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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민족의 참 교육자 학산 윤윤기 선생 흉상 세운다.

전남 광주교육대학교 교육박물관 앞서 10월 22일 오후 2시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1.  그의 이름을 가리고
  2.  겨레의 교육을 말하지 마라
  3. 그의 나라사랑 정신을 덮고
  4. 애국을 논하지 마라
  5.  
  6. 거칠고 마른 들판에
  7. 천포간이학교 세워 양정원 세워
  8. 잠자는 조선의 넋을 일깨우신 임
  9.  
  10. 신사참배 창씨개명 황국신민 거부하며
  11. 온 몸으로 일제에 맞서 지켜낸 조국
  12. 두 개로 쪼개짐에 비통해 하던 임
  13.  
  14. 어이타 예재 고갯길서
  15. 그 푸른 뜻 꺾였는가
  16.  
  17. 흘러가는 흰 구름아
  18. 너는 알겠지
  19. 학산이 지켜낸 겨레사랑 마음을!
  20.  
  21. 뭇 산새들아
  22. 너희는 알겠지
  23. 학산의 못다 이룬 꿈을!

                                                   -‘겨레의 참 교육자 학산 선생을 기리며, 이윤옥 시’

 학산 윤윤기(1900-1950) 선생을 알게 된 것은 그의 따님 윤종순 여사님을 알게 되고 부터다. 몇 해 전 한 행사에서 학산 선생을 빼닮은 윤 여사님을 뵙고 명함을 드리고 헤어졌는데 곧바로 손수 쓴 편지와 책 한권을 보내 오셨다. 《민족의 참 교육자 학산 윤윤기, 한길사》가 그 책이다. 기자는 단숨에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 민족의 참 교육자 학산 윤윤기> 한길사 책 표지/학산 선생의 보초병을 생각하며 한시

책장을 덮으며 충격적인 것은 학산 선생이 6.25 한국전쟁 시에 경찰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학산의 생애와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그의 뜻을 오늘에 되살리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의 나이 51살 때 일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일제의 마수가 뻗치던 시절 민족 교육을 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세우고 일제의 감시를 피해 민족 교육을 실시했던 겨레의 참 교육자였으면서도 그의 행적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점이었다. 그의 이름 석자가 책으로 엮어져 나온 것도 겨우 2007년의 일이다. 그의 사후 57년을 맞아서야  우리는 그의 이름 석 자를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니 얼마나 우리는 무심한 사람들인가!

  학산 윤윤기 선생은 누구인가?

 1900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난 학산 윤윤기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서 6.25전쟁까지 이어지는 암흑의 반세기를 치열하게 살아간 민족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다. 1924년 전남 공립사범학교 강습과에 입학한 그는 이듬해 졸업하여 안양공립보통학교 훈도로 부임, 일제의 감시를 피해 민족교육을 실시 했다. 1933년부터 39년 천포간이학교, 1939년 40년 보성보통학교를 거쳐 1940년 4월 12일 무상교육기관인 양정원을 개원 1974년 문을 닫을 때까지 2000여명에 이르는 졸업생을 내보냈다.

   
▲ 1939년 문을 연 양정학교를 배경으로 해방전 학생들의 기념사진

해방 전까지 몽양 여윤형 등과 함께 독립운동을 했으며 건국동맹 비밀조직원으로 활동했다. 해방 후에는 여운형 계열에서 통일정부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운형의 암살과 이승만 정부의 수립으로 뜻이 꺾였다. 좌와 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입장에서 갈라선 민족을 화해시키려 노력하던 선생은 6.15 전쟁 발발 한달 뒤인 1950년 7월 22일 경찰에 의해 무참히살해 되었다. 향년 51살이었다.

  1.  아침부터 저녁까지 산을 바라보고 섰으니
  2. 세찬 비바람 맞으며 배고픔과 추위에 떨고 있네
  3. 멀리 거친 하늘 바라보니 눈보라 몰아치고
  4. 다시 광야를 바라보니 날이 저물어 가는구나
  5. 눈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리니 목이 너무 뻣뻣하고
  6. 발은 한곳에 머물러 있으니 다리는 한가하구나
  7. 조국의 흥망성쇠가 두 어깨에 걸려 있으니
  8. 어찌 살아서 고국에 돌아가랴

이 시는 학산 선생의 ‘보초병을 생각하며’라는 시로 만주 벌판에서 독립운동을 할 때 보초병들의 모습을 보면서 애틋한 마음으로 쓴 시다. ‘새벽 피리소리를 들으며’,‘고향편지를 기다리며’,‘광음’ 등 학산 선생은 조국을 생각하며 쓴 애국시를 많이 남겼다.

 이러한 민족의 참 교육자인 학산 윤윤기 선생을 기리는 흉상 제막식이 광주교육대학교 교육박물관 앞에서 2013년 10월 2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학산 선생이 가신지 63년 만에 학산 선생을 흉상으로나마 곁에서 뵐 수 있어 다행이다. 이날 기자는 학산 선생을 기리는 헌시 낭송을 할 예정이다.

   
▲ 10월 22일 광주교육대학교 흉상 제막식 초대 글

 파란하늘 흰 구름 높은 예재 하늘가에서 비명에 가신 학산 선생께 이 겨레가 조금이라도 진 빚을 늦었지만 더는 셈이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학산 선생의 업적과 참 교육자로 걸어온 그의 일평생에 대한 연구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문의: 광주교육대학교 학산 윤윤기 선생 흉상 제막식 관련 062-520-4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