 한 번쯤 이 꿀풀의 달콤한 맛을 기억할 것이다.


 꿀풀과에 속하는 이 꽃은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하는데, 특히 온대 지역에서 많이 자라며 전 세계에 약 220속의 3,000여 종이 있을 만큼 그 모습이 다양하다. 한국에는 송이풀·개현삼, 꼬리풀, 등에풀, 며느리밥풀, 외풀, 좁쌀풀, 토현삼, 투구풀, 해란초 등 21속 55종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림청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서는 한라송이풀, 이삭송이풀, 구름송이풀, 큰송이풀, 그늘송이풀, 나도송이풀, 부전송이풀, 애기송이풀, 바위송이풀 등 12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가운에 칼송이풀과 바위송이풀은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이 둘의 학명은 일본 학자 나카이(Nakai) 이름으로 올라 있으며 칼송이풀은 일본말 나기나타시오가마(薙刀塩釜)에서 온 말이고, 바위송이풀은 이와시오가마(岩塩釜)에서 유래한다.


 그럼 이 두 꽃이 어떤 모양인지『표준국어대사전』에서 그 풀이를 살펴보자. 풀이 가운데 삭과니 총상화서 같은 말은 일본말의 영향이다.

 

   
▲ 왜장도(오른쪽)를 닮았다고해서 붙인 '나기나타시로가마'를 한국말로 번역하여' 칼송이풀'이라고 한다

 

*칼송이풀 Pedicularis lunaris Nakai (나카이)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20~60cm이며, 잎은 어긋나고 피침 모양이다. 7~8월에 연한 노란색 꽃이 잎겨드랑이에 총상(總狀) 화서로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로 10월에 익는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높은 산에서 자라는데 함경북도 관모봉ㆍ설령 등지에 분포한다.


 *바위송이풀 Pedicularis nigrescens Nakai (나카이)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5~10cm이며 뿌리에서 잎이 뭉쳐난다. 7~8월에 꽃부리가 입술 모양인 붉은 자주색 꽃이 총상 화서로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로 달걀 모양이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함남과 평북의 높은 산허리에 분포한다.


 국어사전에서는 ‘칼송이풀’에 대한 유래를 밝히지 않고 않으나 이 꽃이름은 일본칼 나기나타(薙刀)에서 나온 말이다. 왜장도인 이 칼은 처음에 장도(長刀)라는 한자를 썼지만 이는 단도(短刀)에 대비되는 개념이라 단순한 장도(長刀)와 구별하기 위해 치도(薙刀)로 바꿨다. 치도는 단순한 장도처럼 길기만 한 게 아니라 끝 부분이 약간 둥글게 굽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칼송이풀이 처음 소개되고 있는 문헌은 『조선식물명휘,1922』인데 여기에는 한글이름이 없이 일본말과 영어발음(naginatasiogama)으로만 소개되어있다. 이 책보다 나중에 나온『조선식물향명집,1937』에는 한글로 송이풀을 소개하길 큰송이풀, 만주송이풀, 송이풀, 마주송이풀, 가지송이풀, 나도송이풀의 6종만 소개하고 있을 뿐 칼송이풀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왜장도(나기나타시오가마)에서 유래한 칼송이풀은 이미 1922년에 백두산 관모봉에서 발견된 풀꽃이다.


칼송이풀 말고도 왜장도(나기나타)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식물로는 ‘향유’라는 것이 있는데 일본말 나기나타코우쥬(薙刀香薷)를 한글이름에서는 그냥 ‘향유’라고 부른다. 꽃 모양은 일본칼 왜장도 모습 그대로 섬찟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