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총론의 운명관에서 “운명은 출생시 천기에 의해 출생자 인생의 길흉화복으로 예정되며, 이렇게 예정된 에너지를 사주 간지로 확인하여 감정하면 일상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 라고 정의 하였다. 이제 이 정의를 다시 종합적으로 살펴보자.

 

상기 정의 중 “운명은~ 예정되며”는 총론의 운명관에서 충분히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출생시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미루어 두었다. 자평은 이를 년 월 일 시, 4개 항으로 분리하였다, 그리고 각항의 간지를 앞 절에서 상세한 자평의 사주확인법( 년주와 일주는 만세력과 유사한 책력에서 월주와 시주는 년주와 일주로부터)으로 구해냈다. 참고로, 자평 시대 이전 에는 태월(잉태한 달)까지 오주를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구한 사주 간지 8자와 대운 등을 (각종 원리에 따라) 해석하면 운명이 예정하는 인생사 길흉화복을 알 수 있다고 가설하고 이를 간명(看命= 사주 감정)의 적중률로 증명하고자 하였다.

이제, 지난 절에 알아본 사주확인법이 어떻게, 얼마나 옳은지 생각해 보자.

 

한가지, 그의 사주확인법에는 중요한 특이점이 있다. 그 옛날, 첫 사주인이 갑자년 자월 갑자일 자시에 태어났다고 하자. 그의 사주는 직감적으로 “갑자/갑자/갑자/갑자 (시주/일주/월주/년주 순)”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평의 사주확인법으로는 “甲子/甲子/丙子/甲子(시주/일주/월주/년주 순)”가 된다. 자월생의 월주가 병자이면 축월생의 월주는 정축이고, 갑자이면 같은 축월생도 을축이 된다. 일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두의 월주 달라진다.

 

이점을 모르지 않았을 자평이 자신의 사주확인법을 왜 이렇게 설계했을까?

필자의 짐작은 다음과 같다.

 

어떤 원리나 논리적 근거는 없다. 단지 이 설계가 적중률을 더 높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적중률은 경험적 통계치이다. 자평은 갑자년 자월생 사주인의 월주를 병자가 되도록 사주확인법을 설계해야 모든 사주 간명의 적중률이 더 높아진다는 통계적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자평의 사주확인법에 의하면 사주의 종류가 최소 50만 종이 넘는다. 이들 사주를 유형별로 나누고 그 검증 방식을 표준화하는 일이 너무 어려워서 적중률을 과학적 통계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과거 길게는 이천년, 짧게는 천년 가량 정확히 예측한 역사적 사례가 수없이 많다. 현대 명리학자 들의 개인적 경험을 종합하면 간명의 적중률은 60~70% 정도라고 하는데 인문학인 명리학의 이 같은 적중률은 내과 의사들이 청진기로 병명을 진단하는 확률인 30%와 비교할 때 매우 의미 있는 수준이다.

 

출생이라는 우연의 사건이 일어나는 연월일시에서 비롯한 사주 간지가 인생사를 이만한 적중률로 예측케 하는 것에 대해 <사주정설>의 저자인 백영관 님은 “가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이 가설이 통계적 방법이 아니라 인과 관계를 보는 학문적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어느 날 명리학의 천재가 나타나서 그 이유를 밝혀주기 바랄 뿐”이라고 하였다.

 

상기 적중율은 사주 감정의 실용적 가치를 강변한다. 사실, 핵에너지의 선용과 악용으로 인류의 운명을 좌우하는 상대성이론이나 물리학의 체계를 근본부터 바꾸어 찬란한 전자 문명의 근간이 된 양자역학의 원리들도 근본적인 인과(因果)는 모른다. 현존 최고의 물리학이나 명리학이 모두 경험적 필연성만으로 그들 이론의 실용적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사주 간지를 감정하여 사주인의 인생사를 일상의 언어로 표현하기”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자. 일상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적중률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이 작업은 명리학도에게 종교인의 수행과 같은 고된 노력과 긴 시간을 요구한다. 다양한 사주와 그 들의 인생을 탐구하고 시대의 변천을 감안하며 기존에 정의된 천간 지지의 의미나 그들의 상호 작용이 만드는 에너지, 음양 오행론 나아가 사주확인법 등의 보완이 서자평 시대 이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지속되어 적중률을 높이는데 큰 몫을 해왔다.

 

과거 역사적으로 많은 간지술이 있었으나 저급한 적중률로 그 자취를 감추고 말았으니 이는 명리학의 성쇠(盛衰)도 적중률에 있음을 역설하는 것이다. 적중률을 높이는 노력은 미래에도 부단히 계속 되어야 할 명리학의 숙제임을 재삼 강조하며 이론 위주의 입문편을 마감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