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유광남 작가] 또 다른 방해자의 등장은 오표를 경직되게 만들었다. 평범한 살인이라고 판단했던 오표에게 이런 뜻하지 않은 대상들의 출몰은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빌어먹은, 운이 상당한 여자다? 장예지의 입에서도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저하? 그녀는 말을 하고는 황급히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상대방의 신분을 그리 발설해서는 안 되는 법이 아니던가. 하지만 너무 놀라서 튀어나온 말이었다. 왕세자 광해군이었다. 그는 세자의 복장을 벗어 던지고 갓과 도포 차림이었다. 일국의 세자가 변복을 하고 나선 것은 확실히 놀라운 일이었으며 이렇게 장예지의 앞에 등장하는 것 또한 이변이었다. 우리는 범상치 않은 인연을 지니고 있음이 확인 되었구나. 광해군은 기뻐하였다. 평범하지 않다. 오표는 직감적으로 상대의 신분이 예사롭지 않음을 간파했다. 선비 복장의 광해군 배후에 기도가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저하라고 장예지가 소리쳤다. 그렇다면 그가 광해군이란 말인가? 궁궐에 머무르지 않고 변복을 한 채 백성들의 곤궁한 생활을 시찰이라도 나 온 것일까? 오표는 일부러 눈동자를 마주치지 않으며 곁눈질로 광해군을 훑어보았다. 무군사 시절 먼발치에서 본적이 있다
[그린경제=가람기자] 춘향로 이도령고개(뒷밤재길)... 춘향과 도령의 헤어짐이 아쉬운 눈물의 길 배롱나무는 남원시의 시목이다. 특히 이도령고개의 배롱나무꽃길은 찾는이를 취하게 한다. 옛 정철과 자미에서 또한 춘향과 도령이 헤어짐의 슬픔이 남겨진 길로서 그 의미를 더하게 한다. 남원시(춘향골)의 시목 백일홍! 온 대지를 붉게 물들인 백일홍이 유혹하는 계절입니다. 이글거리는 태양과 찌는 듯한 더위! 그 뜨거운 열기에도 백일홍의 가녀린 꽃잎들이 잘버티어 냅니다. 우리고장의 대표적인 자미화(백일홍꽃)는 광한루를 축성하면서 정철과 자미의 애잛픈 사랑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봉래섬의 자미화를 심었답니다. 그런 연유에선지 오래 전부터 자미화가 심어졌고, 지금은 남원시의 시목으로서 우리고장의 대표적인 나무가 되었습니다. 우리고장에서 자미화로 대표적은 곳은 춘향로의 이도령고개죠.. 대표적인 꽃길이라 해도 되겠고, 많은 이야기는 물론, 효용가치가 높일 수 있는 특별한 코스가 될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죠... 또한 춘향과 도령이헤어짐의 아쉬운 눈물로걷던 길이기도합니다. 흐드러진 자미화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도로까지 침범하는 꽃길에 그만 넋을 잃고 맙니다.
[그린경제=유광남 작가] 겉으로는 짐짓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장예지 역시 몹시 놀라운 상황이었다. 설마 이런 장소에서 이런 날에 김충선의 지기를 만날 줄이야. 구대일은 구대일대로 다음의 처신을 어찌해야 할지 조심스러웠다. 무엇보다도 김충선과 그녀의 관계가 궁금했다. 낭자는 내 친구와 어떤 사이요? 장예지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어떤 사이던가? 김충선과 자신은 스승과 제자인가? 아니면 깊은 연모의 대상? 그도 아니면 이제는 생판 남남? 전에 조금 인연이 있었지요. 조금의 인연이란 말에 구대일은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호, 다행이구려. 그렇습니까? 그렇고말고요. 혹 가까운 상대였다면 내 친구에게 큰 결례를 저지를 뻔 했지 않습니까. 대일은 넉살 좋게 말하였다. 비록 말은 그리 하였어도 여전히 켕기는 구석이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조금 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인연입니까? 장예지는 이제 망설이지 않았다. 과거의 일일 뿐입니다. 그 말인 즉, 현재는 전혀 미련이 없는 관계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왜 그런 것이 궁금하세요? 장예지의 질문에 구대일이 웃었다. 제가 유일하게 존경하는 친구가 충선입니다. 또한 그 벗이 마음에 두고 있는 일이 있다면 그 또한
[그린경제=유광남 작가] 오표는 제거해야 할 장예지의 등 뒤로 바싹 다가서며 그런 생각을 했다. 막연한 시선으로 하천을 하염없이 내려다보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살아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 어쩌면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에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 역시 젊은 특권이 아닐까. 오표는 스스로 위안을 했다. 그녀의 고통을 마무리하는 역할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오표는 침통에 숨겨진 오독침(五毒針)으로 그녀의 목덜미 양쪽에 자리한 천주혈(天柱穴) 중 한 곳을 찔러 버리고 그녀의 등을 슬쩍 밀어 청계천으로 밀어버리면 그만 인 것이다. 그녀는 포청에 의해서 단순 추락사로 기록될 것이었다. 혹시 우리 구면 아닌지요? 그 삶과 죽음이 엄숙한 순간에 불쑥 이방인 한 명이 끼어들었다. 갓과 도포를 착용한 선비가 장예지에게 수작을 걸고 있었다. 오표의 발걸음이 잠시 멈추었다. 의외의 방해자로 인해서 노여움이 잠시 끓어올랐다. 동반하여 죽을 자? 선비는 넉살 좋은 생김새였다. 소생은 승정원 주서(注書)로 있는 구대일이라 하외다만. 장예지는 낮선 인상으로 접근해 온 구대일로 해서 잠시 혼란스러운 눈길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 사람이 별로 머리가 영특하
[그린경제=가람 기자] 남원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한 여름 밤의 소리여행, 국악뮤지컬 가인 춘향 등 다양한 상설공연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판소리의 본고장 남원에서는 오는 21일부터 한 달 간 매일 저녁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 여름 밤의 소리여행은 오는 21일부터 한 달 동안 저녁 8시 사랑의 광장 야외무대에서 국악, 가요, 댄스, 비보이, 밴드. 통기타 등 다양한 공연으로 펼쳐진다. 남원시는 지난 5월부터 공연 단체를 모집해 농악단체, 울림통, 올디스벗유밴드, 춘향골 음악사랑협회 등 17개 단체의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남원시는 올해로 18년째 사랑의 광장에서 여름철 관광객들을 위한 상설공연을 마련해 소리의 고장 남원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매회 기립박수를 받으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국악뮤지컬 가인춘향도 공연을 확대해 여름철 관광객을 맞을 계획이다. 현재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광한루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남원시립국악단의 국악뮤지컬 가인춘향은 오는 26일부터 8월 24일까지 한 달간 금토로 공연 요일을 확대해 더 많은 관람객들에게 남원 국악의 멋을 알릴 예정이다. 전라
[그린경제=유광남 작가] 오표가 장예지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맑게 흐르는 청계천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살구나무 가지에 꽃잎이 시름하는 모양을 보니 봄이 깊어가는 모양이었다. 그 분과 이곳을 거닐었다. 장예지의 가슴에 사부 김충선이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사람과 걸었던 수표교의 향취가 마지막 이란 생각이 들자 콧등이 시큰거렸다. 아니, 비단 청계천만이 아니고 이제 한성과는 작별을 고할 생각이었다. 두 번 다시 번잡한 세속으로 나오고 싶지 않았다. 고향의 산골짜기에 비구니들만이 모여 있는 작은 암자가 있었다. 장예지는 그리 떠나고자 했다. 사부, 대업을 반드시 이루소서. 사부 김충선과 마지막 이별을 고하기 위해 그녀는 추억의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오표가 그녀의 행방을 뒤 쫒아 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추적과 암살, 교란과 침투에 독보적인 훈련을 받은 전사였다. 사모하는 정인을 단념해야 하는 여인의 심리쯤은 쉽게 파악할 수 있지 않은가. 반드시 그녀가 나타날 것이란 예측은 적중했다. 충분히 기다려 주겠소. 오표는 내심 중얼거렸다. 장예지의 가냘픈 몸매를 뒤 따르며 그녀의 손
[그린경제=이한꽃 기자] 지금쯤 그곳에는 온통 연꽃 세상일 것이다. 진주 정촌면 예하리에는 신라 때부터 전해오는 아름다운 연못이 있다. 진주의 옛이름은 강주로 이곳에 볼 일이 있어 내려갔다가 귀경길에 강주연못엘 들렀을 때는 6월 중순이라 아직 연봉우리만 올라왔었다. 뭐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연못 들머리(입구)에 다다르자 예쁜 안내판이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 예쁜 그림으로 눈을 즐겁게 한 강주연못 안내판 대부분 연못이나 물가 들머리(입구)에는 경고판을 세워 물에 들어가지 말라, 이를 어기면 벌금에 처한다는 투의 글씨를 빼곡히 써두는 게 보통인데 이곳은 다르다. 강주연못 들머리의 안내판은 구구한 말이 없이 주의사항을 알기 쉬운 그림으로 잘 표현해놓아 어린이라도 금방 알 수 있게 해놓았다. 이곳에 와서 안내판을 읽을 사람을 배려한 발상이 곱다. 공공시설물 앞에 협박성 또는 경고성 글을 써두기 보다는 순화된 아름다운 말로 적어주거나 그림을 그려주면 보는 사람의 마음이 훨씬 편하다. 본받을 일이다. ▲ 진주 정촌면 예하리 강주연못 ▲ 강주연못의 6월 중순 모습 참고강주연못은 본래 강주의 영터(康州營基)라고 전한다. 진양지(晋陽誌)에 따르면 하륜(河崙:
[그린경제=유광남 작가] 김충선이 우리에게 보여준 지난 5년간의 성과를 헤아린다면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상기됩니다. 이회가 부친 이순신에게 아뢰었다. 이순신이 대답대신 고개를 가만히 끄덕였다. 김충선은 1592년 임진전쟁이 시작되자 바로 부하들과 투항하여 조선을 위하여 조총 기술을 전수하고 조선의 관군들은 물론이고 의병과 합류하여 무수히 많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김충선은 어떤 면에서 이순신과 많이 닮아 있었다. 무관이면서도 역시 그는 학문적 성취가 남달랐다. 유학의 조예도 깊었으며 병서(兵書)를 풍부하게 섭렵하였고 두뇌가 비상하였다. 생각은 깊었으나 행동은 빨랐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을 선택하였고 까다로운 조선의 사회에 적응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낸 것이다. 그 친구는 기필코 이루어 낼 것입니다. 이번에는 김충선과 동갑인 이울이 믿음을 드러냈다.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이라 했지 않느냐. 이순신은 두 아들을 둘러보았다. 이회와 울은 동시에 대답했다. 아버님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일은 사람이 꾸미는 것이지만 성패는 하늘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순신이 다시 북쪽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나는 단지 치열하게 투쟁했던 그들 오랑캐
[그린경제=가람 기자] 남원 삼동(三童)굿은 남원시 보절면 괴양리에서 백중날(음력7월15일)에 이루어지는 세시풍속이다. 남원에서 동북방 12km지점에 위치한 보절면 괴양리는 동으로 약산(지네)서로 계룡산(닭)이 남북으로 뻗쳐서 풍수지리적인 해석으로 지네가 닭을 해친다는 설화에서 유래되어 삼성의 동자로 하여금 지네를 밟아 준다는 민속놀이로 매년 음력 칠월 백중날(음력 7.15)에 행해지는데 수확을 앞둔 농민들이 풍년을 기원하고 아이가 무병하게 성장하여 출세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마을의 안녕 그리고 주민들의 단합을 목적으로 이곳에서만 전승되고 있는 민속 놀이다. 7월 백중이면 열리는 괴양리의 '삼동굿놀이' 과거 삼동굿이 열리면 남원을 비롯한 인근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천변을 가득메웠다고 한다. 삼동굿과 관련하여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말이 있는데, 죽어 옥황상제 앞에 불려나가면 옥황상제가 삼동굿을 세 번보았느냐?라고 물어 몇 번 보지 못했다고 하면 다시이승으로 돌려보내고 세 번이상 보았다고 하면 저승으로 보낸다는 말이 지금도 전해내려오고있다. 해서 인근사람들은 삼동굿을 꼭 보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삼동굿놀이는 풍수지리에의한 마을의 지세를 북돋우고 마을의 안녕과
[그린경제=최미현 기자] 한 건물의 지하주차장엘 갔다. 그런데 한편엔 노유자 전용주차라고 쓰여 있다. 차마 노숙자 거주공간이란 소리는 아니겠지. 그러면 혹시 노약자와 유아 곧 어린이? 국어사전에도 오르지 않은 말을 새롭게 만들어 쓴 모양인데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도록 만든 까닭은 무엇일까? ▲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쓰인 노유자전용주차 어쩌면 잘난 체를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에 한자가 아닌 한글로 쓰면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러면 한자 좋아하는 사람들은 때는 요때다.라면서 그러니까 한자를 써야지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익히 쓰던 노약자를 써주면 굳이 한자를 쓰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 참 여기 노유자 말고도 그림부호(이모티콘)가 하나 있는데 얼핏 보기엔 여성을 뜻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노유자가 아니라 여성전용이라고 써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