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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균의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잘난 놈 욕 좀 하고, 못난 놈 훈수도 두고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1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는 지난 2009년 펴낸 뒤 그 걸쭉한 언어의 유희에 많은 이가 환호를 했다. 그는 시조집 서문에서 “어허, 할 말 많은 세상, 대신 이놈 말뚝이 잘난 놈 욕도 좀 하고 못난 놈 편에서 슬쩍 훈수도 두려 했다.”라고 읊조렸다. 지금 우리네 세상은 그야말로 할 말 많을 때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문화신문>은 이달균 시인을 다시 불러내 그의 걸쭉한 언어유희와 함께 세상을 훈수하는 연재를 오늘부터 시작하여 주 1회 매주 금요일 이어싣기(연재)를 한다. (편집자 말)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 자작시 해설을 시작하면서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는 고성오광대를 원용하여 쓴 서사극 형태의 시조 54수를 묶은 책이다. 고성오광대는 춤으로 연결되었기에 춤과 춤의 서사적 개연성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오광대’의 다섯은 정설이 없다. 오행설, 혹은 다섯 마당, 오방색 옷을 입은 양반들 등 여러 주장이 있으나 딱히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필자 역시 시집을 엮으면서 고성오광대 연희에 얽매이지 않고 극적 요소를 가미하여 창작하였다. 다시 말해서 한국 탈춤의 특징에 초점을 맞추어 광대놀음 탈춤 맛을 언어(시조)화하려 노력했다.

 

 

오광대 각각의 인물과 무대에 따라 단시조, 연시조, 사설시조, 혹은 이들 형식을 혼용하여 작품화하였으며, 내용은 고성오광대 5과장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개연성 있게 극적으로 창작 구성하였다.

 

이 글에서는 탈춤의 역사와 유래에 관한 것은 생략한다. 이를테면 부여, 고구려의 국중대회에서 공연적 성격의 무용 요소와 탈을 쓴 군중의 가무희로 연희 되었고, 이후 백제의 기악, 신라의 황창무ㆍ처용무 등에서 비롯되었다가 조선 영조 때 정착되는 과정까지의 역사와 유래는 시인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필자가 탈춤에 관해 관심을 가진 것은 1970년대 말, 민속극부흥운동에 힘입은 바 크고, 80년대로 접어들면서 민중적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장르란 생각으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당시 시작(詩作)에 나름 열심이었으므로 소주 됫병과 과자 한 봉지를 사서 시골 촌로들이 있는 곳을 찾아 상여노래, 사설, 구전 등을 듣기도 했다. 좀 더 전문적인 관심을 가졌다면 연관 기관을 찾아가면 되었을 텐데 어정잡이인 나로선 그런 용기도 방법도 몰랐다.

 

메추리 사냥을 가세

팔자센 눈알 분주히 분칠하고

쾌자 흔들며 아픈 굿거리 맞추며

목메어 죽은 낭이 혼백 따먹으러 가세

미몽인 양 붉은 첫 달거리를 하던 밤

느닷없이 서슬 푸르게 하늘이 울고

풀어진 야산 끝에선 신명 나던 노루

능구렁 포수의 신기루가 보였다

                     - <망초꽃 사설(辭說)> 부분

 

그런 어쭙잖은 노력으로 인용시를 비롯한 몇 편의 시를 쓸 수 있었다. 지금 읽어보면 되잖은 시지만 그땐 진정성 있게 찾아다닌 결과물이란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한참 흘러 내가 평소 존경하는 자연인 우화명 선생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고성오광대 구경을 다니게 되었고, 고성에 거주하는 이상원 시인으로부터 고성오광대 초창기 예인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나중 시편에 등장하는 조금산, 허종복 같은 분이 그들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윤석 고성오광대 회장님의 도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결과물이므로 이 글을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를 엮게 된 배경엔 마산의 성선경 시인의 역할도 컸다. 성 시인과 진주 가는 차 안에서 앞서 말한 「한량 조금산」, 「‘만신의 피’ 허종복」 두 편의 사설시조를 보여주었는데, 그는 “형님, 고성오광대 전편을 써서 한 권 책으로 묶어보면 어때요?” 하는 제안을 했다. 나는 곧바로 그러겠다며 응답했다. 창작 도중 평론가 장경렬 교수님과 민속학자 김열규 교수님도 많은 격려를 해 주셨다.

 

이 연재는 오늘을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는 ‘서문’을 한 단락씩, 그다음엔 ‘서시’에 해당하는 「1. 길 떠나는 광대들」 순으로 시조와 함께 해설을 붙여 소개할 예정이다.

 


▶ 말뚝이 가라사대, 양반들 한번 혼나 보소!(대자보)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 서평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