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누는 '노느매기'의 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갑작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아침,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기별이 들렸습니다. 한뉘(평생) 한약방을 꾸리며 번 돈을 아낌없이 배움이와 이웃에게 내어주셨던 진주의 큰 어른, 김장하 스승님의 이야기입니다. 스승님께서 꾸리시던 옛 '남성당 한약방'이 고장 사람들의 배움터인 '교육관'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바라는 것 없이 베푼다는 뜻을 이어받아, 이제는 집마저 내어놓으신 스승님의 삶을 보며 저는 문득 '기부'나 '나눔'이라는 말보다 더 깊고 튼튼한 우리말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토박이말, '노느매기'입니다. '노느매기'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누는 일, 또는 그렇게 나누어진 몫'이라고 풀이를 합니다. 이 말은 곰곰이 뜯어보면 볼수록 그 맛이 더 깊어집니다. 옛말에 '나누다'는 뜻을 가진 '놀다'의 끝바꿈꼴(활용형)인 '노느'에, 몫을 정한다는 뜻의 '매기다'에서 온 '매기'를 더한 말이지요. 그저 가진 것을 뚝 떼어 주는 게 아니라, 너와 내가 한데 어우러져 서로의 몫을 살피고 고루 나눈다는 동아리(공동체)의 따뜻한 마음이 이 낱말 속에 오롯이 배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