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16개의 대형 보가 만들어졌다. 강변의 모래밭은 사라지고 보의 상류에 16개의 커다란 호수가 생겼다. 단군 이래 가장 큰 토목사업이라던 4대강 사업에 들어간 돈은 22조 원이었다. 4대강 사업을 2011년에 준공한 지 1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오랫동안 추적하여 만든 다큐 영화 <추적>이 2025년 8월 6일 극장가에서 개봉되었다. MBC 사장까지 역임했던 최승호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거대한 거짓말, 17년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이 영화에서는 4대강 사업 이후에 해마다 여름이면 녹조가 발생하여 사람과 물고기와 농작물과 생태계에 피해를 준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최승호 감독은 영화 개봉과 함께 ‘4대강 재자연화를 촉구하는 10만인 서명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의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은 “4대강의 보를 철거해야 한다”라는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 4대강의 보를 철거하자는 주장은 너무 과격하다는 것이다. 이왕 많은 예산을 들여서 만든 4대강 보를 유지하면서 개선책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4대강 사업의 세 번째 목표는 4대강 보에 많은 물을 저장해 두면 가뭄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4대강의 16개 보에 저장된 물은 모두 7억 2,000만 톤이나 된다.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지방을 여행하다 4대강 보 옆을 지나다 보면 보 위쪽으로 물이 가득 차 있는 호수를 볼 수 있다. 많은 국민은 “4대강 사업으로 이처럼 많은 물을 저장해 두었으니, 가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아무리 문제가 있다고 해도 가뭄을 막는 데는 성공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견해를 가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4대강 보에 가득 차 있는 물은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너무 야박한 평가가 아닐까? 필자가 보기에 4대강 사업의 가뭄 대책은 치명적인 두 가지 결함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물 부족 지역과 물 저장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다. 최근에 물 부족은 강의 상류와 지류, 그리고 산간 지방과 해안 지방에서 나타난다. 4대강 본류에 만든 보에는 물이 가득 차 있지만 본류에서 거리가 먼 지류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하면 보에 저장된 물을 공급하는 시설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