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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밤 적시던 섹소폰 소리에 돌처럼 서다

[우리문화신문 = 이무성 한국화가] 

   
▲ 거리의 악사와 함께 흐느끼고 싶은 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어둔 밤을 적시는 La vien rose
거리의 악사가 토하는 생의 자화상을 본다
 
그 흐느낌의 색소폰 소리에 내가 흩어져 사라진다
어떤 인생이 장밋빛인가?
해진 신발을 신고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내가 없는 나를 여기까지 이끌고 온 질긴 세월
남은 발자국엔 빗물만 고인다
 
청운의 꿈을 안고
돈암동 전차종점에 내려
가방을 들고 구부정하게 수 세월 넘던 미아리고개
 
허기를 채우려 물을 많이도 마셨지
대중가요 가사에
한 많은 미아리고개라고 하지만
나에겐 '희망의 고개'였지
 
고개 밑 점성촌엔
예나 지금이나 남의 운명을 헤아리는 사람들이 자리하고
시월의 늦은 밤
그 미아리고개 밑 전차 종점에서
흐느끼는 색소폰 소리
'장밋빛 인생'
그 노년의 악사 옆에 나는.............. 돌처럼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