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이 좋은 까닭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가지마다 새잎이 나온다고 신록의 봄을 좋아한 것이 엊그제인 것 같은데 어느새 나뭇잎들이 녹색보다 더욱 진하게 변해 마치 검은 느낌을 주는 계절이 되었군요. 7월이 지나고 8월입니다. 참으로 계절의 버뀜은 무섭다고나 할까요. 한여름 40도 가까운 뜨거운 열기가 날마다 힘들게 하는 나날이지만 저는 요즘 기다려지는 게 있어서 이 더위를 참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집의 어린 곤충학자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그 어린 학자가 여름 방학이거든요. 지난 5월 어린이날은 부처님 오신 날까지 합해져 휴식기간이 길었는데 그때 어린 학자가 우리 집을 방문했습니다. 요즘 애들은 산에 가자고 하면 잘 안 따라오는데 손말틀(휴대전화)을 들고 성큼 따라오더라고요. 산책로를 조금 들어가는데 이 학자가 길옆에 주저앉으면서 땅 가까이에 있는 벌레를 보며 소리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와 자벌레다." 우리 어른들이야 벌레를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그런데 그 어린 학자는 자벌레를 보고는 환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습니다. 자벌레가 자처럼 몸을 써서 움직인다고 설명합니다. 이 자벌레가 커서는 이렇게 된다며 대뜸 휴대전화로 곤충이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5-08-06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