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472년, 888권. 《조선왕조실록》과 관련된 숫자다. ‘실록’은 말 그대로 실제 있었던 일을 사실 그대로 기록한 책이라는 뜻이다. 조선의 첫 임금인 태조가 즉위한 1392년부터 스물다섯 번째 임금인 철종이 승하한 1863년까지 472년 동안의 일이 기록된 888권의 역사책, 그것이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왕조처럼 이렇게 방대한 기록을 남긴 왕조도 드물 것이다. 후대 사람들이 역사책을 거울삼아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라는 뜻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일거수일투족이 역사에 남는 지도자가 자연스레 스스로 삼가는 태도를 보이게 하기 위함이었다. 역사학자인 강명관이 쓴 이 책, 《왕의 기록, 나라의 일기 조선왕조실록》은 실록의 이모저모를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잘 알려진 사실과 많은 이들이 몰랐을 사실들이 적절히 섞여 있어 실록의 다양한 면을 새롭게 알아갈 수 있다. 실록을 ‘일기’라 하는 까닭은 날짜별로 사건이 일어난 순서에 따라 적혀 있기 때문이다. 첫머리에는 임금과 신하들의 인물 정보를 기록하고, 날짜 표시는 연도, 계절, 달, 날의 차례로 썼으며, 날짜가 넘어가거나 기사의 내용이 바뀌는 경우 ‘ㅇ’을 넣어 구분했다. 실록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관장 김정임, 이하 ‘실록박물관’)은 관람객을 위한 전시 시설과 콘텐츠 확충을 마치고 오는 5월 1일 전관 개관한다. *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176 실록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민관의 협력으로 110여 년 만에 환수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아래 ‘실록’)과 《조선왕조의궤》*(아래 ‘의궤’)의 원본을 국민에게 직접 선보이는 전문박물관으로, 2023년 11월 개관하였다. 이후 상설전시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실록과 의궤를 선보여 오다가, 보다 다양한 전시ㆍ교육ㆍ영상 콘텐츠와 어린이를 위한 체험공간, 유아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휴게공간 조성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임시 휴관하였으며, 10달 동안의 새 단장을 마치고 이번에 전관 개관하게 된 것이다. *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조선시대 제1대 임금 태조로부터 제25대 임금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 동안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로 기록한 역사서. 1973년, 2007년, 2019년에 국보로 지정 * 《조선왕조의궤(朝鮮王朝儀軌)》: 조선시대 중요 국가 의례, 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직무대리 노명구)은 조선왕조실록(이하 ‘실록’)과 조선왕조의궤(이하 ‘의궤’)의 오대산사고본 원본을 원 소장처였던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오대산으로 돌려보내기로 하고, 실록과 의궤를 보관ㆍ전시하는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하 ‘실록박물관’,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176)을 설립해 11월 11일(토) 낮 2시 개관식을 시작으로 11월 12일(일) 정식 개관한다. *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조선시대 제1대 임금 태조로부터 제25대 임금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로 기록한 역사서. 1973년, 2007년, 2019년에 국보 지정. * 《조선왕조의궤(朝鮮王朝儀軌)》: 조선 왕실 행사의 준비와 시행, 사후 처리과정에 대한 기록. 2016년에 보물 지정. ■ 오대산사고(조선왕실)에서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문화재청)으로 조선시대 지방 외사고 가운데 하나인 오대산사고에 보관 중이던 실록과 의궤는 당대 기록유산의 정수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일제강점기인 1913년 실록 전량과 의궤 일부가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민간과 불교계,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2006년과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심리학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제목 그대로다. 조선왕조실록에 심리학을 접목했다. 조선 임금과 왕후들의 심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들 사도세자를 죽인 아버지 영조, 아들 명종을 끊임없이 나무라며 심리적으로 학대한 문정왕후, 아내나 아버지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심각했던 고종… 역사가 긴 만큼, 조선 왕실에 나타난 ‘문제적 인물’도 가지각색이었다. 강현식이 쓴 책, 《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왕조에 나타난 갖가지 심리적 문제를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지은이가 조선왕조에서 벌어진 일련의 비극들을 분석한 시각이 무척 흥미롭다. 사람의 심리는 복잡다단하다. ‘집안일’과 ‘나랏일’이 뒤섞이는 왕실 인사들은 더 복잡한 심리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어떤 행동이 더 바람직한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여러모로 스트레스에 짓눌린 가운데 현대의 심리학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들이 나온다. 먼저 ‘약한 아버지와 강한 아들, 500년 조선의 시작을 열다’ 편에서는 양가감정과 공격성, 승화를 주제로 태조와 아들 이방원의 관계를 분석한다. ‘고부갈등이 희대의 폭군을 낳다’ 편에서는 반동형성과 경계선