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혜 선리’란 “닻 들자, 배 떠난다는 말”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서도좌창 <배따라기>를 소개하였다. 그 의미는 배 떠나기란 점, 이 노래는 어부들의 처지나 신세를 스스로 가련하게 여기면서 탄식조의 소리로 부르는 노래라는 점, 박지원이 쓴 《한북행정록(漢北行程錄)》에도 <배타라기(排打羅其)>란 곡명이 보이는데, 여기서는 출장차, 바다 건너 중국으로 출국하는 사람들을 전송하기 위한 절차를 마치고 배가 떠날 때, 불렀던 노래의 이름이란 점, 그러나 현재 전해오는 서도좌창, 배따라기와는 별개의 노래이며 서울 경기지방에서 주로 부르는 <이별가>와 유사성을 보인다는 점들을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그 옛날, 기녀(妓女)들이 불렀다고 하는“정거혜(碇擧兮) 선리(船離)”로 시작하는 이별의 정(情)을 느끼게 하는 <배타라기>의 가사를 음미해 보면서 관련 이야기를 이어 가 보기로 한다, 그 원문 가사와 우리말 가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정거혜(碇擧兮)여, 선리(船離)하니,” (닻을 들자, 배 떠나니) “차시(此時) 거혜(去兮)여 하시래(何時來)오”(지금 가면 언제 오시나) “만경창파(萬頃蒼波-거사회라”(넓고 푸른 바다 물결 헤치고, 가는 듯
-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 2025-12-09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