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설궂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설궂다 [뜻]매우 차분하지 못하고 수선을 잘 부려서 보기에 실없다. [보기월]저런 아이들은 열을 모아 놓아도시설궂다는 말은 안 듣겠다 싶었습니다. 낮부터 날씨가 많이 풀릴 거라는 알림을 듣고 나갔는데 아침 바람은 여전히 싸늘했습니다.윗옷을 열고 나섰다가 찬바람에 놀라 얼른 채웠습니다.윗도리를 조금 얇은 옷으로 입고 나왔더니 날씨가 아직은 이르다고 말을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려고 마음 먹었던 일을 겨우 한 가지 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생겼습니다.그 가운데 하나를 하고 나니 낮밥을 먹을 때가 되었습니다.바깥 날씨는 봄날처럼 포근했습니다.따뜻한 국물을 먹으니 바로 땀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있어서 함께 먹었는데 차분하고 얌전하게 먼저 먹고는 놀러 간다고 나가더군요.저런 아이들은 열을 모아 놓아도시설궂다는 말은 안 듣겠다 싶었습니다.아이들 엄마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참 아이들을 잘 키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설궂다'의 작은 말은'새살궂다', '새실궂다'이며 다음과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그들 세 자매는 모두시설궂어집안이 항상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여리꾼/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리꾼 [뜻]가게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끌여들여 몬(물건)을 사게 하고 가게 임자로부터 삯을 받는 사람. [보기월]'여리꾼'을 알려주고'호객꾼'이니'삐끼'같은 말을 쓰지 않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이레부터 하루도 쉬지 않았는데 일은 끝이 없습니다.해야 할 일이 있어서 배곳에 나갔는데 저 말고도 일을 하러 온 분들이 있었습니다.엿날(토요일)에는 사람들이 없을 때 해야 하는 가심(청소)을 하러 온 분들이 있어서 오히려 더 북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해 본 적 없는 일을 맡아 해 나가야 하는 것이 짐스럽기도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하며 배울 것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제 일이 아니고 배곳 일이니 다들 많이 도와 줄 거라 믿습니다. 날이 어두워질무렵까지 일을 하고 나와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이레마다 열리는 골목저자(시장)는 거의 다 끝나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지짐이 먹고 싶어 갔더니 지짐감이 다 떨어졌다고 해서 발길을 돌려 나왔습니다. 다른 집을 찾아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여리꾼인지 가게 임자인지는 모르지만 손님을 끌려고 밖에 나와 있는 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4351_2-3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시나브로 한 뼘 넘게 자란 제사랑꽃(수선화)이 꽃을 피웠습니다.제가 어제가지 지내던 추운 방에서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옮겼더니 봄이 온 줄 알았나 봅니다.아직 밖에 있는 것들은 꽃을 피우려면 조금 남았는데 말입니다.어제 샛노란 꽃봉오리가 보여서 몇 날 뒤에나 필 줄 알았는데 하루가 멀게 느껴졌었던 게지요. 열흘 남짓 되어 길 거라 생각했던 봄말미는 생각보다 많이 짧습니다.새로 맡은 일과 아랑곳하여 해야 할 일이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배곳에 와서 앉아 일을 할 겨를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말입니다. 챙겨 놓은 것들을 간직하기도 어렵지만 버리는 것도 어려운데 깊이 생각하지 않고 버리는 게 아닐까 싶은 일들을 보곤 합니다. 겨울에는 따뜻함,여름에는 시원함이 좋습니다.하지만 그게 없을 때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넉넉할 때가 좋은데 넉넉할 때 다 내다 버리고 나면 아쉬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토박이말도 맛보여 주는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는 크게 다르지 싶습니다.어김없이 돌아온 토박이말 되새김 날입니다.어떤 말이 잊히지 않고 또 어떤 말이 잊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쁘다 [뜻]마음에 차지 않아 시들하다 [보기월]그런 일을 맡게 되면 맡은 일이시쁘게느껴지기 쉽습니다. 요즘 배곳(학교)은 새배해(새학년)을 앞두고 노느매기를 하는 때입니다.저마다 조금씩 다른 게 없지 않지만 요맘 때면 이런저런 이야기가 배곳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합니다. 맡기려고 하는 쪽과 맡지 않으려고 하는 쪽이 있다보니 그 끝에 아름다운 이야기만 들리는 것은 아닙니다.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가는 때도 있습니다.슬기를 모으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분도 있습니다.하지만 모두가 마음에 드는 일은 드문 게 참일입니다. 일이 무겁고 가벼운 게 있기 마련이고 똑같이 나누기 어렵다는 것을 다 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은 살아온 삶이 다르기 때문입니다.끝내 누군가 져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적어 내지만 그대로 되는 때는 거의 없습니다.서로 다른 바람을 고르는 일을 맡은 사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맞춤 토박이말]설날 인사/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가 바뀔 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일 것입니다. 지난 설날에도 이런 인사말을 많이 들으셨을 테지요.그런데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인사를 주고받았을까요? 똑똑히 알 수 없지만 이런 인사를 주고받는 게 그리 오래지 않았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말씀하신 버릇을 미루어 보더라도‘~(하)세요’와 같이 시키는 듯한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뭔가 바라는 것이 있으면“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말을 앞세우셨고,바라는 것이 있을 때는“~하길 바란다.”또는“~하길 비손한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게다가 조선 때 주고받는 편지에 남아있는 새해 인사를 봐도 요즘과 같이 시킴꼴(명령형)이 없었다고 하니 더욱 그렇습니다.인사말도 때와 곳에 따라 바뀌었다는 것을 안다면 요즘과 같이 시키듯이 하는 인사말을 좀 바꾸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생일),한가위,설과 같이 좋은 날을 보낸다는 뜻을 담은 말에‘쇠다’가 있습니다.그러니 설을 잘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설 잘 쇠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여든대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든대다 [뜻]귀찮게 자꾸 억지를 부리다(떼를 쓰다). [보기월]제가 하는 일을 두고여든대는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본 얼숲(페이스북)에서 네 해 앞 나들이를 갔을 때 찍은 찍그림을 보여 주었습니다.마바다(남해)가까운 곳에서 찍은 작은 꽃들을 보면서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었지요.올해는 아직 그 꽃들을 못 만났지만 그렇게 네 해 앞에도 봄이 왔었다는 걸 알려주는 찍그림이 반가웠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방 안에 있는 꽃동이에서 올라 온 싹이 벌써 한 뼘이 넘었으니 우리가 느끼지 못 하는 사이 봄이 성큼 우리 곁으로 와 있나 봅니다. 어제는 여느 날보다 일찍 열었지만 해야 할 일에 밀려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못 했습니다.새배해(신학년)노느매기를 하는 날이었는데 저는 이제까지 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일을 맡았습니다.배곳 일을 두루 살피고 챙겨야 하는 일이라 어깨가 무겁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두고여든대는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서로 다른 삶을 살아 온 만큼 다른 데 무게를 두기 때문에 마뜩잖을 수는 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망스럽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망스럽다 [뜻]몹시(아주)짖궂은 데가 있다 [보기월]제 말이 듣기에 따라시망스럽게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설은 잘 쇠셨는지요?짤붓했지만 좋은 날이었기를 바랍니다.^^ "주고 받는다" 이 말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것 같아서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살다보면 그것을 더 똑똑히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인사도 그렇습니다. 우리 겨레가 만든 좋은 날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날인 설날 인사를 하면서 새삼 느낀 것입니다.아직 인사를 받기보다는 인사를 올려야 할 분들이 많다 보니 여기저기 인사를 올렸지요.인사를 드리고 난 뒤면 인사 갚음을 해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제가 드린 인사보다 더 좋은 말씀으로 갚아 주시기 때문에 오히려 배울 게 참 많습니다. 다음에 제가 나이가 들어 인사를 받고 저렇게 갚아 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멋진 말씀들을 받을 때면 오히려 인사를 올릴 때가 좋다 싶으니 말입니다. 아직 조카들을 만나면 웃어넘길 가벼운 말이 튀어 나오는 저라서 더욱 그렇습니다.저는 웃으라고 한 말이지만 제 마음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삼태기,모래흙,걸질흙,참흙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52, 5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지난 이레 보여드린 쪽에서 몇 쪽을 건너뛰었습니다. 46쪽에‘둘레’, 48족에‘끝까지 굽히지 말고’, 51쪽에‘삼태기’가 있었습니다. ‘둘레’는‘주변’을‘끝까지 굽히지 말고’는‘끝까지 포기하지 말고’를 갈음한 것이라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삼태기’는 요즘 보기 어려운 것이긴 합니다만 시골에서 흙,거름,풀 따위를 담을 때 쓰던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라 참 반가웠습니다. 51쪽 아래부터52쪽에는 묻살이(식물)가 잘 자라는 데 알맞은 흙을 풀이하면서 질흙과 모래흙이 섞인 만큼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누었습니다.모래가 많고 질흙이 적게 섞여 있어 물이 빨리 빠지는 흙은‘모래흙’,모래가 적고 질흙이 많이 섞여 있어서 물이 잘 안 빠지는 흙은‘걸질흙’,모래와 질흙이 알맞게 섞여 지음몬(작물)이 잘 자라는 흙은‘참흙’이라고 했습니다. ‘모래흙’은‘사토(沙土)’, ‘걸질흙’은‘식토(埴土)’, ‘참흙’은‘양토(壤土)’라는 것을‘한자’를 옆에 나란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여겨듣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여겨듣다 [뜻]얼(정신)을 차리고 기울여 듣다. [보기월]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들 하는 말을여겨들을만큼 되면 걱정할 게 없다고 합니다. 배해(학년)를 마무리하는 요즘 까닭 없이 자꾸 싱숭생숭 마음이 어지럽습니다.왜 그러냐고 물으면 뚜렷하게 할 말이 없어서 저도 답답합니다. 어쩌면 저만 그런 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모르긴 해도 아이들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자잘하게 다툴 일도 아닌 일로 다투는 아이도 많고 말을 해도 들은 체 만체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아름답게 마무리를 했으면 한다는 말을 되풀이해서 했는데도 말이지요.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들 말을여겨들을만큼 되면 걱정할 게 없다고 합니다.어른들이 볼 때 아이들 하는 게 뻔히 보이는 것 같고 다 알 것 같습니다.하지만 아이들은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않습니다.일이 있을 때마다 이야기를 해 주면 좋을 텐데 일이 나고 난 뒤에야 말을 합니다.그렇게 하는 건 어른들을 믿지 못하는 것도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하는 말을 여겨들을 만큼 믿음을 주지 못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렇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시름없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시름없다 [뜻] 2)아무 생각이 없다 [보기월]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한낮이 될 때까지시름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지난 닷날은 동무에게 기쁜 일이 있어서 만나 기쁨을 나누기로 한 날이었습니다.배곳 일을 챙겨 한 다음 제가 하기로 마음 먹은 일을 하려고 앉아 있다가 보니 만나기로 한 때가 거의 다 되었더라구요.서둘러 셈틀을 끄고 짐을 챙겨 나갔습니다. 조금 늦긴 했지만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지난 일,앞으로 할 일까지 이야기는 날이 바뀔 무렵까지 이어졌고 집에서 걱정이 되어 한 기별을 받고서야 헤어졌습니다.여느 날 많이 먹지 않던 것을 늦게까지 많이 먹어서 그런지 속도 부대끼고 머리도 아팠습니다.푹 자고 일어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한낮이 될 때까지시름없이누워 있었습니다.잠도 자다 깨다를 되풀이했습니다.할 일이 많아 배곳에 갈 거라고 마음 먹었던 사람이 말입니다. 겨우 일어나 일을 하려고 셈틀 앞에 앉았는데 일감이 안 보였습니다.지난 닷날 나오면서 챙겨 왔다고 생각했는데 없는 걸 보니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