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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순탄치 못한 남녀관계가 많을까?

무심거사의 단편소설 (7)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미스 정의 어깨 안마를 받던 박 과장이 끼어들었다.

 

“청춘남녀 연애하는 것 같아서 보기는 좋지만, 술집에 와서는 술을 마셔야 하지 않겠소? 그래야지 매상이 오르고, 주인 마담도 좋아하고, 이 아가씨들도 밥 벌어 먹고살고.”

“맞습니다. 제가 미스 나에게 홀려서 그만 깜빡했습니다. 술 한 잔 받으세요.”

 

술잔이 돌았다. 김 과장은 미스 나가 따라주는 술잔을 거듭 비웠다. 박 과장이 농담을 걸었다.

“미스 나! 김 과장이 겉으로는 점잖은 것 같아도 속으로는 바람기가 있다고. 조심해야 할 걸!”

 

김 과장이 말로 반격했다.

“남자가 바람피우는 것은 본능적이지 않나요? 박 과장님은 바람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예쁜 여자를 보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나요?”

 

박 과장이 움찔했다.

“허허, 남자가 바람피우는 것은 본능이라!”

 

김 과장이 미스 나와 러브샷을 한 후 말을 이어갔다.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한 아이가 태어날 때 여자 처지에서 보면 분명히 자신의 분신이다. 그러나 남자의 처지에서 보면 여자가 정숙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그 아기는 자기가 뿌린 씨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 생물체의 본능은 후손을 통하여 자기의 생명을 이어가는 것인데. 남자로서는 자기 분신도 아닌 남의 아기를 애써 키운다면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자기의 생명을 확실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기저기 씨를 뿌리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볼 때 남자의 본능이다.”

 

 

“정말 그럴듯하네요!” 아가씨들이 깔깔 웃었다.

“우리집 둘째 애는 지 엄마만 닮았지 나를 조금도 안 닮았는데 안 되겠군. 오늘 가서 마누라를 심문해 봐야지, 안 되겠네.”

박 과장이 짐짓 놀라는 체하면서 말했다. 그리고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김 과장, 내가 요즘 재미있는 연구를 한번 해봤어요.”

“무슨 연구입니까?”

“이 연구는, 에…… 왜 이 세상에는 가정불화다 이혼이다, 간통이다 심지어는 정사(情死)다 등등 순탄치 못한 남녀관계가 많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했소.”

“동감입니다. 서로 만족하며 사는 부부가 많지 않을 거에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의 결혼제도에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의 사회구조와 윤리규범에 따르면 남녀가 20대에 혼인해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행복하게 사는 것을 이상으로 삼지요. 그러나 20대에 혼인하는 남녀는 서로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철 따라 유행 따라 예쁜 옷도 사 입고 싶고, 값비싼 보석으로 치장도 하고 싶고, 또 좋은 가구도 사고 싶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호텔 뷔페에 가서 식사도 하고 싶고, 계절마다 한 번은 멋진 여행도 해보고 싶고. 물론 모든 여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그런 욕망이 숨겨져 있을 것이오.”

 

“우리 마누라도 그런 것 같아요.” 김 과장이 동의했다.

 

“20대 남자도 마찬가지요. 젊은 회사원들에게 다 물어보세요. 백이면 백 사람 다 남의 밑에서 굽신거리며 일하는 것보다는 구멍가게라도 좋으니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소? 그러나 자금이 있어야 사업을 시작하지. 그러니 때로는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스럽지만 (아더메치) 윗사람에게 ‘예, 예’하면서 속으로는 ‘두고 보자. 나도 언젠가는 꼭 사장이 한번 될 것이다’라고 다짐하면서 참고 사는 것 아니겠어요.”

 

“저를 두고 하는 말씀 같네요. 저도 입사한 뒤 3년 동안 사장님의 갑질에 질렸죠. 그래서 조그만 오퍼상이라도 하나 낼 계획을 세워 적금도 들고 마누라 시켜 계도 붓고 했는데,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왜요?” 미스 나가 관심을 보이면서 물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