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금빛에 물든 달항아리는 고고한 자태로 눈길을 끈다. 좌우대칭적 균형은 안정감을 주고, 달항아리 전체에 퍼진 미세한 균열감은 오래된 세월의 가치 표현으로 조선의 대표 예술품 달항아리에서 느낄 수 있는 순수한 고전미까지 살려냈다. 고급스러운 금박과 어우러진 달항아리의 새로운 모습은 마치 달빛에 비친 형상으로도 다가와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작가는 신작 위주로 "금빛, 그 너머" 이름으로 9월 6일(토) ~ 9월 30일(화)까지 서울 갤러리블라썸(관장 최명숙)에서 초대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고요한 밤하늘을 연상하게 하는 짙푸른 바탕 위에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달항아리. 완벽한 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나지도 않은 둥근 형태는 푸근하면서도 은은한 긴장감을 품었다.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빚어진 듯 매끄럽지 않은 표면은 손으로 빚어낸 흔적과 불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자 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달항아리의 표면은 단순한 색을 넘어서 새벽녘 희미하게 떠오르는 달빛 같기도 하고 풍요로운 가을 들판의 황금물결 같기도 하다. 빛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는 황금빛은 보는 이의 마음에 따뜻함과 풍요로움을 동시에 선사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오는 9월 2일부터 7일까지 창덕궁 낙선재(서울 종로구)에서 「낙선재유(遊)_이음의 합」을 주제로 한 전통 예술작품들을 선보이는‘제3회 K-헤리티지 아트전’을 연다. * 운영시간: 9.2.(화)~9.7.(일) 09:00~17:30 전시에는 무형유산 전승자를 비롯한 전통 장인과 현대 작가 51명이 참여해 달항아리, 자수 병풍, 누비옷, 청자 등 전통예술과 현대적 해석이 어우러진 작품 140여 점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세대를 잇는 문화적 가치와 ‘융합’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와 국가유산형 예비사회적기업인 세이버스코리아ㆍ(재)한국헤리티지문화재단이 주관하고 빙그레가 후원하는 민ㆍ관 협력 행사로, 무형유산 작품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이해를 확산하는 동시에 창덕궁을 방문하는 나라 안팎 관람객들에게 궁궐의 정취 속에서 한국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의 조화를 감상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 기간 창덕궁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창덕궁 입장료 별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작품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돕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덴버박물관(Denver Art Museum)에서는 3월 2일 <한국의 달항아리, 다시 차오르다(Lunar Phases: Korean Moon Jars)> 특별전을 개막했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의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의 하나로 연 것이다. 덴버박물관은 아메리카 원주민 예술, 아시아, 유럽, 미국 및 남미의 회화, 조각, 도자 등 방대한 수집품을 소장한 기관이다. 2023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의 지원을 받아 한국미술 특별전 열고 한국 현대 작가 연계 프로젝트, 한국실 담당 인력 채용 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달항아리 전시는 지난 2023년 12월에 연 <무심한 듯 완벽한, 한국의 분청사기(Perfectly Imperfect: Korean Buncheong Ceramics)>에 이은 두 번째 한국미술 특별전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2025년 첫 우리 문화유산 나라 밖 전시이기도 한 이번 특별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달항아리 3점이 출품되어 북미 대륙 한가운데에서 미국 관람객과 만날 예정이다. 달항아리, 한국 문화의 아이콘으로 다시 차오르다 달항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랜만에 인사동에 지인을 만나러 나들이했다. 일찍 간 덕분에 약속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거리를 어슬렁거리다가 달항아리를 한국채색화로 그린 그림을 보았다. 달항아리를 작가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아담한 전시장에는 달항아리뿐 아니라 꽃신과 청자와 분청 도자기를 그림으로 표현해 놓은 그림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바로 정영신 작가의 ‘미래를 향한 과거의 여정’ 개인전이다. 절제와 담백함으로 빚어내 순백의 빛깔과 둥근 조형미가 아름다운 조선백자 달항아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다. 그야말로 조선백자를 대표하는 꾸밈없는 담백함이 자아내는 모습이야말로 조선시대를 대표하고도 남음이다. 하지만, 여기 전시된 한국채색화 ‘달항아리’는 담백한 모양새에 홍매화와 백매화를 곁들여 훨씬 아름답게 묘사했다. 거기에 둥그렇게 뜬 달은 담백함을 넘어 풍요로움을 담고 있음이 아니던가? 거기에 또 하나의 달항아리, 이건 백자가 아니다. 짙푸른 바탕에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인용하여 순금 물감으로 금강산의 깊이를 표현한다. 금강산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달항아리를 그저 한국채색화로 그려내기만 하는 것은 창작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강경화 작가(시각디자인전공, 미술학박사)가 ‘달항아리, 컬러를 만나다’ 개인전을 9월 16일(월)부터 9월 18일(수)까지 성수동 뎁센드2 갤러리(서울 성동구 광나루로2길 34 B1)에서 연다. ‘달항아리, 컬러를 만나다’ 전시회에서는 컬러, 형태, 문화에 대한 다양한 요소들을 기반으로 패러디, 그래픽,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 15여 점을 소개한다. 달항아리는 조선 후기 만들어진 한국의 도자 문화를 대표하는 도자기로 달과 닮았다고 해서 달항아리라고 불리고 있다. 강경화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떠나 달은 인류와 언제나 같이했던 존재였다. 각자의 공간에서 인류는 다양한 방식으로 달과 교류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한국의 정서와 미감을 담은 작품부터 추상적ㆍ문화적인 컬러감 있는 요소와 접목한 작품까지 달항아리를 통해 달과 인류의 다양한 교류의 방식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라며 “달항아리가 지닌 형태적인 아름다움이 다른 요소들과 색다르게 결합한다면 어떨까라고 하는 기획에서 이번 작품들을 그리게 됐다. 많은 분이 함께 공감해 주시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복을 가져다준다는 의미가 있는 달항아리를 백자가 아닌 그림으로 볼 수 있는 전시회에 다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완 성 - 나태주 집에 밥이 있어도 나는 아내 없으면 밥 안 먹는 사람 내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아내는 서울 딸네 집에도 못 가는 사람 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면서 반편이 인간으로 완성되고 말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절제와 담백함으로 빚어내 순백의 빛깔과 둥근 조형미가 아름다운 조선백자 달항아리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큰 항아리를 한 번에 굽에서부터 몸체, 어깨, 아가리까지 물레로 성형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였다. 이렇게 붙이면 붙인 부분이 굽는 과정에서 갈라지거나 틀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완전한 원형을 이루기가 어렵다. 따라서 달항아리는 살짝 이지러져 비대칭의 대칭을 이루며,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원형이라고 모두 같은 대칭의 원형이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김현정 학예사는 “이러한 형태는 고요하기만 한 듯한 달항아리에 미세한 움직임과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마치 실제 달과 같이 둥글고 자연스럽고 또 넉넉한 느낌을 준다. 분명 담박한 선으로 표현된 부정형의 정형을 보여주는 달항아리의 형태는 어디에도 없는 조선만의 형태다.”라고 말한다. 실로 조형미의 극치라는 평가를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농경문청동기, 신라의 화려한 금관, 순백의 달항아리 등 교과서에 나오는 국보급 문화유산이 지역 박물관을 찾아간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국보급 우리 문화유산으로 6개의 전시를 꾸미고 전국의 소속박물관과 함께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2개의 지역 공립박물관을 직접 찾아 자체 기획한 교육프로그램과 공연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형식의 문화행사 <국보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를 연다. 4월 25일(목) 낮 2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각 개최지의 지자체 대표와 관계자들이 모여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문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출범식이 열렸다. 전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이번 출범식은 순회전시 진행 계획 등을 공유하고 전시의 의미와 취지를 되새기고자 마련하였다. 국립박물관과 지역 문화기관이 더욱 긴밀한 협력망을 구축하고 지역 문화 전반에 대한 서로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저출산, 고령화, 청년이탈 등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 지역 문화쇠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022년 실시된 국민문화예술활동과 국민여가활동조사에서 소도시 주민은 대도시 대비 문화예술관람률(5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김영조 소장님이 쓴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에는 조선의 도자기 가운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백자철화끈무늬병 이야기도 나오네요. 술병의 경우 술을 마시다 남으면 허리춤에 차고 가라고 술병에 끈을 동여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백자철화끈무늬병은 이 끈을 아예 백자 속에 무늬로 집어넣었습니다. 그것도 진짜 끈이 달려있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그린 것도 아니고, 그냥 끈을 휙~ 그려 넣었습니다. 물론 자세히 보면 청색 선을 미리 긋고 이를 따라 끈을 그린 것으로 짐작은 되지만, 어쨌든 끈은 한 번에 그렸을 것 같습니다. 처음 박물관에서 이 백자를 보았을 때, 이 끈을 그려 넣은 조선 도공의 해학에 감탄하던 생각이 납니다. 이 백자를 보고 어떤 사람은 넥타이 병이라고 하데요. 하하! 달리 보면 백자가 넥타이를 맨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백자 밑바닥에는 ‘니ᄂᆞ히’라고 쓰여 있습니다. 글씨체로 보아 끈을 그린 도공이 내처 바닥에 이 글씨를 쓴 것 같습니다. 뭘까? 자신의 서명인가? 아니면 ‘니나노~’ 하듯이 흥겨운 감정을 표출한 것일까? 하여튼 백자철화끈무늬병은 조선 도자기 가운데 가장 해학이 넘쳐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0월 24일 저녁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제175회 미술품 경매>는 낙찰률 61.96%, 낙찰총액 약 48억 원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출품 직후부터 눈길을 끌었던 백자대호 <달항아리>는 34억 원의 낙찰가를 기록하며 국내 경매 달항아리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 작품은 47.5cm에 달하는 크기와 완전한 원형에 가까운 형태, 담백한 유백색의 피부 등으로 출품 직후부터 ‘국보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 3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와 9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출품작보다 낮은 높이의 달항아리가 높은 값에 낙찰될 만큼 달항아리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경매사인 서울옥션에서 이처럼 수준 높은 달항아리가 소개되고 거래되었다는 사실은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도자류 등 고미술 높은 관심, 고미술품 시장 반등 마중물 될까 최근 여러 해 동안 근현대미술이 미술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이번 경매에서는 고미술 꼭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내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백자대호>뿐만 아니라 <청자기린형향로>, <백자청화수복문대접>와 같은 도자류, &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근간으로 왕실의 품위와 선비의 격조가 미술품에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문기(文氣)가 흐르는 품위와 격조는 조선백자의 미적 특성이기도 합니다. 17~18세기 영ㆍ정조 연간에 제작된 조선백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 시기에 조선은 왜란(1592~1598)과 호란(1636~1637)의 피해를 극복하여 정치ㆍ사회ㆍ경제적으로 안정과 번영을 회복하였으며, 문화적으로는 조선 제2의 황금기를 이루었습니다. 조선의 관요에서는 순백자, 청화백자, 철화백자, 동화백자 등 다양한 종류의 백자가 제작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백자 큰 항아리가 바로 ‘백자달항아리’입니다. 17세기 후반에 나타나 18세기 중엽까지 유행한 이 백자는 보름달처럼 크고 둥글게 생겼다 해서, 1950년대에 ‘백자달항아리’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달항아리를 조선백자의 알맹이로 꼽는 이유는 절제와 담박함으로 빚어낸 순백의 빛깔과 둥근 조형미에 있습니다. 이는 중국과 일본의 도자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조선 달항아리만의 특징입니다. 조선의 이상과 세계관을 담은 백자 조선은 ‘예(禮)’를 중시하는 유교 사회였습니다. ‘예’란 유교 문화 전통에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