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시사 합작시 40. 억새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억새풀 가을바람에 흰머리 날리며 (달) 우는 소린가 너털웃음인가 (심) 으악새는 새인가 갈대인가 (돌) 잎새 슬피울어 하얘진 넋들 (초) ... 25.9.19. 불한시사 합작시 1970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들은 가을이면 문득 떠오르는 노래 가사가 있다. 박영효 작사, 손목인이 작곡하고 고복수가 부른 <짝사랑>이다. 바로 이 노래에는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사람들 대부분은 으악새가 쓸쓸한 가을숲에서 저 혼자 울고 있는 '새(鳥)'를 연상한다. 어른들이 부르는 대로 따라 흥얼거렸을 뿐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새가 어떻게 생겼는지, 왜 가을이 되면 슬피 우는지 젊을 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으니까. 80년대 부산에 살 때였다. 예총부산지부 부회장을 지내던 천봉이라는 연예분과 원로에게 "으악새는 어떤 새인가?" 물었다. 그는 <앵두나무 우물가에>, <엽전열단냥> 등 히트곡을 수없이 작사한 분이었다. 그로부터 돌아온 답은 실망스럽게도 새가 아닌 갈대과의 '억새'풀의 사투리였다. 마른 억새잎들끼리 바람에 서걱이며 부딪치는 소리를 소쩍새 슬피 울듯 '슬피 운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