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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새 대통령이 놓친 것이......

문화는 한 나라의 품격이고 그 원천이다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146]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드디어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지난 5년 동안의 평가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들이 다르지만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여러 분야에서 제기되었다. 그것은 주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인 부문에서의 기대였다. 법치와 공정이라는 단어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화면에서 보면 몇 가지 걱정이 앞선다.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이나 강조한 데서 보듯 정부가 간섭하지 않고 공정한 분위기를 이끌고 가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으로 도약을 이뤄내는 것이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대통령의 신념이자 포부이자 추진방향이라는 측면에서 뭐라고 할 이유는 없다. 다만 취임식 행사에서부터 아쉬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 그 취임사에서 문화발전의 중요성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점이다.​

 

그동안 문화강국을 표방하던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선거 이후 인수위원회 시기, 취임준비 시기를 거쳐 드디어 취임하는 날까지 이 새 정부 입에서 문화의 '문'자도 들어본 기억이 없으니 앞으로 이 정부 아래서 문화가 어떻게 될 것인가, 감을 잡을 수가 없다는 걱정이 나오는 것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문화전문가가 없었다고 하고 새로 문화정책을 맡을 장관 후보자도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우리는 문화라는 것이 순수예술이나 공연예술, 영상예술을 넘어서서 우리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그러기에 문화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를 제시하고 나가야 할 터인데 새 대통령이 이에 대한 언급조차도 없다는 것이 아닌가?​

 

선거전이 한창이던 올해 2월 중순에 새 대통령의 문화예술관련 7가지 약속이라는 것이 발표되었다.

 

△우리 국민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문화예술인의 권익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K-컬처가 세계문화를 지속적으로 선도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받쳐주는 한편, △전통문화를 보존해 우리 문화의 저변을 단단하게 다지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에 대한 실행계획으로​

 

1. 지역별 문화격차 해소 및 지역 중심 문화자치시대 개막

2. 전 국민 문화향유시대 확립으로 문화기본권 보장

3. 공정하고 사각지대 없는 예술인 맞춤형 지원

4. K-컬처를 세계문화의 미래로 발전

5. K-컬처 스타트업 지원으로 세계를 감동시키는 문화산업 선진국 도약

6. 전통문화유산을 미래의 문화자산으로 보존하고 가치 제고​

 

등이 제시되었다. 이를 보면 문화전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시중에 그동안 나왔던 여러 과제들을 일괄해서 모아놓은 느낌, 곧 참고서에서 답안을 베껴 제시한 느낌이 강하다.​

 

여러 계획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4번의 K-컬처를 세계문화의 미래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인데 여기에서 실행방안으로 "한복 한식 등의 우리 민족 고유한 정체성이 담긴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기로 했다"라는 것을 제시한다. 그런데 이 구절을 보면 알겠지만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하면서 문제가 드러난 일들을 다시 들고나온 것이다.

 

또 ​외국의 저작권 침해행위에 단호히 대처하여 문화예술인들의 권익과 저작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계획이란다. 우리 문화의 국제적 위상에 상응한 ‘문화안보’와 ‘문화주권’을 확립하여 국민적 자존심을 높이고, 문화가 국민의 삶에 자긍심과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란다. 이런 계획을 보면 구체적인 것은 없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인수위의 7가지 약속 이후 구체적인 방안 모색이나 정책 협의 같은 고민이 보이지 않았고 인수위에 대한 문화부의 보고 내용도 공개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새 대통령의 문화에 대한 인식에 걱정을 해왔던 것이다.

 

물론 새 정부의 안착을 위해 급한 일이 한둘이 아님을 안다. 청와대를 개방하는 문제,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문제, 그리고 가장 큰 논점으로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없애는 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점, 또 코로나로 위축된 국민의 삶을 어떻게 지원해주어야 하는가, 경제는 어떻게 살려야 하는가 ... 등등 문제가 첩첩산중임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기에 대통령의 취임사도 그런 쪽에 우선할 수밖에 없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난관을 넘어서는 진정한 '문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정치 논리로만 바라봐서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 문화는 더는 경제의 부수적인 부분이 아니다. 이제는 연관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동력이다. 또 문화예술은 사회통합의 길을 이끈다. 그러한 길을 새 대통령은 천명하고 이의 실천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세계 무대를 흔들고 있는 우리의 음악, 영화, 출판 등의 문화자산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문화가 숨 쉬고 살아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막연한 문화공약을 넘어 실질적이며 구체성이 있는 실천계획으로 그것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 대통령의 취임사를 듣고는 아쉽고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빠르게 대책이 나오기를 요청한다.​

 

취임식 뒷부분의 문화공연이 과거 화려한 외형보다는 실질을 추구했다고 하는데 취임식에서 부른 두 곡의 노래 가운데 첫 번째 곡인 아리랑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기 힘들지만, 뒷부분의 '네순 도르마'를 들으면서 자괴감이 앞섰다. 고통을 이기고 승리를 다짐하는 노래라는 행사 진행 측의 설명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얼굴인 대통령 취임식에서 내용도 취지도 맞지 않는 외국 오페라 아리아를 연주하다니... 도대체 우리는 음악이 있는가 하고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이다.​

 

그것은 이런 행사에 부를 마땅한 우리 노래가 없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일 터인데, 굳이 찾으면 왜 없을까? 그러고 이런 행사에서야말로 우리 작곡가들의 우리 노래, 우리 음악을 연주하고 들려주어야 하지 않는가?

 

말하자면 흔히들 즐겨 부르는 "돛을 달아라 부는 바람 맞아 물결 넘어 앞에 나가자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찬 곳 희망의 나라로"라는 가사가 있는 '희망의 나라로'라는 가곡을 많이 불렀는데 그것을 다시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함께 미래를 위해 나아가자는 우리 노래가 없을 수 없고, 정 없다면 새로 위촉해 만들 수도 있는 데도 편하게 외국 성악곡을 택해 부르는 것을 들으며 우리가 문화강국인 대한민국에 사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다.

 

대중가수들을 부르지 않았다는 설명이지만 요즈음 세계에 날리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의 음악이나 노래가 많은데 그것을 빼놓고 외국곡을 선정한 것은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우리의 얼굴을 깎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자유ㆍ인권ㆍ공정ㆍ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나가겠다.”

“과학과 기술의 혁신을 통한 빠른 성장으로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하겠다.”​

 

대통령이 제시한 이런 정책의 목적은 우리의 삶의 질의 향상이어야 하며, 높은 문화발전을 통해 인류의 평화와 삶의 향상에도 이바지해야 한다. 문화는 한 나라의 품격이고 그 원천이다. 문화예술은 인간적인 삶의 기초이자 즐거움과 보람, 소통과 통합, 발전과 번영의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문화는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 건전한 문화가 뿌리를 내림으로써 우리가 후손들과 함께 품격있고 편안하고 멋진 미래로 가는 문화정책의 비전과 방책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새 대통령은 20대 대통령이다. 그동안의 대통령이 10대처럼 미숙과 혼란이 불가피했다면 이제 20대로 들어서는 만큼 성숙한 성인처럼 나라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새 대통령의 취임 연설에서 빠진 이 대목을 누가 어떻게 채워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