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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기도로 초만원인 일본의 '신사참배'

맛있는 일본이야기 <706>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새해가 밝아 오면 일본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신사참배를 위해 전국의 유명한 신사(神社, 진쟈)나 절(寺, 오데라)을 찾아 떠난다.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은 비교적 규모가 큰 지역의 신사라도 찾아나선다. 신사참배의 나라 일본인의 모습은 정초가 되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신사참배야 연중 이어지는 것이지만 특별히 정초에 하는 신사참배를 가리켜 하츠모우데(初詣)라고 하는데 하츠모우데는 단순한 참배가 아니라 ‘정초 기도’의 의미가 크다.

 

일본의 정초 하츠모우데 풍습은 “도시코모리(年籠り)”라고 해서 집안의 가장이 기도를 위해 그믐날 밤부터 정월 초하루에 걸쳐 씨신(氏神)을 모신 신사(神社)에 들어가서 기도하는 데서 유래했다. 그러던 것이 그믐밤 참배와 정초 참배로 나뉘었고 오늘날에는 정초 신사참배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반인들의 정초 기도 풍습은 명치시대(1868년) 중기부터 유래한 것으로 경성전철(京成電鐵) 같은 철도회사가 참배객 수송을 대대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 철도를 이용해 유명한 신사나 절을 찾아다니게 되면서 보편화 되었다.

 

 

하츠모우데(初詣) 기간은 보통 1월 7일까지로 알려졌지만 마츠노우치(松の内)라고 해서 1월 15일까지 하는 경우도 있고 그 기간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1월 안에 신사나 절에 찾아가서 정초 기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초 기도는 절이나 신사에서 하게 되는데 내용은 가족의 건강이나 학업성취, 사업번성 등을 비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도발이 잘 듣는 것(?)으로 알려진 영험한 절이나 신사는 찾는 이들이 어마어마하다. 정초가 다가오기도 전에 인터넷에서는 ‘전국의 하츠모우데 인기 순위’란 꼭지를 앞다투어 만들어 지역별로 유명한 장소를 소개하기 바쁘다.

 

보통은 지역별로 하츠모우데 명소를 소개하는데 홋카이도(北海道)ㆍ도호쿠(東北)ㆍ간토(関東)ㆍ中部(쥬부)ㆍ긴키(近畿)ㆍ쥬고쿠(中国)ㆍ시코쿠(四国)ㆍ큐슈(九州)ㆍ오키나와(沖縄) 별로 나누되 각 지역에서 순위 5위 또는 10위 장소를 소개하는 곳이 많다. 그럼 2024년 도쿄지역 순위 5위 명소를 살펴보자. (https://activityjapan.com 제공)

 

1위 메이지진구(明治神宮, 東京都/渋谷区)

2위 센소지(浅草寺, 東京都/台東区)

3위 니시아라이다이시(西新井大師, 東京都/足立区)

4위 오오쿠니다마진쟈(大國魂神社, 東京都/府中市)

5위 유시마텐진(湯島天神, 東京都/文京区)

 

사실 이러한 순위는 국가 공식적인 집계는 아니다. 2009년까지는 일본 경찰청이 전국 10위권 정초기도 장소를 통계 내어 발표했지만 경쟁 상대의 신사나 절의 입장에서는 민감한 상황이라 2009년부터는 중지했다. 하지만 경찰청 대신 언론사라든가 위키피디어 같은 곳에서는 해마다 전국 상위 10위권 또는 지역별 5위권 등 나름의 통계를 근거로 정초기도 장소를 공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혼인식이나 오미야마이리(생후 30일 이전 신사참배), 시치고상(3.5.7살 아이의 신사참배)과 같은 행사를 흔히 신사(神社)와 절에서 한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신사나 절은 영업권(?)이 보장되는 것이므로 해마다 명소 발표는 매우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입증하듯 신뢰성 있는 경찰청 발표마저 중단시키고 있는 것만 봐도 그 민감성을 엿볼 수 있다.

 

신도(神道, 일본인들의 정신생활의 기반이 되어온 민족신앙)라는 이념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뿌리 깊은 장소인 신사, 그 신사에서는 올해도 정초 기도를 위해 몰려드는 일본인들로 초만원을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