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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서 키운 채소 1층에서 요리로 판매하는 여사장

<맛있는 일본이야기 652>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월세로 카페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꿈을 물어보면 하나같이 자신의 건물을 갖고 영업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예컨대 1층은 레스토랑 2층은 까페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3층에 수경채소를 기르는 농장(?)을 소유하고 있다면 어떨까? 수경농장에서 재배된 신선하고 청정한 채소를 레스토랑의 재료로 쓴다. 아울러 이러한 채소를 원료로 해서 만든 케잌이나 요리를 레스토랑에서 파는 방식이다. 말만 들어도 흥미롭고 왠지 장사가 잘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러한 멋진 생각을 실현하고 사람이 일본에 있어 화제다. 요코하마시의 기비카요(吉備カヨ) 사장(56)이 그 주인공이다. 기비카요 사장은 3층의 수경재배 농장에서 10종류 정도의 허브 등 잎채소를 키워 이를 재료로 한 케잌과 요리를 만들어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아이코닉 스테이지에서 판다.

 

 

기비카요 사장은 5층 규모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데 3층을 수경재배 농장(1차 산업)으로 개장하고 2층에서 요리나 과자 등으로 가공하여 (2차 산업) 1층의 매점이나 카페에서 판매(3차 산업)하고 있으며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을 한 기비카요 사장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그는 원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인재파견업’을 해왔다. 현재 창업 63년째로 약 3천여 명의 인재를 보유한 ‘조비아’라는 회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궁여지책으로 지난해 1월에는 경비 절감을 위해 요코하마역 앞에 있던 사무소를 처분하고 현재의 (도큐토요코선 토시라쿠역전) 5층 건물로 이사했다. 이사 당시 1~3층은 각각 점포로 세를 주었는데 코로나19로 세입자가 나간 뒤 공실로 이어지고 있었다.

 

 

더는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는 건물을 바라다보면서 기비카요 사장은 ‘새로운 사업을 구상’ 하게 된다. 그것이 지금의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2층은 수경채소를 이용한 가공 공간, 3층은 은 수경재배 농장으로의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처음하는 도전이라 두려움도 컸다. 그러나 한 사람이라도 더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은 욕구로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여 대박을 낸 것이다.

 

갈수록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요구하는 도시 사람들의 취향’에 딱 맞아떨어진 아이템이라 그런지 기비카요 사장의 도전은 적중했다. 지난 1월 개점 이후 이 가게는 언론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가게를 찾는 이들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이다.

 

 

기비카요 사장은 자신의 건물 이름을 ‘서스티너스(SustainuS)’라고 지었는데 이는 이는 영어의 sustain(지속한다)와 us(우리들)의 합성어다. 일본에서는 자신의 지역에서 생산하는 것을 자신의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이 일찌감치 자리잡고 있는데 여기에 빗대어 자기 빌딩에서 나오는 채소를 자신의 빌딩에서 소비한다는 뜻의 ‘점산점소(店産店消)’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기비카요 사장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