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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하와이에서 꽃핀 송전 이상윤의 <하와이아리랑>

[서평] 이상윤 회고록 -이민 가는 길 3-

   
▲ <하와이아리랑> 책 표지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무릇 그림이란 연습하고 길들여서 되는 것이 아니라 천성적으로 그림을 좋아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게 되는데 송전 선생이야말로 진정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번 <하와이아리랑>에 선보인 그림들을 보면서 그가 천부적인 소질과 열정적인 창작열로 작품을 빚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는 한국화가 이무성 화백이 송전 선생에게 하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송림에 달빛이 교교히 비치는 내 고향 진도 송월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라고 말한 송전 선생의 표현을 빌려 재일본한국문인협회 김리박 회장은 송전 선생이 시인이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며 대자연을 품은 고향 진도가 그를 시인으로 만든 것이라고 단언한다.  

“저는 이상윤 선생의 이스턴갤러리에서 한국의 훌륭한 예술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하와이 시민들도 그가 하와이 땅에서 펼치는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송전 선생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말은 호놀룰루 시장 커크 칼드웰이 송전 선생의 회고록 <하와이아리랑>에 쓴 축사 가운데 일부이다.  

<하와이아리랑>은 올해 하와이 이민 35년째를 맞이하는 송전 이상윤 선생의 자전적 회고록이다. 그가 단순히 성공한 이민자들과 다른 점은 “한국의 얼을 하와이 땅”에 심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초기 이민자들이 겪어야했던 아픔은 삶의 양념처럼 붙어 다니는 것이지만 송전 이상윤 선생은 그것을 뛰어 넘어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조국의 문화’를 하와이시민들에게 뿌리 내리게 하고 있다는 점이 대다수 이민자들의 삶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 <진도 신비의 바닷길> 이상윤 그림

   
▲ <하와이 오하우섬> 이상윤 그림

대개의 회고록이 성공담으로 채워져 몇 장을 넘기지 못해 지루함으로 가득 찬데 견주어 송전 이상윤 선생의 이민 35년의 삶의 내용은 간결하고 담백하다. 그의 회고록이 간결하고 담백한 것은 대개의 회고록에서 볼 수 있는 인생로정을 대폭 줄이고 그 대신 자신이 그린 그림과 시로 채워져 읽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이끈다. 그것도 토속적 색채가 짙은 송전의 그림들로 지루함을 줄인 회고록은 마치 잘 꾸민 미술관을 연상케 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제 2의 고향인 아름다운 하와이의 자연과 역사를 소개하는가 하면 지금도 이민 보따리를 싸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선배로서의 조언도 잊지 않고 나긋나긋 들려주고 있다. 그것은 마치 고향을 떠나던 35년 전 자신의 모습을 그리면서 살가운 친정 부모의 마음으로 적어 내려간 비망록과도 같다. 

 

   
▲ 붓글씨 작품 <말 한 마디> 이상윤 작

송전 이상윤 선생은 시인이자 화가이다. 그는 조선인을 태웠던 첫 이민선 갤릭호 모형을 만들고 한국의 혼례용 가마를 만드는 하와이 유일의 한국공예가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이 만든 가마를 앞세우고 하와이땅 한복판에서 전통 혼례식을 집전하는 집사이기도 하다. 그것은 뜨거운 조국애가 아니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애국심이며 그 바탕에서 우러나오는 뛰어난 문화적 소양이요, 전통예술의 발현이다. <하와이아리랑>은 송전 이상윤의 35년 하와이 땅에서의 삶을 가장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자기 고백서이며 이민자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책이다..

《하와이아리랑》 도서출판 얼레빗, 값 26,000원

 


이 회고록은 혼자가 아닌 모든 이민자의 이야기이다
[대담] 《하와이아리랑》 지은이 송전 이상윤
 

   
▲ <하와이아리랑> 지은이 송전 이상윤
- 회고록을 낸 소감은?

“아무리 다듬고 써보아도 보여드릴 것 없는 삶이지만 이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여러 이민자들의 성원과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회고록은 나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이민자들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회고록을 쓰면서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니 치열하게 살았던 것이 오늘을 있게 한 바탕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 가장 보람 있었던 이민생활을 꼽는다면?

“되돌아보니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삶이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면 외국인에게 그림과 서예를 가르치고 있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파란 눈의 미국인들은 우리의 그림과 서예를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답게 생각하여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은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것이라 생각하여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 

- 하와이 시장 등 많은 인사들이 회고록 축사를 해주었는데 이들이 한국인에게 갖는 시선은?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정평이 날 정도로 근면 성실합니다. 더불어 고운 심성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이곳 하와이 지도자 들은 아주 좋은 감정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적극적이고 자립심이 강한 한국인들의 삶의 태도를 높이 평가하여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적극 도와주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인들도 하와이 시민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 이민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고향을 떠나 이민생활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서두르지 않고 마음을 차분히 갖는 것이 좋습니다. 고국에서나 하와이에서나 남보다 더 뛰면서 궂은 일, 험한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려는 자세만 갖고 있으면 이민생활은 그렇게 고단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뛰는 만큼 보람이 있는 것이 이민생활이지요. ”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우수한 한국 문화를 위해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서예와 한국화를 더욱 열심히 전수 할 것이며 아울러 전통공예품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특히 한국의 옛 정서가 물씬 풍기는 민속 작품을 만들어 생활사박물관을 꾸미고 싶은 꿈을 갖고 있으며 한인 문화회관이 마련되면 그곳에 전시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한인 단체들과 협력하여 한인 최초 이민 정착지인 이곳 하와이에 하루 속히 한인문화회관을 건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야만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한국을 하와이에 체계적으로 알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