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섣달에 거행하던 대나례(大儺禮)를 복구했다. 당초 인조(仁祖) 인조 15년(1637) 난리 뒤에 허비가 많은 것 때문에 임시로 정했었다. 이때 이르러 임금이 《주례(周禮)》와 《오례의(五禮儀)에 규정한 예전(禮典)》를 상고하여 관상감(觀象監)이 그전의 제도대로 복구하도록 명한 것인데, 다만 방상씨(方相氏)가 쓰는 종이 가면(假面)을 나무로 대신한 것은 비용을 덜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숙종실록》 24권, 숙종 18년(1692) 12월 18일 기록입니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12월 27일(수)부터 29일(금)까지 사흘 동안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송년공연 ‘나례(儺禮)’(연출 박동우)를 선보인다고 하지요. ‘나례’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그믐날 밤 궁중과 관아, 민간에서 묵은해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태평한 새해를 맞이하고자 고려부터 조선까지 700여 년간 행해졌던 의식입니다. 나례는 한 해의 맨 마지막 섣달그믐에 어린아이들 수십 명에게 붉은 옷을 입히고, 붉은 두건을 씌워 궁중으로 들여보내는 것이 행사의 시작이지요. 《숙종실록》에 나오는 ‘방상씨’는 대체로 눈이 네 개인 형상의 가면을 쓰고 귀신을 쫓는 사람을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세월 빠르다. 시간 빨리 지나간다는 말은 하면 바보인 것 같다. 엄연히 뻔한 진리인데 새삼 읊조리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일 터. 그래도 현실인 것을 어떻게 하나. 누구처럼 새해가 되었다고 희망을 노래한 것이 언제던가, 벌써 일 년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새해를 맞아하려고 했던 몇 가지 일들은 반의반도 시작도 못 하고 또 어영부영 살다가 다 써버렸으니, 여름 장미꽃잎처럼 팽팽하고 빛나던 나의 꿈은 어느새 시들었고 다시 찬 바람에 가시마저도 숨구멍을 닫아야 하는 때가 되었다. 내일모레가 섣달그믐이다. 우리가 양력을 쇠니 양력으로 따져볼밖에. 섣달그믐이 어떤 밤인가? 해가 바뀌는 밤이다. 절서(節序)의 빠름은 전광석화와 같고, 시간의 흐름은 달리는 말이 문틈을 스쳐 가거나 뱀이 골짜기를 지나가는 것과 같단다. 시인은 해가 저물어 간다고 자신의 감회를 부쳐 읊고, 공자(孔子)는 세월이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음을 탄식하며 한숨을 쉬었다. 평생을 내 집으로 생각하며 살던 회사를 나온 지도 벌써 해로 보면 두 자릿수에 가까워진다. 그전에는 선배들이 하던 대로 여행도 가고 놀기도 놀고 또 선배들의 도움으로 개인적으로 좋은 일도 없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