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부터는 한국의 <전통음악학회>와 중국의 <연변예술대학>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19회 전통음악 학술 및 실연교류회>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행사가 시작된 계기는 1991년로 당시 국립국악원에 와서 유학생활을 하던 연변대 전화자 교수를 통하여 연변의 여러 정황을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같은 민요라도 남한에서는 자연스럽게 육성이나 진성으로 발성하지만, 연변지방에서는 가성이 섞인 북한식 창법을 쓰고 있기 때문에 매우 높고 빠르게 불렀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가야금 산조의 김진 교수 이야기를 소개하며 현재 중국의 비물질 문화재 <가야금예술>의 보유자로 있는 김성삼 교수나 한국에서 25현 가야금음악의 연주와 작 편곡으로 유명한 김계옥 교수 등이 그의 제자라는 이야기, 전교수의 정황설명을 듣고 그 해 여름에 처음으로 당시 길림예술학원(吉林藝術學院) 연변분원(延邊分院)을 방문했다는 이야기, 이로부터 교류행사의 물꼬가 트였으며 향후, 어떠한 장벽이 우리를 가로막는다 해도 이 교류행사를 계속하기로 굳게 약속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도 실연교류회의 이야기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양력이 일상생활의 기준이 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명절도 양력으로 쇤다. 8월 15일은 일본의 한가위인 오봉(お盆)으로 지난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일본은 고향을 찾는 이들로 전국이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북적거렸다. 고향을 찾지 않는 사람들은 오봉기간을 이용해 산과 바다로 놀러가는 바람에 붐비는 도로는 더욱 붐빈다. 시즈오카현의 시모다(下田)는 인구 2만 5천 명 정도의 작은 도시다. 도쿄에서 승용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시모다는 귀성객으로 붐비는 게 아니라 해수욕장이 있어 오봉 연휴를 이용해서 놀러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지난 12일부터 지인인 노리코 씨 집에 묵고 있는 글쓴이는 일본의 오봉 기간의 교통 정체를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집 근처에 해수욕장이 있는 관계로 도쿄로 향하는 길이라는 길은 모두 막혀버려 생활필수품을 파는 슈퍼까지 차로 10분 거리 정도 걸리던 도로가 1시간 씩 걸릴 정도로 정체가 심하다. 지인인 노리코 씨는 올해 62살로 89살의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 오봉이라고해서 특별히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고 오봉과 관련된 음식 같은 것도 만들어 먹지 않았다. 하지만 설날(양력 1월 1일, 오쇼가츠)에는 오세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틍소잽이 동선본의 독주회 이야기를 하였다. 퉁소 생활 45년을 기념하고 퉁소음악의 확산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준비된 음악회였다는 점, 퉁소는 듣기는 좋으나 제도적인 뒷받침이 부족해 전승이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란 점, 퉁소는 단소에 비하면 보다 굵고, 긴 형태이고, 청공(淸孔)이 있어 대금과 유사하다는 점, 기록에는 고려 때 중국으로부터 유입되어 주로 당악(唐樂)계 음악에 편성되어 왔지만, 조선조 중기 이후에는 향악(鄕樂)에 도 쓰이기 시작하였으나 현재에는 민속음악에만 쓰이고 있으며, 특히 시나위나 산조, 함경도의 북청사자놀음에 반주음악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얘기했다. 동선본이 퉁소와 인연을 맺게 된 연유도 함경남도 북청에서 월남한 부친의 영향이 컸으며 본격적으로 북청사자놀음에 입문해서는 신선식, 전준식, 마희수, 김영곤, 변영호 명인들에게 직접 사사를 받아 현재 국가문화재 전수조교로 퉁소와 함께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는 점, 앞으로 퉁소음악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공연활동, 음원개발, 음반제작, 등 퉁소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지난 2017년 6월 30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복날의 마지막 말복(末伏)이다. 최남선이 쓴 《조선상식(朝鮮常識)》에는 이 복날을 '서기제복'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곧, 서기제복에서 '복(伏)'은 꺾는다는 뜻으로 써서 복날은 더위를 피하는 피서가 아니라 정복한다는 뜻이라고 이야기한다. 서양 사람들은 이때를 '개의 날(dog's day)'라고 부른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인데, 이 별은 삼복 기간이 되면 해와 함께 떠서 함께 진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삼복 때 태양의 열기에 가장 밝은 시리우스의 열기가 보태졌기 때문에 한해 가운데 가장 덥다고 생각했다. 복날 즐겨 먹었던 먹거리는? 말복(末伏)은 입추가 지난 뒤지만 아직 조금만 움직이면 땀으로 뒤범벅이 되는 때다. 이렇게 더위가 한창일 때 우리 겨레는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을까? 먼저 여름철에는 지나친 체열의 손실과 땀의 많은 분비 탓에 체액과 나트륨 손실이 있게 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겨레는 수박화채에다 소금을 뿌려 먹었으며, 복숭아에 소금을 쳐서 끓여 받친 즙으로 지은 밥인 “반도반(蟠桃飯)”을 먹었다. 또 여름엔 땀으로 몸 안의 질소가 많이 나오므로 단백질 보충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디가 아픈 것일까? 중년 남자는 몸을 조아리고 연신 철불(鐵佛)을 씻어 주고 있었다. 도쿄 스가모 고간지(高岩寺)에는 병 치료에 영험한 철불(鐵佛)이 있는데 이 철불을 만지면 온갖 병이 낫는다는 소문이 있어 특히 고령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철불 이름은 도게누키지장(とげぬき地蔵, 바늘을 빼준 지장이라는 뜻)으로 옛날 한 무사의 시녀가 바늘을 삼켜 고생하다가 이 철불에 기도하여 바늘이 빠졌다는 뜻에서 유래한다. 지장보살은 지옥에 떨어지는 중생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성불을 못 한다는 보살로 한국의 경우 명부전(冥府殿)의 주존불로 믿고 있다. 명부전을 지장전이라고도 부르며 명부의 심판관인 시왕(十王)이 있다고 해서 시왕전이라고도 한다. 지장전에는 지장보살상을 중심에 모시고 좌우에 도명존자, 무독귀왕, 그 좌우에 시왕을 안치하고 앞에는 동자상ㆍ판관(判官)ㆍ녹사ㆍ장군(將軍) 따위를 갖춘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절에 따로 명부전이 없으며 고간지(高岩寺)처럼 지장보살상 만을 모시거나 자녀를 지켜주는 뜻으로 아기를 안고 있는(子安地蔵) 형태의 지장보살상을 모시는 곳도 있다. 관서지방에서는 지장봉(地蔵盆, 봉(盆)이란 한가위를 가리킴)이라고 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포천의 소리꾼, 박영실이 포천 문화원에서 묵계월류 경기잡가의 소리판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묵계월은 자신만의 특유한 목구성을 지닌 명창이었고, 국가에서 인정한 예능보유자의 자리를 나이가 들었다고 스스로 용퇴한 최초의 양심적인 명창이었으며, 포천에서 발표회를 열게 된 박영실 역시 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은 제자로, 선생의 경기잡가를 충실히 이어가는 동시에 <영평8경소리>를 활성화한 소리꾼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박영실은 포천시민은 물론, 우리 문화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 <적벽가>와 <출인가> <선유가>와 <방물가> 등 쉽지 않은 긴 호흡의 좌창을 12명의 제자들과 제창하였는데, 시종일관 자신있게 불러 주었으며 객석을 메운 포천시민들의 조용하고도 성숙된 감상태도도 훌륭했다는 이야기, 박명창은 포천의 <영평팔경>, 즉 여덟 개의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한 한시에 현대적 언어로 재창작을 하고, 새롭게 곡을 얹어서 <영평팔경가>로 만들었다는 이야기, 이를 노래와 춤, 연극으로 입체적 무대를 꾸며 꾸준히 공연되고 있어서 포천의 명물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금년도 어느듯 벌서 상반기의 최후명절인 유두가 되었다. 6월 15일을 유두라고 하야 연중명절의 하나로서 치니 이것은 달은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조선의 독특한 것이다. 조선의 독특한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자랑할 것은 아니지마는 이 유두절의 기원과 행사에 대하야 잠깐 고구(考究, 자세히 살펴 연구함)해보면 이것이 실로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동시에 또한 민중적흥미를 갖고 잇는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유두절에 대하야”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1936년 7월 2일 치 기사 일부분이다. 그런가 하면 동아일보 1924년 7월 16일 기사에도 “금일은 유월유두일”이라는 기사도 보인다. 또 같은 동아일보 1960년 7월 8일에는 “오늘 유두절, 생과일 잔칫날” 기사도 있어 60년대까지도 유두절을 명절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겨레가 즐겼던 4대 명절은 설날, 단오, 한식, 한가위를 말한다. 그러나 이밖에도 정월대보름, 초파일, 유두(流頭 : 음력 6월 15일), 백중(百中 : 음력 7월 15일), 동지도 명절로 지냈다. 하지만 이제 많은 사람은 유두와 백중을 잊은 지 오래다. 유두는 유두날이라고도 하는데,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와세대대학 서점에서는 어떤 책들이 잘 팔리고 있을까? 점심 무렵에 서점 안에 들어섰으나 방학이라 그런지 찾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다. 서점 입구에는 등산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코너를 마련해 놓았는데 《시작하자 등산》, 《일본 백 명산 등산지도》 띠위등산 관련 책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편, 다른 코너에는 일반 서점처럼 베스트셀러 책을 진열해 놓았는데 주간 랭킹을 문고판과 일반책으로 구분해서 순위를 3위까지 매겨 놓았다. 문고판 1위는 에도시대 시인인 마츠오바쇼의 ‘오쿠노호소미치(奥の細道)’ 2위는 스미노요루의 청춘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3위는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였다. 한편 일반 신간의 1위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입문’, 2위는 무로마치 시대의 내분을 그린 ‘관응의 요란(観応の擾乱)’ 3위는 ‘메뚜기를 쓰러뜨리러 아프리카로(バッタを倒しにアフリカへ) ’였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점이다 보니 시중의 베스트셀러와는 조금 다를 것이다. 특히 문고판 1위 자리에 마츠오바쇼 작품이 올라있는 것을 보면서 일본 대학생들이 고전을 외면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하이카이(俳諧, 5.7.5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까지는 유지숙 명창이 불러주는 서도 좌창 <제전(祭奠)>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벽파 이창배의 《가창대계》에서는 <제전>의 노랫말을 표준어로 기록하고 있으나, 황해도 출신의 박기종 명창은‘오’를‘우’로 표기하며‘날 다려만 가렴아.’와 같은 부분도‘날 데려만 가소 구레’로 불러서 향토색이 짙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예전에는 인생무상을 강조하는 독백형식의 넋두리로 시작하는 형식이었으나 근래에는 곧바로 노래부터 시작한다는 이야기, 제전의 장단은 불규칙적이면서도 자유스런 리듬이나, 6박의 도드리 장단형태가 중심이 되고, 부분적으로는 4박, 5박, 7박의 형태도 있어 노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반주가 용이하지 못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묵계월 명창을 스승으로 모시고, 소리공부를 열심히 해 온 포천의 소리꾼, 박영실이 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한 여름(7월 26), 포천 문화원에서 묵계월류 경기잡가의 소리판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두들 더위를 피해 피서를 떠나는 시기에, 경기북부 지방의 포천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비인기 종목으로 치부되는 잡가 발표회를 갖는다는 자체가 보통의 상식으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같은 동양권이지만 일본은 한국과 달리 초복이니 중복이니 하는 복날이 없다. 따라서 복달임(복날에 그해의 더위를 물리치는 뜻으로 고기로 국을 끓여 먹음)도 없다. 대신 토용의 소날(土用の丑の日, 도요노 우시노히)이라고 해서 장어(우나기)를 즐겨 먹는다. “옛날에는 장어를 그렇게 쉽게 먹을 수 없었지요. 그러다 보니 무더위에 장어라도 먹고 힘내라는 뜻에서 장어를 먹는 풍습이 생긴 것은 아닐까요?” 다카라 아이코(73살)씨는 어제 7월 25일 ‘장어 먹는 날’에 대한 유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답을 했다. 기자는 보름 일정으로 다카라 씨 집에 묵고 있는데 ‘장어 먹는 날’ 인 어제 특별히 저녁 식탁에 ‘장어(우나기)’가 올라오지는 않았다. 그것은 어쩜 복날이라고 해서 한국인의 식탁에 모두 삼계탕이 오르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일지 모른다. 특별히 장어를 먹게 된 유래에 대해 재미난 이야기는 에도시대(江戸時代、1603~1868)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더운 여름철에 장어가 하도 안 팔리자 장어집 주인이 당대 유명한 학자인 히라가 겐나이(平賀源内,1728~1780)에게 어찌하면 장어를 만히 팔 수 있는지를 문의 했다고 한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