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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균의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횃불은 사위고

     광대놀이 끝났건만

 

     신명은 신명대로

     취기는 취기대로

 

     흥타령 사랑타령에

     삼삼오오 몰려간다

 

     봄밤은 깊어가고

     달은 이지러진다

 

     광대놀이 끝나고 나니

     개구리만 청승인데

 

     멀리서 별똥별 하나

     벽방산을 넘어간다

 

 

 

 

< 해설 >

 

이제 하직 막죽*이다. 언제나 끝에 이르면 미진한 것에 눈길이 간다. 부족한 부분도 많고, 다 못한 얘기도 많다. 하지만 재능이 그 정도이니 어쩔 수 없다.

 

광대놀이 끝나고 파장이 되면 그동안 놀았던 신명은 찾을 길 없고, 집에 갈 걱정, 두고 온 식구들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달아올랐던 취기도 차츰 가라앉고, 달도 저만치 이지러진다.

 

연재를 마치면서 나도 먼지를 툭툭 털고 일어선다. 구부려 앉은 무릎이 아프다. 고성오광대를 주제로 한 시집 《말뚝이 가라사대》, 그 다섯 과장을 허위허위 달려오다 보니 숨은 턱에 차고 발목은 저려온다. 단시조와 연시조, 사설시조를 혼용하여 오십 네 수로 엮은 시조 작품에 해설이랍시고 붙이다 보니 더러 허튼소리도 많았다.

 

이런 노래일수록 사설시조가 제격이란 생각으로 넋두리나 흥타령 등 중요한 부분은 사설시조로 구성했다. 사설시조란 앞말이 뒷말을 부르고 뒷말이 앞말을 주워섬기며 어울렁더울렁 구성지게 말을 잇고 가는 시형식을 취한다. 현대에 와서는 산문시에 밀려 많이 쓰지 않는데, 분명 우리 조상님들 풍자와 해학을 더해 즐겨 불렀던 소중한 우리 노래, 우리 시조임이 틀림없다.

 

할 말 많은 민중들이 즐겨 부른 노래이기에 그 맥이 끊겨서는 안 되고 부정해서도 안 된다. 다만, 그 형식이 몸에 맞지 않는 시인들은 쓰지 않으면 그만이다. 연재한 《말뚝이 가라사대》는 하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소리들을 독자와 함께 녹여 본 이야기 시집이다.

 

2009년에 펴낸 시집인데 벌써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런 한물간 시집을 해설을 곁들여 <우리문화신문>에 연재할 수 있게 되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2022년) 이 작품집이 경상오페라단에 의해 마당극 오페라로 무대에 올랐고, 세 차례 공연되었다. 이번 연재도 그런 외연 확장에 힘입은 바 크다. 시집 속에 잠자는 시를 불러내어 대중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막죽 :  마지막이라는 경상도 사투리

 

저는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공연된 <말뚝이 가라사대> 오페라는 2과장과 3과장을 대본화 한 것인데, 올해 다시 4과장, 5과장도 대본화하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전 과장을 묶은 오페라를 공연해 보고 싶습니다. 

긴 시간 달려온 마라톤 같습니다. 내려놓고 나니 홀가분하지만 섭섭하기도 합니다. 삽화를 그려주신 오희선 작가님, 정성껏지면을 만들어주신 김영조 발행인님과 관계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글쓴이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